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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캐나다 의학자 오슬러는 “훌륭한 의사는 병을 치료하지만 위대한 의사는 환자를 치료한다”고 했다. 동포들은 환자의 병만 치료하는 기계적인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마음과 아픔을 배려하는 의사를 애타게 찾고 있다.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불성실한 의사의 진료는 또 다른 2중의 고통이다. 환자 당사자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도 엄청나다. 평소 건강했던 한 여성은 이가 흔들려 한인 치과의를 찾았다가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며 치료를 받은 뒤 얼굴이 만신창이(사진 참조)가 되는 등 각종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여성은 취재진을 만나 “그동안 치료비로 10만 달러 정도 나갔다”면서 “더 이상 한인타운의 의사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울부짖었다. 한인타운 의사들의 불성실한 의료행위에 대한 본지 보도(2월 22일자)가 나가자 취재진에 많은 제보가 쇄도했다. 이들이 호소하는 내용은 내과병원뿐 아니라 치과, 이빈인후과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진료과목에 해당됐다. 말하자면 특정분야가 아니라 대부분의 의료과목에서 불성실한 의료행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호소 가운데는 환자가 사망하는 엄청난 비극도 있었으며, 잘못된 치료로 후유증을 얻는 일도 다반사였다. 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다른 병을 얻는 경우도 허다했다. 본지는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일부 환자들이 당한 케이스를 캘리포니아 의무위원회에 신고할 방침이다. 일부 한인의사들의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로 대부분의 선량한 한인의사들 마저 도매금으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피해자는 “경기침체로 최근 언론기관 등에서 ‘우리한인업소를 이용하자’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이 같은 부정 의료가 판치는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제보 받은 피해사례를 근거로 한인타운에 만연한 부정의료 사건을 고발한다. 다음은 최근 피해자들이 취재진에게 털어 놓은 기막힌 사연의 요약이다. 이 내용은 증거를 위해 제보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되었다. (편집자주) <특별취재반> |

1) 임플란트 하다 안면마비, 순자 세인트 줄리안씨 피해사례
순자 세인트 줄리안씨는 미국인과 결혼한 한인 여성이다. 지난 2007년 9월 한인타운 ‘B 치과’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실신한 순자씨의 인생은 일그러진 얼굴처럼 처참해졌다. 심신은 피폐해졌고, 치료비로만 10여만 달러를 날렸다.
수술 직후 입술 붇고 머리카락 빠지며 안면마비
지난 2007년 5월 친구 소개로 한인타운에 있는 B 치과(의사 브라운 C)를 방문했다. 당시 앞니가 흔들리는 바람에 병원을 찾게 됐다. 의사는 6000 달러에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며 치료를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자세한 치료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다. 수술을 앞두고 의사는 기본적인 신체반응에 대한 검사를 안했으며 접대도 너무나 불친절했다. 더군다나 의사가 환자 옆에서 담배를 피우기까지 했다. 담배 냄새가 역해 불만을 말하자 의사는 “아줌마가 겨우 이 정도도 못참고 어떻게 이빨을 하려는 거냐”며 윽박질렀고 시술을 강행했다. 그 해 9월 최고 혈압이 무려 189가 나왔는데 시술을 받던 중 너무나 고통이 심해 실신해버렸다. 당시 머리를 기계 속에 넣고 갈아 버리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라 고문을 당하는 듯 했다. 비록 마취를 했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아팠다. 잇몸이 탄탄해지면 심지를 심어야 하는데 짧은 기간 안에 억지로 심지를 박는 통에 고통에 못 이겨 피를 쏟으며 바지에다 오줌을 싸기까지 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에게 병원에서는 “엄살 부리지 말라”면서 “빨리 가라”는 바람에 택시를 불러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한숨 잠을 자고 난 뒤 벌어졌다.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것이다. (사진 참조) 이건 내 모습이 아니었다. 한쪽 눈은 감겨 떠지지도 않았고, 입술이 온통 부어올랐다. 누군가는 “보톡스를 잘못해 얼굴이 일그러진 것 아니냐”고 오해하기까지 했다. 머리카락도 한줌씩 빠지고, 안면마비 증세도 왔다. 목도 마음대로 돌리지 못했다. 입이 삐뚤어져 먹지도 못했다. 그 후 한인타운에 있는 K치과를 포함해 다른 치과병원들에도 수차례 다녔으나 치료는 되지 않고 돈만 날렸다. 이들 의사는 환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는 것 같았다. 결국 한인병원을 믿을 수가 없어 지금은 UCLA 치대병원을 다니고 있다. UCLA에서는 나를 어린애 다루듯이 친절하게 치료해주고 있다. 비록 비용은 비싸지만 우선 마음이 편하다. 한인치과병원에서 받은 후유증 때문에 2007년 11월 카이저 병원에도 여러 번 응급실 신세를 져 수 만 달러 이상의 돈을 날렸다. 지금까지 10만 달러 정도가 치료비로 나갔다. 한방 의원도 다르지 않았다, 김 모 한의원에서는 침 한번에 50달러, 한약도 400달러를 주고 조제 받았고, S한방원에서 엉터리 한약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이 와 까무러치기도 했다. 시애틀에서 30년 살다가 LA로 이주해 와 한인들에게 여러모로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이제는 한인들이 무서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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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플란트 수술 직 후 입술이 붓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안면마비 증세를 보인 순자씨의 일그러진 모습 |
치과병원에서의 후유증으로 심신이 고통스러워 ‘어디가 용하더라’는 소문만 나면 아픈 몸을 이끌고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차이나타운의 한의사가 용하다가고 해서 갔다가 돈만 날리고 말았다. 혈압도 치료 전보다 더 높아졌다. 치과 치료로 얻은 얼굴 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최근엔 사우스 베일로 한의대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B 치과에서 피해를 당하기 전까지 나는 너무 건강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이런 끔찍한 몰골로 변하게 됐다. 예전 말리부에서 찍은 내 건강한 모습을 볼 때마다 고통과 함께 갑자기 일그러진 내 모습에 신경쇠약까지 얻어 자살기도까지 했지만 딸 때문에 목숨을 버릴 수도 없었다. ‘사람을 잘못 만나면 죽게 된다’는 옛사람의 말이 거짓이 아니다. 이제는 한국 사람을 못 믿어 타운에 나가고 싶지 않다. 한인타운 치과 병원 여러 곳에 갔으나 돈만 요구할 뿐이다. 의사가 환자를 위해서 성의를 보여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전혀 볼 수 없었다. 주위에서 치과 치료 받다가 죽은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내 일그러진 심신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가. 이 같은 순자 줄리안씨 케이스에 대하여 B 치과측은 본보 질의에 지난 3일자로 팩스로 답변을 보내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순자 세인트 줄리안씨를 치료했던 브라리언 C 의사는 2008년 6월에 B 치과로부터 퇴직했다. 세인트 쥴리안씨 건은 변호사를 통한 정확한 조사와 법원을 통해 종결된 케이스이다. 센인트 쥴리안 씨는 치료를 받던 중에 실신한적도 없으며 대부분 (그녀의) 증언은 터무니 없는 내용이다. 사실무근의 기사를 확인된 증거없이 출간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시에는 상대방의 회복하기 힘든 정신적 피해는 물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살고 있는 의료인으로서의 명예실추를 야기 시킬 것이다” 이 같은 B 치과 답변에 대해 순자 세인트 쥴리안씨는 “나는 분명히 치료받던 중 실신했었다”면서 “내 말에는 거짓이 없다”고 말했다.

2) 의료과실로 부인 잃어 엄경선(67)씨 피해사례
내 부인의 이름은 장순자였다. 수년동안 J 의사 병원에 다녔다. 지난 2006년에 J 원장 소개로 T 병원에 입원했으나 6일 만에 퇴원했다. 당시 진단으로 폐에 물이 찼다고 했다. 이번에는 퀸 오브 엔젤스 병원에 입원했다. 아내는 병원에 걸어서 들어갔다. 그런데 그 다음날 면회를 갔더니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식불명 상태가 된 것이었다. 아내가 무호흡증을 일으킨 것을 간호원이 발견했으나 식물인간이 된 뒤였다. 그 후 47일 만에 아내가 죽었다. 아내의 유언조차 듣지 못했다. 당시 소송을 하려고 했지만 모 병원 관계자가 “일주일 지나면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조작해 버린다”고 해 소송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인의 장례식을 한국장의사에서 치렀는데 J 병원장이 그제야 조화 하나를 보내왔다. 아내가 허망하게 죽은 후 3년을 살아오면서 내 삶은 완전히 망가졌다. 분노와 스트레스를 받아 당뇨도 생기고, 고혈압도 생겼다. 이 같은 엄 씨 주장에 대해 본보는 J 의사에게 질의했으나 본보 기사 제작 마감시간인 3월3일 오후5시까지 응답이 없었다.
3) 술 마신 채 환자진료? 코리 송씨 피해사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인타운에 있는 ‘N 이빈인후과’를 찾았다. 그 병원은 내과병원과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당시 내 증상은 귀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당시 병실에서 의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의사가 들어왔다. 그런데 의사에게서 술 냄새가 풍기는 게 아닌가. 의사는 내 귀를 보더니 “귀 속에 털이 있어 뽑아야 한다”며 소독도 되지 않은 핀셋를 귀속에 넣었다. 너무 아파 혼쭐이 났는데 나중에 보험 청구액을 보니 무려 1600달러가 찍혀 있었다. 보험서류를 확인해보니 국부마취를 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마취를 한 기억은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내게 달랑 10달러만 청구했다. 재작년에 대장암 수술을 받을 때도 보험료가 과다 청구된 정황을 알게 됐다. 보험 청구서를 살펴보니 S의사는 600달러, C의사는 무슨 촬영을 근거로 2000 달러가 들어갔다. 이 바람에 매달 보험금가 올라 보험회사에 항의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인타운 의사들이 양심이 있는지 의구심만 든다. 송 씨의 제보에 대해 N 이빈인후과 의사는 본보에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왔다. 그는 “낮 시간에 술을 마시지 않으며, 환자를 치료 하기 전에 술을 마신 적이 없다. 다만 치료 전에 입 속을 깨끗이 하기 위해 ‘마우스워시’를 마신 적인 있는데, 이 것이 환자에게 술 냄새로 오인된 것 같다.”면서 “그 이외 사항은 연방법에 의거 개인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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