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 한국부동산 매입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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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경제 수준이 IMF 환란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집값은 폭락하고 환율은 상승해 서울 시내 전반에 땅값이 무려 10%대 이상 폭락했다. 어지간한 아파트들의 달러화 기준 가격은 이미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달러를 쥐고 있는 미주 해외 동포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침체된 한국 부동산 시장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 아파트 부동산 매입의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이렇듯 국내 부동산 시장에 최근 해외 동포 자금이 속속 유입돼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동포들은 국내 부동산 중에서도 집값 하락폭이 컸던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주거용 아파트나 서울 도심의 오피스 빌딩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해외동포 송금이 주춤하고 있으나 2월부터 환율이 급등할 것을 대비해 시세차익과 저렴한 부동산을 노리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한국으로 송금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한 법적 논란도 일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베버리힐스 벨에어에 거주하는 내과의사 K씨는 서울 강남구에서도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대치동 센트레빌을 매입했다. K씨는 175m²의 아파트를 1년 전 최고가보다 10억 원 정도 싼 17억 원에 사들였다. 모 은행 이사인 N씨도 급매물로 나온 강남 타워 팰리스(198m²)를 25억원에 매입했다. 작년 시세보다 무려 15억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고급 아파트뿐 아니라 중소형 아파트를 향한 해외동포들의 ‘매물 사냥’이 줄을 잇고 있다.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서울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미국에 영주권을 갖고 있는 교포가 우리 사무실에 아침부터 와 기다리다가 저녁에 매도인을 만나 한 푼도 깎지 않은 채 계약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대치동 뿐 아니라 서울지역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동포 부동산 매입 붐







개포 주공1단지와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도 최근 재미동포들이 직접 찾아와 매물을 골라잡았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요즘들어 해외 동포들의 아파트 매입 문의 전화도 부쩍 늘었다”고 전하면서 “미분양 아파트로 자금난에 빠진 건설 회사들이 동포들을 상대로 아파트 매각 광고까지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본국 지상파 방송국인 SBS <8시 뉴스>는 이 같은 해외동포들의 부동산 매입 풍경을 보도하면서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국내 아파트만 전문으로 매입을 주선해 주는 부동산컨설팅 업체들도 생겨났다”며 해외동포들의 무차별 부동산 매입상황을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강인수 롯데건설 홍보팀 차장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신문광고와 TV 광고를 집행했고, 시차를 감안해 전용상담전화를 24시간 운영한 결과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많은 문의 전화가 왔다. 실제 계약도 5세대나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강 차장에 따르면 다른 건설업체들도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 현지 부동산 회사들과 연대관계를 형성하고 해외동포들의 자본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동포들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늘면서 지난 10월 경상이전수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7억 7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가격 폭락과 미분양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해외 동포들의 자금이 단비가 되고 있는 것이다. LA에 살고 있는 한 주부는 여유자금 150만 달러를 털어 한국으로 송금해 강북의 5층짜리 조그만 상업용 건물을 매입했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비싼 가격이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급등했던 11월 모험을 강행했다.
건물 값도 30%대 이상 하락한 터라 계산해 보면 거의 절반 수준 가격으로 매입을 한 것이다. 은행 이자라고 해 봐야 고작 5%, 여기에 비하면 엄청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이런 상황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강남 초대형 상업용 건물도


아파트뿐 아니라 강남의 초대형 건물들도 속속 해외동포들이 주축이 된 부동산 투자회사들에 팔리고 있다. 최근 압구정동의 18층짜리 초현대식 건물이 미국 회사로 헐값에 매각되었다. 지난 해 시세보다 무려 30% 이상 저렴하게 팔린 것이다.
이들은 국내 부동산 중에서도 집값 하락폭이 큰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주거용 아파트나 서울 도심의 오피스 빌딩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동포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 매입 등을 위해 국내 송금액을 크게 늘리면서 강남 등지의 급매물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해외 동포들은 지난해 10월 한 달에만 전달의 두 배 이상인 12억8000만 달러를 국내에 송금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최대 규모로 통상 해외 동포들의 국내 송금액은 월 3억∼5억 달러 수준이었다.




씨티은행 조성곤 전략영업센터장은 “해외 동포 자금의 국내 송금액이 크게 늘어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강남 등지의 아파트나 수익성이 검증된 상가 등을 물색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부동산 전문기업인 루티즈코리아 임채광 팀장은 “올해 들어 집값이 반 토막으로 급락한 강남과 경기 분당·용인 등지의 급매물 가격 동향을 묻는 문의전화가 많다”면서 “저금리 기조로 은행에서 수익률을 내지 못하는 미국 동포들이 일단 국내로 송금을 한 뒤 적당한 매물을 찾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빌딩과 오피스텔, 상가 등 국내 수익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동포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주로 강남 등 서울의 대표적인 지역에서 수익이 보장된 매물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맵리얼티 최정원 매니저는 “최근 1000억원대 펀드로 국내 오피스빌딩 매입을 추진하는 동포들의 요청으로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도심의 수익형 부동산이 주요 대상”이라고 말했다.
해외 동포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자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루티즈코리아가 지난달 27일 국내 건설사를 상대로 개최한 ‘해외 부동산 판매 로드쇼 설명회’엔 대형 건설사를 포함한 70여개 건설사가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오는 1월 말 미국 동포를 상대로 국내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동포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 이미 TV광고 등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동포들이 이 같은 관심이 당장 국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박합수 팀장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동포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얼마나 흘러들어갈지는 아직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매물을 알아보고 있지만 동포들도 집값 하락 추세를 알고 있기 때문에 거래에 적극 나서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은행 조성곤 센터장은 “수조원의 해외동포 자금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투자된다고 해도 건수로 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면서 “다만 급매물이 다소 줄어들면서 가격 추가하락의 버팀목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땅값 8년 만에 첫 하락세


극심한 부동산 침체 원인, 내년엔 엄청난 대란 예고


-11월 평균 1.14% 하락, 용산 강남 동반 국면
-거래량도 전년동기 비해 40%대 가까이 하락













지난달 한국의 평균 땅값이 8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특히 서울 용산과 강남을 비롯한 서울의 땅값이 전체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땅값은 전월대비 1.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기 단위로 조사, 발표했던 2000년 4분기(-0.46%)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으로, 월별 조사로 바뀐 2005년 이후 내림세를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249개 시·군·구 중 13개 지역을 제외한 236곳의 지가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지만 서울(-2.72%)과 경기(-1.33%)의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서울에선 용산구(-3.47%) 강남구(-3.02%) 서초구(-3%) 등 주요 지역 땅값이 크게 떨어졌다.
지역별 하락 순위에서도 서울 자치구가 상위 10곳을 모두 차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냉각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산 강서, 경남 고성·사천·거제, 전남 여수, 울산 동구 등 땅값이 오른 13곳들도 상승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토지 거래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달 토지 거래량은 14만8800필지, 1억5663만1000㎡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필지는 38.4%, 면적은 34.2% 각각 감소했다.
지난 10월과 비교하면 필지수는 22.3%, 면적은 14.8% 각각 줄었다. 용도지역별로는 상업지역의 거래량이, 지목별로는 공장용지의 거래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52.3%, 48.4%(필지수 기준)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 가격 ‘더 떨어진다’


전세 발길 끊기고, 집값 무섭게 하락하고, 매수 문의조차 없어
 “서울 집값 하락률 1.2%…평균 30%대 추락”


-11.3 재건축 규제 완화 후 집값 2%대 동반하락
-급매호가44%대까지, 전세 세입자 구하기 혈안


“싱크대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문도 잘 안 열리네.”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셋집을 보러 온 세입자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수리를 해주든지 전세금을 더 깎아 달라”고 말했다. 112m²(34평) 아파트 전세금이 올해 초보다 6000만 원 이상 내려 1억3000만 원까지 나왔지만 세입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E중개업소 실장은 “요즘 같은 때에는 말만 잘하면 집주인이 도배는 기본으로 해 준다”고 말했다. 정부가 투기지역 해제와 재건축 규제 완화를 뼈대로 한 11·3대책을 내놓은 지 1개월.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일대 아파트 시장에 매수자 우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소제- 콧대 높아진 매수자, 거래는 썰렁
약 한달 전 9억2000만 원까지 갔던 주공5단지 112m²(34평)는 지난주 토요일 7억7000만 원에 팔려 나갔다. 11억 원이었던 119m²(36평)도 9억 원까지 내렸다.K공인중개사 사장은 “나이 드신 분들이 ‘미네르바’ 이야기를 하며 ‘집값이 반값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사겠다’고 말씀하신다”며 한숨을 지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권(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아파트 값은 대책 발표 이후 1.85% 떨어져 서울 평균 하락률(1.20%)을 크게 웃돌았다. 이달 3.3m²(1평)당 매매값도 강남이 3197만 원, 서초가 2543만 원, 송파구가 2272만 원으로 1월 3493만, 2728만, 2496만 원에 비해 200만∼300만 원 가까이 내렸다.


집값 떨어지는 속사정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 송파구. 7∼9월에 잠실 주공2단지인 리센츠, 파크리오, 1단지 엘스 등 1만8000채가 잇따라 입주하면서 집값과 전세금이 1억 원 이상 동반 하락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은 기존의 주공5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도 벌어지고 있다.
1, 2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 물량이 늘어 전체적으로 전세금이 1억 원 이상 내리자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의 전세금을 다 마련하지 못해 세입자를 못 내보내는 일도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 2단지 조합원들이 2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했는데 지금 1억4000만 원까지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1억 원이 넘는 돈을 자기 돈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받지 못해 입주를 못하고 있는 가구만 5단지에 200채 정도 된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핵심 지역에서 분양한 반포 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의 미분양 물량이 부담이다. 6월과 10월 각각 3410채, 2444채의 대단지로 분양을 했지만 여전히 추가계약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연초에 14억까지 갔던 반포 자이 116m²(35평) 분양권이 최근 9억4000만 원 선에 거래되는 등 40% 가까이 내렸지만 매수자들은 더 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11·3대책 전 9억2000만 원에 거래됐던 개포 주공 50m²(15평)는 최근 7억5000만 원까지 내렸다. 11·3대책 발표 후 일주일 동안 매도자들이 호가를 8억 원 정도로 올리기도 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다시 하락했다.
부동산 업자들의 공통된 전망은 경기 침체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내년 한국부동산과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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