월가, 다단계 금융사기에 또 한 번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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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규모인 500억 달러 규모의 피라미드 금융사기를 일으킨 미국 매도프 투자증권의 투자 피해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버나드 매도프(70)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지난주 미 연방 수사국에 체포되면서 미국 재계의 큰 손 투자자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한국 등의 금융기관들의 투자 피해 규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폰지(Ponzi) 사기 사건은 피해 규모가 500억 달러에 이르고, 상류층 인사, 헤지펀드, 전문 투자가와 은퇴자를 포함해 수만 명의 피해자를 낳고 있다. 뉴욕, 미네소타, 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과 런던·스위스 등 유럽의 헤지펀드, 일본의 증권사, 한국의 자산운용사 등 지구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가뜩이나 살얼음판이 세계 금융시장에 사기 금융사건까지 몰아쳐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골프클럽과 칵테일 파티 미끼


매도프 금융사기 사건의 피해 규모가 컸던 것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큰 손’이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매도프는 돈을 만지는 전문 투자가와 자선기금 등을 운용하는 상류층 인사를 타깃으로 삼았다. 고급 골프장과 칵테일파티에서 대리인을 고용해 “매도프는 전설적인 머니 매니저”라고 입소문을 퍼뜨린 뒤, 초대받은 사람만 받아들이는 배타적인 2% 마케팅을 구사했다.
프로야구 뉴욕메츠의 소유주인 프레드 윌폰(Wilpon), 프로풋볼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소유주인 노먼 브라먼(Braman),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자회사인 GMAC 회장인 에즈라 머킨(Merkin) 등이 낚시에 걸렸다.
매도프는 폰지 치고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시해 자금 고갈을 늦추고 투자자의 의심을 피해, 사기 행각을 장기화할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다. 매도프는 투자 수익률 8~12%를 제시하는 대신, 어떤 경우에도 이를 지켰다. 이 정도 수익률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내는 것 자체가 경이적인 일이지만 사기 사실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다. 기관 투자자들에겐 빽빽한 주식 거래 내역을 제공하고, 소규모 환매요청은 곧바로 받아들여 의심의 눈길도 피해갔다.
그러나 매도프의 사기행각은 금융위기로 결국 막을 내렸다. WSJ는 금융위기로 한꺼번에 70억달러 가량의 환매요청이 몰리면서 폰지 사기는 바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피해 속출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는 14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3억5000만유로(4억7000만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 BNP파리바는 직접 투자한 것은 없으나 중개거래로 매도프 펀드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들은 37억유로(약 50억 달러)의 피해를 볼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자산관리회사인 UBP는 10억달러를 날린 것으로 보도되고 스위스의 프라이빗 은행인 라이트무트는 3억27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히는등 스위스의 프라이빗 은행 다수가 투자금을 물렸다.
스페인의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의 투자회사인 옵티말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페인 투자자들이 총 30억달러의 손실을 본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즉각 피해 규모 조사에 나서는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은행인 영국의 HSBC도 매도프의 투자 펀드에 투자했다가 총15억 달러의 피해를 보게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HSBC는 직접 투자한 10억달러와 함께 만약 매도프 펀드에서 투자금을 건지지 못하면 고객들의 투자금 5억달러로 물어줘야하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신문이 전했다.
이밖에 영국 금융기관 중에는 브램딘 얼터너티브는 31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고,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도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 일본의 노무라 증권과 아시아 금융기관도 다수 물렸을 것으로 추정되고있어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큰 손 투자가를 노린 매도프의 은밀한 영업방식 상 재계의 거물들, 특히 돈 많은 유태계 큰 손들이 피해를 봤다. 뉴욕 메츠 야구단의 소유주인 프레드 윌폰과 필라델피아 이글스 구단의 소유주인 노먼 브래먼, GM의 금융사인 GMAC 파이낸셜 서비스의 J. 에즈러 머킨 회장 등 재계 거물들이 투자 피해를 입었다.
상원의 갑부 의원 중 한명인 뉴저지의 프랭크 루텐 버그 의원의 가족 명의 자선 재단도 매도프 펀드에 투자했다가 올해 유태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못출 처지가 됐다. 매사추세츠 소재 유명 자선재단인 로버트 래핀 재단 측도 유태인 어린이 돕기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보스턴의 유태인계 명문 사립대학인 브랜다이스 대학의 돈 줄인 칼&루스 사피로 자선 재단 측도 매도프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변호사는 스필버그의 ‘분더킨더'(Wunderkinder) 자선재단이 상당액을 메이도프에게 투자했다고 확인했으나 자세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500억달러의 행방


문제는 현재 매도프가 날린 500억 달러를 얼마만큼 회복 할 수있을 지 여부.
검찰과 전문가들은 신규 투자자들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만기 상환 투자금을 돌려주는 피라미드 금융 사기의 속성상 매도프가 500억 달러를 해외 은행에 빼돌렸다기 보다는 먼저 투자금을 타먹는 사람이 수익을 가져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폭탄 돌리기식 피라미드 금융피해자는 막차 투자가들이 고스란히 입는 셈.
매도프 변호인 측은 손실 회복을 노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나마 남은 매더프의 프랑스 남부의 호화판 저택과 뉴욕 맨하탄 북부의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고급 아파트, 대형 요트 등을 처분해도 500억 달러의 투자 피해를 메우기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월가의 감독 기능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매도프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꾸준한 수익률을 올렸던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소 두 차례 매도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때마다 매도프의 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매도프 스캔들은 SEC에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직까지 사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은 매도프의 사기사건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피해 금액 규모가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는 것. 피해자 수도 수천에서 수 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뉴욕 법원에 이미 최대 1억달러 규모의 매도프 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폰지사기(Ponzi scheme)=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사기 기법. 실제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자금이 고갈되고 만다. 1920년대 미국의 찰스 폰지가 비슷한 수법을 사용한 데서 유래됐다.






 “매도프, 그때 눈치챘어야 했는데”..때늦은 칼럼니스트의 후회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난다 긴다 하는 세계적인 금융기관들도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사기 사건으로 기록될 ‘매도프 스캔들’을 미리 눈치채지 못했다.
금융 및 개인 자산관리 부문 취재와 칼럼기고를 통해 독자들의 신뢰와 명성을 얻은 월가의 칼럼니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파웰은 15일(현지시간) 버나드 매도프의 ‘폰지 사기’에 의해 부인이 평생 모아온 퇴직연금(401K)을 날리고 직장까지 잃게 된 사연을 통한의 칼럼을 통해 밝혔다.
그는 칼럼을 통해 부인의 401K 보고서에서 나타났던 ‘빨간 불’을 눈치채지 못하고 고수익에 취해 오히려 매도프를 믿고 돈을 더 투자하려 했던 어리석음을 후회했다.
파웰의 부인은 보스턴 북부의 유대인 커뮤니티를 활동대상으로 하는 ‘로버트 라핀 자선기금’에서 일해왔다.
지난해말,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본격화했음에도 부인의 401K 운용실적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대단한 실적이라고 여긴 파웰은 금융 전문가답게 부인의 401K 운용기관인 버나드 매도프 투자증권에 대해 수소문해봤다.
하지만 웹사이트나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어느 곳에서도 회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이상한 점은 그뿐 아니었다. 여느 401K운용보고서나 마찬가지로 매도프의 보고서는 종업원 및 회사의 투자금액과 전년 대비 자산증가 내역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투자자보호기관(SIPC)이나, 증권거래 중개 및 청산회사 등 일반적으로 포함돼 있어야 할 내용들이 보이지 않았다. 자산이 투자된 상장 회사나 뮤추얼펀드 이름도 없었다.
일상사에 쫓겨 잊고 그 일을 잊고 지내던 파웰은 지난 10월 집으로 배달돼 온 9월말까지의 운용실적 보고서를 보고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미 증시 폭락에도 불구, 플러스 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쯤 되자 파웰은 부인의 401K 운용자가 조 케네디(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로 대공황 당시 공매도 및 불투명한 거래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거나, 빌 밀러(그메이슨밸류트러스트 운영자로 사상 최고 펀드매니저 가운데 한명으로 꼽힘), 혹은 피터 린치(마젤란 펀드를 운용한 전설적 투자자) 반열에 오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실제로 한때 그는 부인과 함께 401K 불입액을 늘리는 것도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지난주 목요일인 11일.
파웰과 함께 저녁을 먹던 펀드매니저가 “매도프 이야기 들었수?”라고 물었다.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지 가물가물해하자 펀드매니저는 그날 낮에 언론에 보도된 매도프 사기에 대해 들려줬다. 바로 옆에 있던 교수가 소리를 질렀다. “오 마이 갓, 내 누이동생 전 재산이 거기 들어가 있는데..” 펀드매니저의 던화를 빌려 누이에게 소식을 전하던 그 교수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다.
교수를 위로해주고 집으로 돌아온 파웰이 부인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자 돌아온 대답. “봅(로버트의 애칭), 매도프가 바로 내 401K 운영자예요”
그제서야 온갖 기사와 블로그를 통해 매도프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된 부부는 그날밤 한숨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동트기 무섭게 직장으로 달려간 부인으로부터 파웰은 재단의 모든 직원들이 해고됐고, 자선기금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파웰은 칼럼을 통해 매도프 투자증권의 수상한 실적과 투자보고서를 보다 면밀히 분석해보고, SEC나 다른 기관의 친구들에게 더 물어보지 않았던 자신에 대해 분노한다고 썼다.
자신들 뿐 아니라 수많은 거대 금융기관과 큰 손 투자자들이 매도프에게 속았다는 사실이 조그만 위로는 된다고 자조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뢰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을 그렇게 믿었는지 믿기지 이해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웰은 누이가 피해를 입은 교수로부터 “나는 매도프가 지옥에서 기름에 튀겨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파웰은 ‘나도 그렇다(So do I)”고 칼럼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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