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평통 회장에 임명될 인사가 이미 정해졌다는 내용의 ‘평통회장 내정설’은 지난 5월 초부터 돌기 시작했다. 5월 초 ‘L씨가 유력하다’는 말이 중순에는 ‘H씨도 이름이 올랐다’ 에서 다시 ‘K씨도 주목하라’라는 식으로 변모하며 구체적으로 돌기 시작한 것이다. 아예 지난주부터는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실명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서희(데이빗 리), 하기환, 김영태씨 등이 차기 평통회장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 가운데 이씨를 비롯한 2명이 최종 평통 회장 후보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통 의장이기도 한 이명박 대통령은 평통 사무처에서 올린 평통 지역협의회 회장 임명 추천 명단 중에서 한 명을 낙점해 결재해야한다. 한국 공직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윗분’에게 결재를 올릴 경우, 한 명을 올리는 것 보다 두 명 이상을 올리는 것이 관행이다. 타운 안에서는 평통본부 사무처에서 올린 2명이 ‘이서희씨와 하기환씨’라는 설과 ‘이서희씨와 김영태씨’ 라는 설이 나돌았다. 지난 18일 한 소식통은 “애초 이씨와 하씨가 최종 경합을 벌였지만 그 중 이씨가 유력하다” 고 밝혔다. 하지만 정황에 따르면 김영태씨가 한국을 방문한 뒤 돌아와 그가 현 정권에 낙점을 받은 게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서울대 동문회에서 유명한 인물 24일 현재 본지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이서희씨와 김영태씨 그리고 하기환씨 중 이서희 씨가 가장 유력한 평통회장 후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주말부터 ‘데이빗 리’ 또는 ‘이서희’라는 이름이 LA평통회장에 유력한 인사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 현재 이씨는 본지의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외부와의 연락을 완전히 끊은 상태다. 본지는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마감시간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이씨와 같은 서울대 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이씨와 전화가 잘 됐는데 요즘은 통화가 전혀 안 된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그가 평통 회장 내정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짐작했다. 이씨는 현재 서울법대 남가주 동창회장으로 LA다운타운에서 귀금속 관련 업체를 운영 중이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그 동안 평통과는 일절 관련이 없었던 이씨의 이름이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이씨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두문불출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파티에도 이씨의 이름은 언론 보도를 탔고 서울법대 동창회 정기모임 때도 이씨의 이름이 언론을 탔다. 경남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이민에 나선 이씨는 한인 타운 단체장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지만 서울대 동문회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50대 후반의 이씨는 특히 서울대 젊은 후배 동문들에게는 “인자하고 후배를 아끼는 선배”로 알려졌다. 동창회에도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동문회 한 관계자는 “이서희 회장이 만약 평통 회장이 된다면 새 시대를 맞는 평통에는 적임자”라며 “우리 동문들도 많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태 한미동포재단 이사장은 LA한인회장을 지내고 한우회 회장도 맡아 타운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인사다. 경복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김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평통 인선과 관련해 서울을 방문했던 김영태 이사장은 지난 25일 LA에 돌아왔다. 하기환 전 LA한인회장도 타운에서 잘 알려진 인사다. 그는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내고 미주한인 상공인총연회장도 지냈다.
로비 구설수 LA평통회장에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거론된 인사들 중 최근 서울을 방문했던 인물들은 대부분 ‘평통회장 로비를 하러 갔다’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들 중에는 배무한 전봉제협회장, 김영태 한미동포재단이사장, 하기환 전 LA한인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배무한 회장은 처음부터 자신의 회장문제에 대해 “총영사나 관계자들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왔으나 김영태 이사장과 하기환 회장 등은 국내 정치권을 상대로 ‘LA평통회장’ 선임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물밑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태 이사장은 가장 오래 서울에 머무르면서 정치권과 청와대까지 다양한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기환 회장도 표면적인 이유로는 건강진단 차 귀국했지만 이기택 수석부의장 등을 포함해 정치권을 대상으로 자신의 심경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평통 회장에 마음을 둔 인사들은 먼저 여권 실세 정치인들의 입김을 얻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당시 평통 부의장이나 사무처장을 상대로도 로비를 했다. 가장 강력한 로비 대상은 평통 의장인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구성되는 이번 14기 평통 임원 선정에서 기대와는 달리 이기택 평통 수석 부의장을 상대로 한 로비는 별로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대식 사무처장이 강한 영향력이 있음을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감지해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처장은 평통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평통의 실세는 이기택 수석부의장보다는 김대식 사무처장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지난해 9월 9일 이기택 수석 부의장과 김대식 사무처장이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놔 눈길을 끌었던 적도 있다. 누가 ‘평통의 실세’인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하다. 당시 김대식 사무처장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 과거 10년간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한나라당 이춘식 의원의 지적에 “지난 10년간의 대북포용정책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무처장은 “현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정부와 대북정책의 지향점은 맥락이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사무처장은 “현 정부가 ‘북핵폐기’라는 확고한 원칙아래 절차와 방식을 실용주의에 맞게 추진한다는 점과 일방적인 대북지원보다는 북한의 발전적 변화를 촉진하고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데 차이가 있다”며 신구 정권의 차별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평통 관계자는 “평통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같은 날 오전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에 참석한 이기택 수석부의장은 개회사에서 “진보정부는 지난 10년간 북한에 퍼주는 돈을 남북대화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기회비용이라며 국민을 호도하려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지난 10년간 북으로 간 수많은 돈과 물자들이 정권유지를 위해 쓰였다”며 “대북 화해정책은 북한사회의 개방은커녕 남한사회의 안보관을 해이하게 했고 햇볕정책으로 인해 보수와 진보가 대결하게 됐다”고도 했다. 과거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 같은 기관의 고위 관계자들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악평’과 ‘호평’을 해 묘한 대조를 이룬 셈이다. 이에 대해 민주평통 관계자는 “두 분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조하는 부분이 서로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상반된 발언은 ‘과거 10년’의 남북관계를 평가하는 정부의 복잡한 속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시각도 있다. ‘햇볕정책 10년’을 비판하는 기조의 대북 정책을 내세워 집권한 현 이명박 정부는 정책의 차별성을 현실화 시키고 싶지만 달라진 대북정책에 극렬히 반대하는 북한과 대화해야 하는 현실 역시 감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거 정부시절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 당국자 및 여권 인사들의 평가에서 강조점이 제각각 다른 경우가 수시로 생긴다는 것이다. 평통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남과 북은 그동안 대화와 교류협력을 꾸준히 이어왔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날 또 다른 포럼에 참석했을 때는 햇볕정책에 대해 “따뜻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데 옷을 벗기려는 사람이 옷을 벗었다”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낙하산인가 아닌가 5월 초부터 불거진 LA평통 회장 내정설은 처음 “L씨가 유력하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일부 언론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이용태씨가 유력하다”고 보도했었다. 그러자 당사자인 이용태 전 LA한인회장은 펄쩍 뛰었다. 이 전 회장은 “나는 전혀 아니다”라며 극구 부인했다. |
LA평통 회장 내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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