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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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찬 원장

비흡연자와 비음주자의 간암


필자의 어린 시절 친구 중에 오래 전 미국으로 이민해 타주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지만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나 옛이야기하며 우정을 나눕니다.
학창시절 서로의 집을 많이 왕래하며 지냈기 때문에 부모님은 물론 가까운 친척들까지도 대부분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 몇 해 전 그 친구의 아버님께서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여기서 필자가 오래 전에 간암으로 돌아가신 친구 아버님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병원의 정기검진을 빼놓지 않고 받으시고 검사결과에 따라 지시사항을 철저하게 지키며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는 분께서 간암이었다는 것에 대해 체질의학(體質醫學)으로 설명을 해보고자 함입니다.
돌아가시기 약 10년 전 쯤, 그때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정기검진을 하였는데 혈액검사에서 다른 것은 다 정상이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만 높게 나왔다고 했습니다. 항상 조심성과 준비성이 많았던 친구아버님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후부터는 육류를 비롯한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드시지 않으며 병원에서 알려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음식인 야채, 생선, 과일 위주로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정기검진의 혈액검사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리기는 커녕 육식을 하며 콜레스테롤에 신경을 쓰지 않을 때보다 오히려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친구 아버님께서는 병원에서 알려 준대로 더욱 더 철저하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요법을 하였으나 거듭되는 혈액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히려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정기검진에서 간(肝)이 굳어지는 간경화(肝硬化)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버님의 높은 콜레스테롤과 간경화 때문에 본인은 물론 모든 식구들 모두 염려를 하여 아버님께서 드시는 음식을 더욱더 야채와 과일 그리고 생선위주의 식사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술 한 방울 담배 한모금도 하지 않으시던 분이 끝내는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간에 나쁘다는 술과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던 분이며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여 철저하게 야채와 과일, 생선 위주의 식생활을 했는데도 콜레스테롤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수치는 더 올라갔으며 그 후 간경화로 진행되고 결국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는지? 체질의학으로 보자면 필자가 아는 친구아버님의 체질은 태음인(太陰人)이었습니다. 간(肝)의 기능이 강하고 폐(肺)의 기능이 약한 태음인의 장기불균형을 높은 콜레스테롤 때문에 잎채소와 과일과 생선 위주로 식사를 하면서 더욱 더 불균형으로 만들어 건강을 해치게 된 것입니다.
심한 불균형이 된 간과 폐로 인해 건강을 잃고 결국은 간에 문제가 생겨 간경화가 되었는데도 계속해서 육식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채소와 과일과 생선위주의 식사로 더욱 문제를 일으켜 간암으로까지 진행됐던 것입니다.
간대폐소(肝大肺小) 체질인 태음인은 장기(臟器) 강약(强弱)의 구조상 육식위주의 식사를 해야 되며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잎채소와 과일과 생선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왜 친구 아버님은 채소와 과일과 생선 위주의 식사를 하였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갔으며 간은 더욱더 나빠졌을까요?
잎채소와 과일과 생선이 해로운 태음인이신 친구 아버님의 경우를 들어 비흡연자와 비음주자의 간암 발병이 가능한 경우를 말씀드렸습니다. 필자가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에게 “당신은 태음인이니 육식을 하여야 콜레스테롤이 떨어진다.”고 하면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혹시 독자 분들 중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육식을 하지 않고 채소와 과일이나 생선을 많이 먹고 있는데도 전혀 변화가 없다거나 오히려 높아졌다면 꼭 다시 한번 생각 해 보시기 바랍니다.
널리 알려진 상식과 이론이라 해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 한번 쯤 생각을 바꿔 실행해 보는 것이 현명한 생각 아닐까요? 그리고 독자 분들 중에 위와 같은 경우를 경험하였거나 보신 분이 계시면 필자에게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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