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와 동시에 자본 확충 요구를 받은 은행들의 돈줄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지난 7일(현지시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 10개 대형 은행에 대해 총 746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시한은 11월 9일까지며 다음달 8일까지 은행들은 자본 확충 계획을 FRB에 제출토록 했다. 웰스파고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60억 달러의 보통주 증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로부터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을 통해 250억 달러를 지원받은 웰스파고는 137억 달러의 자본 확충을 요구받았다. 18억 달러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모간스탠리 역시 50억 달러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모간스탠리는 신주 발행을 통해 20억 달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증 없이 3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 총 50억 달러의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집자주>

339억 달러를 마련해야 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보통주 증자나 민간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의 방법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BoA는 이미 자회사인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등 자산을 매각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55억 달러 자본 확충 요구를 받은 씨티그룹은 성명을 통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규모를 기존의 275억 달러에서 33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 주식 중 최대 250억 달러 규모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 경우, 정부 의결권이 34%까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자본 확충 요구를 받은 10개 은행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339억 달러, 웰스파고 137억 달러, GMAC 115억 달러, 씨티그룹 55억 달러, 리전스 25억 달러, 선 트러스트 22억 달러, 모간스탠리 18억 달러, 키 코퍼레이션 18억 달러, 피프스서드 11억 달러, PNC 6억 달러 등이다. 아멕스, 골드만삭스, JP모간, 스테이트 스트리트, BB & T, 뱅크 오브 뉴욕멜론, 캐피탈원, 메트라이프 US뱅코프 등 9개 은행은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없다고 FRB는 밝혔다. 이 가운데 GMAC를 제외하면 모두 정부가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 지원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자본 확충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정부지분의 보통주 전환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1차로 민간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민간 시장을 통한 자본 확충 방법은 자산매각과 증자 두 가지이다. 자산매각은 기존 주식가치를 희석시키지 않고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자본 확충 규모가 746억 달러로 당초 예상보다는 크지 않다는 평가이지만, 무려 10개 대형 은행들이 일시에 나설 경우,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해도 자금조달을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몇 주간 미 금융시장에서는 대형 은행들의 자본 확충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월가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