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서 드러난 미묘한 기류

이 뉴스를 공유하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개막 첫 날인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웃지 못 할 진풍경이 벌어졌다.
6자회담이 ‘시료 채취(샘플링)’ 포함 등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북 양자협의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을 피력하겠다”며 ‘상생·공영’ 대북정책에 대한 설명에 나선 것이다.
김 본부장은 “1차적으로 이번 6자회담 핵심 의제인 검증의정서와 비핵화 2단계 마무리를 위한 경제·에너지 지원 이행 시간계획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지만, “6자회담의 진전과 양자관계 정상화가 상호 추동력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다자차원 외교무대서 남북문제 거론


그러나 김 부상은 이 설명을 들은 뒤 “얘기는 잘 들었지만 내 담당 분야가 아니라 이에 대해 답변하지 못 하겠다”고 일축했다.
김 본부장의 행동을 두고 당시 각국의 회담 참가자들과 기자들은 ‘생뚱맞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북핵 문제는 다자차원의 외교 무대로 남북관계와 엄연히 분리된 사안이며, 또 6자회담 협상이 순조롭지 못한 가운데 수석대표가 ‘본분’이 아닌 일에 ‘주제넘게’ 간섭을 했다는 지적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기사를 통해 “6자회담장에서 북남관계를 논하는 것 자체가 상궤를(상식을) 벗어난 일이지만 그 내용도 앞뒤가 안 맞는다”며 “북남관계가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핵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하였기 때문이라는 조선(북한)의 견해가 공식적으로 표명된 일이 한두 번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은 ‘북핵 문제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대북정책이 표출됨에 따라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는 이명박 정부의 다급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막힐 대로 막힌 현 남북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씁쓸한 단면인 셈이다.
이번 6자회담장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했던 것은 한미 간에 감돈 미묘한 냉기류다.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우리 측이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검증의정서 채택과 연계하는 ‘포괄적 합의’를 주장한 이후 드러난 상황이다.
‘포괄적 합의’에 대해 일본은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했지만 미국은 “이번 6자회담 의제인 검증의정서 채택, 경제·에너지 지원 시간표 작성,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구축 등 3가지를 모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지지도, 반대도 아닌 애매한 표현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교적 성과를 내야하는 부시 행정부가 임기 말 한국의 강경한 태도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 관계가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이 공고하기 때문에 ‘통미봉남(북한이 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배척한다)’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남북 갈등 또는 북한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있을 경우 미국이 언제까지나 한국을 기다려줄 수만은 없다는 것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은 “통미봉남은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와 북미 관계 속에서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 북한이 의도적으로 그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란 나라가 끝까지 우리한테 정조를 지킬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미 동맹보다 강했던 미일 동맹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과정에서 무색해졌던 사례와 과거 김영삼 정부 시절 북미 직접대화를 추진한 미국 측이 투덜대기만 하던 한국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전례가 있다는 것이 정 상임의장의 설명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전 결단 내려야”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까지, 그것이 어렵다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현 남북관계를 ‘조정기’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대남 초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육로 통행을 제한·차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성공단 및 금강산 등에 진출했던 남북경협 사업자들의 인원이 절반 정도로 감축됐다.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 이어 개성 육로 관광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단됐다. 한국전쟁 이후 끊긴 남북 열차도 56년 만에 연결돼 분단 극복의 희망을 실어 날랐지만 1년도 안 된 지난달 28일 또 다시 중단됐다.
정부의 남북 경협 사업 지원과 식량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도 현 정부 들어 몇 차례에 걸쳐 발발했던 남북 갈등으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초강경 조치 이후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남북 대화를 재차 제의했지만 북한은 이에 묵묵부답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대화는 북한 군 당국이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에 항의하기 위해 개최한 2차례의 남북 군사회담 뿐이다.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심화되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북한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중 하나가 휴대용 개인정보 단말기(PDA)인 블랙베리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보안을 이유로 블랙베리폰을 포기하라는 요구가 많지만 오바마가 여론을 듣기 위해 그가 의존해온 휴대용 컴퓨터를 개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9일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세상과의 소통 창구를 넓게 열어둬야 한다며 블랙베리폰을 개인적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많은 대통령들이 취임 이후 보안 등을 이유로 측근 등의 장벽에 둘러싸인 채 다양한 여론을 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지만 성공한 대통령은 여론에 항상 노출돼 있었다.
오바마가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다양한 여론을 접할 수 있는 창구를 `여론 공중목욕탕'(PUBLIC OPINION BATH)이라고 불렀다.
링컨은 측근과 학자들, 전문가, 여론조사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나 친구들과 자주 만나기 위해 백악관의 문을 활짝 열어뒀고 `여론 목욕’은 링컨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다만 링컨의 `공중목욕탕’ 소통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세상이 너무 커졌고 첨단 정보기술(IT)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백악관의 엄격한 지휘명령 체계에 스스로 속박되면 세상과 통하기 어렵게 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어리석게도 경호원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신의 이메일 계정을 닫아버렸다. 텍사스 친구나 지인들은 부시를 접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잃게 됐고 부시에 대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백악관의 명령 체계 속에 파묻혀 고립되는 현상은 대통령에게 위기를 가져온다.
오바마가 하루 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전화통화 하느라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가져올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오바마로서는 최소한 개인 이메일을 열어두고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소통 정치 방식은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의 정보 단말기가 해킹당할 우려가 있다면 휴대전화 보안 기술을 적용해 도입하면 된다.
뉴스위크는 오바마 당선인이 측근들의 장벽에 싸여 고립되지 않기 위해 정보 단말기 `블랙베리’를 활용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