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실태] 도박중독 불량주부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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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이 도박과 매춘에 절어 휘청거리고 있다. 현재 타운에는 약 20여개가 넘는 하우스 도박판이 비밀리에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인근 카지노와 사설 경마장에는 한국서 들여 온 성인오락 게임기가 넘쳐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 도박 광풍까지 불고 있다. 바야흐로 누구든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손쉽게 도박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불황 여파를 타고 형편이 쪼들린 일부 주부들마저 도박중독에 빠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카지노에서 ‘꽁지돈’(도박장에서 유통되는 사채)을 쓰고도 변제하지 못해 ‘몸빵’을 선택하거나 아예 한국이나 다른 주로 야반도주를 하기도 한다.
이민 100년사를 통틀어 가장 극심한 경제난이 닥친 요즘 이 같은 사행성 중독에 이민가정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대박’의 유혹에 빠진 일부 불량주부들의 실체를 <선데이저널>이 집중 조명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LA 한인타운 올림픽가에 사는 주부 김경아(가명·39)씨는 매일 아침 6시면 한남체인 앞에 주차되어 있는 폐창가와 팔라 카지노 리무진 버스에 오른다. 주머니에는 단돈 200달러 뿐, 공짜 카지노 리무진 버스에 오른 김씨의 표정은 초조하기만 하다.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겁이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까지 갖춘 김씨는 한눈에 봐도 심각한 도박 중독자의 모습이었다.
김씨는 벌써 3개월째 매일같이 LA인근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대박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오기가 일쑤다. 본전생각에 눈을 뜨나 감으나 도박판 생각에만 젖어들었다.
그가 카지노 도박을 시작한 것은 몇 개월 전 남편과 함께 우연히 팔라 카지노에 갔을 때다. 그날 100달러로 2000달러를 따면서 시간이 날 적마다 카지노를 찾은 김씨. 나중에는 남편이 출근하거나 출장을 가면 어김없이 카지노 버스에 몸을 싣는 신세가 됐다. 그동안 김씨가 카지노에 바친 돈만 얼추 10만 달러가 넘는다. 대부분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빌린 돈이다. 심지어 그는 최근 카지노 꽁지돈에도 손을 댔다.
버스에 동승한 한인들은 줄잡아 20여명. 대부분 노인이나 가정주부 일색이었다. 이들 모두 김씨와 비슷한 상황이다.


돈 못 갚으면 몸으로


김씨는 그날도 수중에 가진 200달러를 몽땅 털린 뒤에야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후회도 잠시, 집에 도착했을 때 김씨를 기다린 건 다름 아닌 카지노 꽁지꾼이었다. 문 앞에서 김씨를 기다리던 꽁지는 김씨를 태워 그리스팍으로 향했다.
김씨가 꽁지에게 쓴 돈은 2만 달러. 그러나 여기에 이자만 2만 달러가 더 붙은 상황이었다. 꽁지는 “돈을 갚지 못하면 1회당 1천 달러씩 계산해 몸으로라도 때우라”며 그를 협박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는 게 김씨의 하소연이다.
이런 비참한 상황에 처한 건 비단 김씨만이 아니다. 물론 스스로 돈을 갚을 능력이 없으니 몸으로 때우겠다고 꽁지를 설득하는 주부들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토렌스에 거주하는 박모(여)씨는 이제 서른을 갓 넘긴 미모의 여성이다. 카지노 도박에 ?진 박씨는 아예 카지노에서 크게 도박하는 남성들에게 접근해 몸을 판다. 최근에는 아예 도박판에서 만난 여자들과 공개적으로 매춘 조직을 만들어 남성들을 유혹하고 이렇게 번 화대로 도박판에 뛰어드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주택가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는 사설도박판에는 한국산 성인 오락기가 판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오락기는 부품이 하나하나 분해 돼 밀수입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전문 도박장도 한인타운 내 2~3개가 손꼽힌다.
LA 한인타운에서 상당한 규모의 사업가인 K씨는 최근 낮선 남자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남자는 “당신 부인이 도박판에서 돈을 빌리고는 갚지 못해 몸으로 대신 갚았으니 마누라 단속 잘하라”며 K씨를 약 올렸다.
2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와 지금까지 오로지 일 밖에 몰랐던 아내가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한 K씨. 그것도 모자라 몸으로 빚을 갚았다는 소리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아내가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로 귀가 시간이 늦어지는가 하면 은행 잔고가 이상할 정도로 비는 것이 이상했지만 부부의 믿음으로 버텼던 K씨였다.




판돈 하루 수백만 달러


LAPD 풍속단속반에 따르면 한인타운 인근에서 사설 도박판은 10여 군데에 이른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남성이지만 최근들어 여성 고객들의 출입도 늘었다. 밤새 ‘도리짓고 땡’ 등 화투판이 벌어지며 판돈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성으로만 이뤄진 도박판에서 한번에 5만 달러 이상의 거액이 오가는 일도 흔하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거물을 남편으로 둔 주부 홍모(45)씨는 “말도 마라. 정신 나간 아줌마들이 너무 많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토로했다. 홍씨에 따르면 수백명에 달하는 ‘불량주부들’ 사이에는 미혼 여성이나 유학생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사설 도박판은 물론 LA인근 카지노에서도 한인 여성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뒤쪽에는 몇 명의 남성들이 호위처럼 버티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전문 사채꾼 즉 ‘꽁지’다.
꽁지들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며 원금에서 10%를 선이자로 뗀 나머지 금액만 지급한다. 다행히 판돈을 따 곧장 갚으면 문제될 게 없지만 1주일을 넘기면 원금의 10%가 복리로 붙어 순식간에 눈 덩이처럼 빚이 불어난다.
빚에 쪼들리는 한인 여성들은 자신의 ‘알몸’을 팔아 이를 변제하기도 하지만 한 번 관계를 가질 때마다 매겨지는 가격은 고작 1000달러 선에 불과하다. 수만 달러 이상의 빚을 지게 되면 상당기간 ‘꽁지’의 성노예로 전락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용돈 벌려다 가정까지 잃어


과거 LA인근 도박장은 놀만디 카지노와 커머스 카지노 헐리웃 카지노 등 5군데 정도에 불과햇으나 불과 5년 전부터 패창가 등지에 라스베가스 식 카지노가 생겨 일반인의 도박장 출입이 용이해졌다.
새벽이면 한인타운 중심에 무료 카지노 버스가 진을 치고 있고 버스 안에는 월페어나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인들이 장사진을 이룰 만큼 한인타운의 도박 광풍이 매섭다.
타운에서 제법 큰 식당을 운영했던 루시 박(가명·38·여)씨는 “정말 그 때는 내가 미쳤던 것 같다. 한국에서 온 친구와 장난삼아 갔다가 5000달러를 잃었는데 뒤에서 누가 ‘돈이 필요하느냐’고 접근해 빌렸다가 낭패를 봤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제 때 돈을 못 갚자 남편에게 폭로하겠다는 꽁지의 협박에 시달렸고 결국 이자까지 쳐 원금의 3배를 갚고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존의 사설도박장 뿐 아니라 아예 도박중독에 빠진 주부들이 자기들끼리 ‘비밀 하우스’를 만들어 판을 벌인다는 사실이다. 소문에 따르면 이 같은 상습 도박조직에는 한인사회 유명인사의 부인들도 상당수 끼어있다. 이 같은 불법 도박판에 걸리는 판돈 규모는 무려 집 한 채 값에 해당하는 20만~30만 달러에 이른다.




미쳐가는 도박중독 여인들


LAPD의 한 관계자는 “불법 사설도박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전문적인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어 일반인의 피해가 더욱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불법 사설 도박장은 과거 타운 내 일반 아파트에서 비밀리에 개설됐으나 최근에는 신고를 피해 가급적 한인이 없는 장소로 이동하는 추세다. 현재 불법 사설 도박장이 밀집된 지역은 베벌리나 할리우드 불러바드 인근 고급 주택가 등이며 룸살롱 또는 일반 술집에서 은밀한 장소를 제공하는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5년 이상 도박에 빠져 있었다는 한 인사는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기존 멤버과 은밀하게 연락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단속이 미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도박 장소도 하루나 이틀 전 통지되며, 만약 장소가 외부에 노출됐다고 판단되면 몇 시간 전에도 바꾸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이 인사에 따르면 LA 지역 불법 사설 도박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을 제공하는 일명 ‘하우스 장’과 돈을 빌려주는 ‘꽁지’가 존재하며 라면 등 밤참을 제공하는 매점 운영자도 상주하고 있다.
‘꽁지’의 경우 고리로 돈을 빌려줘 짭짭한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하우스 장’의 경우 장소를 빌려주는 대가로 전체 판돈에서 작게는 10%, 많게는 30% 정도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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