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다음달 LA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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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떴다. 그렇다고 최고점에 다다른 것은 아니다. 그녀의 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북미대륙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궈 대회에서 미국과 일본 선수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붉은색 드레스의 김연아가 애절한 세헤라자데의 음률에 맞춰 4분간의 활주와 도약을 마치고 은반 한가운데서 두 팔을 벌리고 선 순간, 전 세계는 전율을 채 삭이지 못하고 한동안 숨을 죽여야 했다. 한 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거의 완벽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한인들에게 제2의 박찬호, 제2의 박세리와 같은 존재다. IMF로 인해 나락에 빠져 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줬던 박찬호, 박세리처럼 김연아는 전 세계 한국인들에게 다시 한 번 힘을 주고 있다. 또한 그녀는 이 곳 LA 한인들에게도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던져 주고 있다. 그녀는 다음달 LA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 참가차 이곳을 방문한다.
<선데이저널>이 그녀의 모근 것을 취재해봤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김연아는 한국인 최초로 4대륙선수권대회마저 휩쓸면서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 수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세계선수권대회와 동계올림픽 우승만 남기고 있다. 그랜드슬램은 세계선수권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피겨여왕’ 미셸 콴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김연아는 비록 꿈의 점수 200점 돌파는 실패했지만 다음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다라서 LA한인들은 김연아의 스케이팅 모습을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김연아에게 LA는 제 2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 김연아는 2007년부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세계선수권에선 2년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유독 세계선수권과는 운이 없었던 셈이다. 과연 그가 한인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등에 엎고 다시 한 번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얼음 위의 발레리나


그렇다면 김연아아 이렇게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연아는 단순한 스케이터가 아니다. 여느 선수들처럼 기계적인 몸짓으로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손끝 하나, 시선 처리 한 번에도 감정을 싣는다. 김연아가 손을 그러모으고 안타까운 표정이라도 지을라치면 보는 이의 가슴에는 싸한 통증이 스쳐간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한 편의 드라마가 얼음 위를 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 가히 얼음 위의 ‘발레리나’로 불릴 만하다.
하지만 김연아의 매 프로그램은 공연이 아닌 경기다. 그의 점프에 실수는 없는지, 엣지의 범위가 조금이라도 규정을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등 심판들의 엄격한 눈이 김연아를 주시하고 있다.
김연아가 ‘토털 패키지’(Total Package)라고 불리며 단연 최고의 스케이터라고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인한 정신력, 섬세한 표현력도 있겠지만 여자 선수 중 유일한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에도 지지 않을 전매특허 점프도 한 몫 한다.
단독으로도 뛰기 힘든 트리플 점프를 연속적으로 구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10대 초반부터 트리플 점프 기술 다섯 가지를 익혔던 김연아는 지치지 않는 노력으로 자신만의 점프를 구성해왔다.
특히 연속 점프를 구사할 때 다른 선수들이 기우뚱거리는 것과 달리 김연아는 프로그램 후반부에도 성공률이 높은 3T(트리플 토룹)를 구사, 다른 선수보다 월등히 안정된 점프 콤비네이션을 선보인다. 이 덕에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콤비네이션 점프로 가산점을 얻었으며 이것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즉, 아무리 아사다 마오가 최고 점수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다 해도 실패시 감점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김연아의 점프 조합은 그의 경이로운 점수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피겨 인기 큰 몫


피겨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세계적 선수로 거듭난 김연아 덕에 요즘 국민들은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정보 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그 중 많은 이들이 의문점을 갖는 부분은 ‘몇 개의 대회가 있는지’와 ‘매번 똑같은 의상과 프로그램으로 임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유럽 선수들만 참여할 수 있는 유럽선수권 대회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 이어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그랑프리 파이널에 김연아가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참가하는 선수들도 많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회로 가장 큰 규모이며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2007~2008년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국내에서도 개최된 적 있으며, 유럽을 제외한 4대륙에 속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는 총 6차로 진행된다. 한 선수당 두 번만 참가할 수 있고, 세계 랭킹 1위, 2위, 3위는 한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규정상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만나지 못했다.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은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에서 가장 우수했던 선수 6명이 출전하는 경기다.
그렇다면 어째서 김연아는 계속 같은 프로그램과 같은 의상으로 경기에 임할까. 대한빙상연맹 측은 “한 시즌 동안 같은 프로그램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프로그램 일부나 의상을 과제 순서에 따라 변형, 교체할 수는 있지만 짧은 시간 내에 바꿔야 해 쉽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CF 수입도 대박


두 달에 2000만 원 정도 드는 훈련비용, 한 달 경비가 100만 원. 대회 경비나 전지훈련비도 마련하기 힘들어 빌려 쓰고 갚는 식이었다는 김연아는 스스로 일군 실력 덕에 이제 많은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좋은 조건으로 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갈 수 있다. 거기엔 끊이지 않는 광고업계의 러브콜도 한몫한다. 그동안 김연아가 찍은 광고를 총망라, “아침에 일어나서 ‘디오스’ 냉장고에서 ‘아이시스’를 꺼내서 한 잔 마신다”로 시작하는 ‘김연아의 하루’가 있을 정도로 여느 CF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촬영시 김연아의 모습은 어떨까. ‘매일유업’광고 담당자는 “촬영 날이 경기 직후인 데다 감기가 걸려 있었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된 촬영에도 계속 웃으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회고했다.
‘샤프란’ 광고를 담당했던 관계자 역시 “김연아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광고주들도 인정하는 것처럼 다른 모델보다 표정도 좋고, 표정이 어떻게 응용되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연아 라인’을 출시해 엄청난 판매 효과를 본 귀고리 업체 제이에스티나의 박경미 씨는 “화보 촬영할 때의 김연아는 선수가 아닌 연예인 같은 느낌을 줬다”면서 “선수한테 내재된 ‘끼’가 상당함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12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렸던 그랑프리 파이널은 김연아의 홈그라운드였던 만큼 각각 1000여 개가 넘는 인형과 꽃이 빙상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 후 “저에게 주신 인형이지만, 우리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선물로 전하는 것이 팬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는 김연아의 뜻에 따라 인형들은 소아암병동인 여의도 성모병원 엔젤병원과 고대 구로, 안산 병원을 비롯해 장애인 피겨 선수들이 있는 동천의 집 그리고 고려대학교와 이화여대 봉사단 등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연기만큼이나 고운 마음과 끼로 국민에게 웃음을 주는 김연아, 누구보다 힘들게 걸어온 것을 알기에 그의 웃음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더욱 값지다.






 ‘김연아가 대한민국 브랜드 높였다’












경제위기속에 김연아의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우승은 국민에게 새 희망을 준것은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LA 타임스‘ 등, 해외언론들이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19. 고려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연아는 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움에서 열린 2009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6.83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72.24점)과 합쳐 종합점수 189.0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LA타임스‘ 온라인판은 “황금빛 장식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김연아가 트리플 루프에서 실수를 딛고 4대륙선수권에서 찬란하게 빛났다”고 우승 소식을 전했다.
“김연아가 경기장을 찾은 약 1만명의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알린 이 신문은 김연아에 대해 “그가 이번 우승으로 다음 달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디펜딩 챔피언 아사다 마오를 위협할 수 있음을 명백하게 증명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6일 보도를 통해 김연아를 극찬한 바 있는 ‘시애틀타임스‘도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최고점을 받은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프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이 실수가 김연아의 우승을 막지 못했다”고 우승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마오의 4대륙선수권 2연패가 실패했다”고 전하면서 “김연아가 올림픽 테스트 대회를 겸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탄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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