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 조짐을 반영하듯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반등하고 주택시장 지표가 호전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회복 발언도 경제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줬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진행된 연례 중앙은행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과 세계의 경제 활동이 안정돼 가고 있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성장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미국 주가가 일제히 올 들어 최고치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유럽 구매 관리자 지수 상승과 미국 주택거래량 증가 등 호재가 쏟아지면서 개장 초부터 지수가 급등해 마감 때까지 큰 폭의 오름세를 지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구매 관리자 지수(PMI)는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유럽 경제도 안정을 되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지난달 기존주택 거래실적 역시 524만 채(연율환산 기준)로 전달보다 7.2% 늘었다. 개별 기업지표를 살펴보면 의류업체 갭은 2/4분기 순이익이 2억2천800만 달러(주당 33센트)를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넘어섰다. 주택지표의 호전으로 관련 금융주도 대부분 상승세를 유지했다. 프레디맥이 8% 이상, 페니메이 9% 이상 급등했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도 주가가 올랐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지난 8월 21일 “미국 경제가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의 모든 지수가 1.5% 이상 급등해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처음으로 9500선을 돌파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에서 열린 연례 FRB 회의에서 “가까운 장래에 다시 성장세로 복귀할 전망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와 기업들이 여전히 대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7월 기존 주택 거래량이 연율 524만 채로 7.2% 증가하는 등 주택 판매량 급증도 주가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이날 155.91포인트(1.7%) 오른 9505.96으로 거래를 마쳐 올 들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S&P 500 지수도 18.76포인트(1.9%) 상승한 1026.13으로 장을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31.68포인트(1.6%) 뛴 2020.90으로 장을 마감하며 2000선을 회복했다. 중소기업들의 주가 지수를 나타내는 러셀 2000 지수는 12.83포인트(2.3%) 올라 581.51로 뛰었다. 국제유가도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올 들어 최고치까지 뛰어올라 세계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다. 서부텍사스중질유 10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한때 배럴당 75달러를 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73.89달러로 마감됐다.
부동산 임대료 상승 ‘대도시는 조용’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 속에 최근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은 27% 가량 떨어진 데 반해 지난 2분기 중 사무실 임대료는 4.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임대료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임대료 등락은 지역별 차이가 컸다. 대도시는 떨어졌지만 중소도시의 사무실 임대료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에스테이트 애널리틱스의 닐 엘킨 사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라며 “부동산 시장 폭락세가 진정될 때를 기다리는 투자 대기 자금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6월 중 전체적인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5월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상업용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를 제때 갚지 못해 은행에 압류된 건물이 급매물로 나온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의 6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달 대비 1% 하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등을 안정시키기 위해 FRB는 올해 말 만료 예정이던 기간자산유동화증권대출창구(TALF)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했다.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CMBS) 시장을 정상화시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낙관론 경계해야” 험난한 회복세
반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장들은 시장에 팽배해진 경기회복 낙관론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8월 21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모인 이들은 최악의 위기 상황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험난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스탠리 피셔 뱅크오브이스라엘(BOI) 총재는 이날 잭슨홀 회의 오찬 연설에서 “회복에 대한 고무적인 징후들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시스템을 건전하게 만드는 것을 포함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불충분한 회복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이유는 많다”고 설명했다. 피셔 총재는 버냉키 의장이 1979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과정 재학 중이던 당시 지도교수였던 인물로, 중앙은행 총재들 사이에서도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힌다. 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그린슈트(경기회복의 초기 징후)로 인해 글로벌 경기후퇴가 종료되고 있다는 추측에 대해 다소 불편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패널토론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고 최대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 총재도 같은 토론에서 “(경기회복에) 험난한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개회 연설문을 통해 “미국과 해외의 경제 활동은 수년간의 급격한 수축 끝에 반등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에 성장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도전을 직면하고 있다”면서 “실업률이 천천히 낮아지는 등 경기회복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권·영주권자 미국 입국 간소화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미국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입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엔트리’ 제도가 확대 실시된다. 지난해 6월부터 뉴욕의 JFK 국제공항,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 워싱턴의 덜레스 국제공항 등 3개 공항을 1차 글로벌 엔트리 시범실시 공항으로 지정했던 연방 정부는 늦어도 10월 전까지 미 전국 13개 공항을 시범실시 공항을 추가해 글로벌 엔트리 시행 공항을 총 16개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4일 연방 관보를 통해 “뉴저지 뉴왁 공항, 샌프란시스코 공항, 올랜도 공항, 디트로이트 공항, 달라스 포트워스 공항, 호놀룰루 국제공항, 보스턴 로간 국제공항, 라스베가스 맥카란 공항, 플로리다 샌포드 공항, 시애틀 타코마 공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포트 로더데일 헐리웃 국제공항, 푸에르토리코 샌후안 공항 등 13개 공항을 글로벌 엔트리 시범실시 공항으로 추가 지정하며 시행 일자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차로 지정됐던 JFK 공항, 조지 부시 공항, 덜레스 국제공항 등 3개 공항을 합쳐 글로벌 엔트리 시행 공항은 16개로 늘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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