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은행 출발부터 몰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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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은행이 마침내 문을 닫았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올해 초 미래은행에 대한 실사를 취한 뒤 6월 26일까지 3000만 달러의 자본금 증자와 자구 노력을 실시하도록 명령했었다. 하지만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자체 구조조정과 증자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오자 오후 6시를 기해 곧바로 강제 폐쇄조치를 취했다. 미래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총자산 4억5600만 달러, 예금 수신액 3억6200만 달러로 LA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중인 한국계 교포은행 14개 가운데 6위권 규모였으나 설립 5년 만에 강제 폐쇄조치 당하고 말았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달 26일 로스앤젤레스의 한국계 은행인 미래은행과 조지아 주 소재 커뮤니티 뱅크 오브 웨스트 조지아, 네이버후드 커뮤티니 뱅크, 미네소타 소재 허라이즌 뱅크, 캘리포니아 소재 메트로퍼시픽 뱅크 등 5개 은행을 상대로 동시에 폐쇄조치를 단행했다.
FDIC 는 지난 22일 미래은행의 예금과 자산에 대한 경매를 실시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윌셔스테이트은행에 3600만 달러 인수토록 했으며 미래은행의 5개 지점은 6월 29일 월요일부터 바로 윌셔스테이트은행 간판으로 교체하고 영업을 재개한다.
미래은행의 출발부터 몰락까지의 전 과정과 한인은행들의 문제점을 집중취재했다.
                                                                                        <스티브 원 취재부기자>



미래은행의 파산은 이미 출발부터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미래은행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바라보면, 인간의 무지와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영욕으로 점철되었던 미래은행은 지난 6월 27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본보는 앞서 5년 전인<439호 2004.1.18일자> ‘미래은행… 미래 없다’는 제목의 취재 기사에서 파행으로 치닫는 앞날의 미래은행이 결코 순탄하지 못할 것임을 여러 차례의 전한 바 있다.
설립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미래은행은 시작부터 소송과 이사들의 양분화, 주주들과의 갈등 속에서 난립하며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쓰는 것 같아 우려를 전한바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이 틀리지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미래은행의 파산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경영은 없고 온갖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는 이전투구만 이어져 온 것이 미래은행을 파산으로 몰고 간 결정적 계기임을 부인 할 수 없다.


미래은행 망친 인물들


미래은행이 결국 파산까지 직면한 데는 여러 원인을 들 수 있지만 첫째로 꼽히는 것은 이사진 설립과 직원 채용 등 인사 부문의 부실이다. ‘인사는 만사’라고 하듯 모두 사람을 잘 써야 일이 순탄하게 풀린다. 이는 능력과 결부된 인사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미래은행은 이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겼다.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인사에다 객관성과 투명성은 애초 기대할 수 없었다. 그동안 진행된 인사를 되짚어 보면 오늘의 사태를 직감할 수 있다. 
조풍언씨의 등장은 순항 중이던 ‘미래호’를 풍비박산 낸 대표적인 사건이다. 2002년 7월1일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미래은행은 대형 커뮤니티 뱅크로의 성장의 꿈꾸고 있었다. 그런대로 순탄하게 항해 중이던 ‘미래호’는 조풍언이라는 삼각파도에 휩싸여 파산 전까지 표류하게 된다.
개인의 야망인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조풍언씨는 ‘SR Investment’를 통해 당시 미래은행 주주 민모씨의 주식 4000여 주를 주당 11달러에 매입해 대주주로 등극했다. 이것이 미래은행을 파국으로 이끈 불행의 단초가 됐다.
특히 은행 1대 주주가 된 조풍언씨는 한국에서 대우그룹 회생로비와 주가조작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72억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은행은 3000만 달러 증자 명령까지 받아 동사상태에 빠진 것이다.
손도 쓰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데 급급했다. 미래은행을 망친 인물로 다음은 초대 백운학 행장을 꼽을 수 있다. 그의 타당성이 결여된 소송과 이사교체는 끊임없는 구설수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주주들을 상대로 시시 때때로 서신을 보내 투자자들을 불안감에 휩싸이게 하는 등 백 행장은 회사의 수장으로서 사려 깊고, 신중하지 못한 처신을 일삼아 조직을 내분으로 휩싸이게 한 우를 범했다.
그는 이청광 이사장을 주주총회를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 갑자기 사퇴시키며 내쫓기까지 했다. 그 뒤 조풍언씨를 등에 업은 남문기씨(뉴스타 부동산 대표)가 주주총회를 보름 남겨두고 미래은행 신임 이사장 전격 등극한 것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인사로 꼽힌다.
창립주주였던 유동열(작고)씨는 백운학 행장으로부터 미래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서신을 발송했다. 또한 이사 7명과 행장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초창기부터 조풍언씨의 경영참여로 분란이 확산되었다.
이에 당시 장창기 부행장은 조풍언씨가 은행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조씨의 불법자금이 미래은행에 유입되지 않았다는 등 대부분의 의혹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장 부행장은 일반적인 무기거래에 따른 ‘검은 돈’의 실체 등을 인정하면서 “현재 본국이 모 국가와 추진하고 있는 무기 거래에서 검은 돈이 오고 가는 것을 감지했다”는 등 무책임한 발언을 한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한 ‘뱅크럽시(BankRuptcy)’에 참여했던 Y씨는 ‘이사가 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을 어기고 이사직에 임명된 것에 강한 반발이 전개되는 등 조씨 옹호파와 반 조풍언파 간에 알력과 갈등은 수년 동안 지속되었다.




미래은행에 흘러든 ‘검은 돈’


당시 일부 이사들은 조풍언씨의 지분 참여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김대중 전 대통령,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미래은행 주식 7만주를 매입하는 과정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했다.
조풍언씨는 2003년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CCC)골프장 매입과 3곳의 골프장 매입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된 인물이었다. 그가 축척한 재산(유동자산 중 현금)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커다란 관심을 불러 왔다. 그런 조 씨가 미래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사실이 수면위로 급부상하면서 갖가지 의혹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조풍언씨의 부인 이덕희씨는 갑작스레 미래은행의 1대주주로 급부상했다, 조풍언씨가 91년도에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인 ‘SR Investment’(Small Rock Investment)의 명의로 이름을 따 미주에 설립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SR Mutual Investment INC가 미래은행의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씨가 의도적으로 타인명의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일각에서는 조씨가 이외에도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미래은행 주식 확보를 함으로서 미래은행의 전권을 장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일부 주주·이사들은 조씨가 다른 사람의 명의로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은행 감독국에 자금출처 조사를 의뢰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씨에 대해서는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의 매입보다 현금 유동성이 뛰어나고,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골프장과 같은 특별한 부동산을 통해 자신의 검은 돈을 관리해왔다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조씨가 CCC골프장 매입을 위해 내세운 SR Mutual Investment가 엄청난 의혹의 근원으로 떠올랐다. SR Mutual Investment는 미래은행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원래 조씨의 SR Mutual Investment는 2003년 10월 주식 청약 시 약 140만 달러를 신청했으나 주식청약 경쟁률이 높아져서 약 7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만을 청약 받았다.
이는 다분히 조풍언씨가 의도적으로 SR과 부인을 통해 미래은행 주식을 보유하는 것 말고도 타인명의(Front)로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실제로 연방정부는 조씨 부부의 재산을 추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안 승승장구하다 침몰


미래은행은 백운학 행장이 물러나고 PUB은행의 박광순 행장을 영입하면서 비교적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박광순 행장이 취임한 첫해인 2006년엔 70만 달러 2007년160만 달러가 넘는 순익을 기록했으며 자본금도 무려 4,679만 달러로 증가하는 등 순탄한 길을 걸었다.
그러나 2008년에는 무려 3051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1/4분기에도 717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2007년 말 4679만 달러에 달했던 자본금이 올 1/4분기에는 1458만 달러까지 급감하면서 지난 4월27일 감독국으로부터 3000만 달러 자본증자를 통해 티어1 자본비율을 8%까지 올릴 것을 명령받았다.
미래은행은 3개 자기자본 비율(BIS)이 5.55%에 불과했으며 5% 이상을 유지해야하는 티어 1 자본비율은 3.12%, 6%를 유지해야하는 티어1 위험가중치 자산비율은 4.23%에 불과해 은행이사들은 물론 경영진까지도 미래의 침몰을 예고했다.
김순임 이사의 경우 마지막까지 은행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래은행의 최대주주인 이덕희씨의 남편 조풍언씨가 검찰에 체포 구속되자 은행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고 한인들의 증자참여는 한주도 없었다.
단지 김순임 이사만이 400만 달러를 내놓았으며 이청광 이사가 25만 달러를 예치했으나 정작 기대를 모았던 이덕희이사는 의사표명만 했을 뿐 실제로 약속한 500만 달러를 예치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인은행권에 따르면 미래은행의 부실대출이 급증한 것은 미래은행이 자본규모에 비해 무모할 정도의 큰 액수의 대출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이란계 대출책임자(박스 기사 참조)에 지나치게 큰 대출을 의존했던 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 왔다는 얘기다.
미래은행의 대형 대출 유형을 살펴보면 한인들에 대한 대출보다는 이란과 유대인 커뮤니티 등 타민족에 큰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돈은 한인커뮤니티에서 벌고 떼이기는 유대계 기업인들에게 떼여 업계 관계자들은 ‘동정의 여지가 없다’는 여론이다.
지난주 본지에서 보도한 남가주 유대인 커뮤니티 최대의 갑부중 하나로 최근 파산하면서 사기혐의를 받고 있는 에즈리 냄바에게 800여만 달러, 또 최근 몇 달까지 이란, 유대인 커뮤니티 마케팅 오피서로 채용했던 외국인 직원을 통해 대출된 2700만 달러 중 상당수가 부실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은행 자산 인수 윌셔은행 ‘독 될까, 약 될까’







윌셔은행의 타 은행 인수는 뉴욕의 리버티 은행인수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윌셔은행의 자산은 2,608,577달러로 한인은행 중 3위권이나 이번 미래은행 인수로 2위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지난 1분기 FDIC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총예금은 19억 19713달러, 대출액은 21억 달러로 3713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미래은행의 경우 총 자산이 4억 8천만 달러에 총예금이 약 3억 6천달러로 지난 분기에 710만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은행의 자산을 인수한 윌셔의 시너지 효과는 거의 없다. 미래의 예금과 대출에 대해 연방예금보험공사가 85%를 개런티하고 있으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지 인수 다음 날인 월요일 윌셔은행의 주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으나 1일에는 무려 70센트가 폭등했다.
그러나 1.1%의 프리미엄을 주고 산 노트를 매각할 경우 FDIC의 개런티 때문에 전혀 손해를 보지 않게 되고 자본비율 상승과 부실대출에 대한 지표가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어 일단의 시너지 효과보다 장기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미래은행의 예금중 이미 60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자본의 건정성 부실 가속화 등으로 순탄치 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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