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거주하는 한 미국 남성이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암시된 한인 여성 8명의 얼굴과 나체사진을 실명과 함께 야후 플리커(Flickr-야후의 인터넷 앨범 서비스)에 올려 한인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문제의 게시물은 지난달 26일 미주한인사회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시유에스에이닷컴(www.missyusa.com)에 소개된 이후 급속도로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남성은 해당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얼굴과 나체사진이 공개된 여성들은 일명 ‘기러기 엄마’들로 알려졌다. 자녀 교육을 위해 남편과 떨어져 타지 생활을 하는 ‘기러기 엄마’들의 불륜행각은 국내 언론에서도 종종 소개된 바 있다. 미시유에스에이닷컴 커뮤니티는 미국에 있는 한국 여성들 열중 아홉은 방문하는 유명 사이트로 타향살이의 어려움과 즐거움 등 생활의 애환과 정보를 나누는 곳이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미국인 남성은 플리커에 자신과 관계를 맺은 여성들은 대부분 한국에 버젓한 남편이 있는 ‘기러기 아줌마’라고 밝혀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자녀 교육이란 이유로 LA에 와서 남편이 벌어준 돈으로 생활하면서 바람을 피우다니 정말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다. 또 유학 뒷바라지로 고생하는 대다수 평범한 ‘기러기 엄마’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동포사회에서 쏟아지고 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미시유에스에이닷컴에 올려진 주부들의 사진과 백인 남성의 글을 접한 많은 한인 여성들은 수치심과 분노를 표출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는가’라는 충격 속에 한 주부는 “사실여부도 확인이 안 된 것이지만 해당 글과 사진들에 보고 당혹스러웠다”며 “문제의 글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는 “이런 글들로 전체 ‘기러기 엄마’들에 대한 시선이 왜곡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주부도 “어떤 의도로 이런 글과 사진들이 유포되는지 극히 의심스럽다”라고 분노를 표했으며 “한인 여성들을 성 불륜 대상으로 매도하는 것으로 수사해서 진위기 가려졌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의 사진과 글은 야후 코리아에 올려진 것을 지난달 26일 미시유에스에이닷컴 ‘속풀이’란에 올라왔다. 이는 자신을 LA거주 영어 강사로 소개한 백인 남성이 지난 2008년부터 약 20여명의 여성들 사진과 함께 그들과의 성적인 관계를 암시하는 사진과 글들을 적어 놓은 것이다. 일부 사진에는 “김(Kim)00” “박(Park)00” “채(Choe)00” 등 한국식 이름을 열거하면서 번호까지 매기는 등 적나라한 표현도 적지 않다. 미시유에스에이닷컴 ‘속풀이’란은 사이트를 방문하는 여성이면 대부분이 한번쯤은 접하는 코너로 상당수 한인들이 다녀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백인 남성은 ‘김 여인’(번호 0351로 표기)에 대해 “그녀가 이곳에 머문 3년 동안 그녀의 남편은 단 한번 다녀갔다” 면서 성적인 포즈를 취한 나체 사진을 게재했했다. 또 ‘채 여인’(번호 0714로 표기)에 대해서는 “그녀는 어린 딸과 함께 살았는데 가끔 그녀의 큰 딸이 한국에서 놀러 오곤 했다”고 적었다. ‘박 여인’(번호 0792표기)에 대해서는 상반신 나체 사진을 공개했으며 또 다른 ‘김 여인’(번호 0492로 표기)은 침대에서 원피스 차림에 두 팔을 벌리고 무릎을 굽힌 사진을 게재했다. 만약 이런 글들과 사진들이 사실이라면 한국에 있는 남편은 부인의 행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다른 상당수 ‘기러기 아빠’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인의 미국 생활에 부적절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칫 가정이 파탄을 맞을 수도 있다. 문제의 플리커를 발견한 국내 네티즌들은 “기러기 엄마들의 성적타락을 증명하는 사진들”이라면서 “남편들은 고생해서 생활비를 보냈을 터인데 기러기엄마들은 외로움을 핑계로 외국남성들과 즐기고 있는 것이냐”고 격분하고 나섰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속 여인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기사에서는 “그러나 해당 플리커에 공개된 사진 중 일부가 일본 포르노 비디오의 캡쳐 화면으로 드러나면서 진위논란 또한 거세다”며 “실제로 대부분의 나체사진은 일관된 조명과 화질 등이 전문적으로 제작된 성인물임을 의심케 하는 반면, 한국인으로 짐작되는 여성들이 등장하는 일반사진은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거나 먼 거리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때문에 ‘누군가 자극적인 사진과 글로 다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려 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과 함께 문제의 게시물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사이트 ‘갑론을박’
이번 ‘기러기 아줌마’ 불륜 실태에 대한 게시물이 여러 사이트에 오르자 댓글도 엄청나게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전에는 한국에 혼자 남은 기러기 아빠들의 외도가 자주 언론에 등장했지만, 요즘은 현지에 있는 기러기 아줌마들도 문제”라며 “캐나다와 미국 등 현지에 있는 기러기 아줌마들도 대부분 애인 하나 정도는 있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오랜 기러기 생활로 가정이 파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지 생활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는 남자들과 정이 쌓여서 바람이 날 수 도 있지 않겠느냐”부터 “얼마나 외로웠으면 바람을 피웠겠느냐” 등 동정어린 시선도 적지 않다. 또 일각에서는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일들이다. 외롭고 말 안 통하고 풍족한 생활 속에 가장 흔한 일이 현지에 유학 온 나이든 남학생들 후리기”라며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으로 들었건만. 그렇게 언어 연수 한답시고 애들 이름 팔아 가봐야 그 애들 크게 잘 되는 것도 아니다”는 자조 섞인 글도 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부부는 떨어져서 살면 안 된다고 주장도 눈에 띈다. 게시자는 “외도에 남녀가 따로 있나. 기러기생활이라는 그 자체부터 한국인들의 기형적인 자녀중심 인생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식은 스무 살 넘어가면 스스로 살아가도록 훨훨 날아가도록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시켜야 할 독립적인 인격체들인데 한국 부모들은 자식을 부처님, 하나님보다 더 떠받들고 지나치게 감싸고돌아 아이도 망치고 아이인생에 걸림돌이 된다. 스스로도 불행해진다. 아무리 선진국에서 교육 시키는 게 좋다고 부부가 몇 년씩 헤어져서 따로 산다는 그런 마인드가 솔직히 제 정신가진 성인들이 할 짓인가? 자녀들도 부모들의 그런 과잉부담과 사랑 결국은 짐이 되고 다 커도 부모 못 벗어나고 평생 부모그늘에서 허우적대게 한다. 그게 애들에게 행복이 아니다.”고 적었다. 이 같은 세태에 따끔하게 회초리 든 글도 있다. “기러기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자식 잃고 돈 잃고 나라 재산 갉아 먹고 그렇게 해서 잘되면 그게 이상하다.” “부부끼리는 같이 살아야 한다, 여자가 외국가면 바람날 위험성이 크다. 노총각보고 이혼녀를 만나라는 건지 이혼 좀 하지 마시고 부부끼리 행복하게 살자” “하물며 아예 장기간 머문 사람들 중에 아예 돈이 적게 들어서 그런지 여자랑 계속 있다가 오는 사람도 봤다. 그리고 나중에 한국에 들어와서 까지 연락주고 받다가 들켜서 이혼한 남자들도 많다. 아님 말 그자체로 한 지붕 두 가족 된 집도 봤다.” 이 밖에 부부의 행복을 논한 글도 있다. “부부란 같이 사는 게 최고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아옹다옹 싸우면서 사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기를.” “같이 가서 아니 이민을 택하든가 하지 대한민국이 무슨 봉인가. 이 나라서 벌어서 저 나라에 퍼주면서 마누라 뺏기고 돈 뻇기고 참 불쌍하다. 뭘 얻고자 그리 사나. 차라리 없는 우리가 행복하다.” 기러기 엄마의 하소연도 있다. “힘들게 벌어다 주는 돈으로 열심히 아이들이랑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편견은 그만. 남편 보고 싶다. 몇 달 안 남았았다. 한국 돌아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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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유에스에이는 미국 한인사회에서 가장 많은 인기와 호응을 받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이는 한인 주부 조모씨가 처음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기혼여성들의 건전한 대화와 토론문화를 위해 개설한 것으로 이후 많은 반응을 얻어 10여명의 운영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협력으로 발전시켜 온 커뮤니티다. 조씨는 수년 전 해당 커뮤니티를 모 기업에 매각해 상당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생활 속에 일어나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서로 보이지 않는 끈끈한 유대감마저 느끼게 하는 식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자신들의 글을 올리고, 남의 글에서 공감과 감동을 받고, 또한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해 도움을 받기도 하며 남의 어려움을 도와주면서 삶의 보람을 찾게 된다는 것이 이 사이트를 애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떤 날에는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키우는 한 주부의 글에서 많은 여성들이 함께 울어주고, 난치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진 일도 있다. 오이를 집 뒷마당에서 키우는 주부가 오이씨를 나눠주겠다고 했을 때, 너도나도 참여했다. 이런 소소한 글을 보고 또 다른 주부가 고추씨앗도 나눠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우유가 떨어졌다고 하소연 하는 주부의 글을 보고 즉시 도움을 주는 이가 나타나는 곳이 바로 이 사이트다. 사이트를 통해 물물교환도 잘 이뤄진다. 서로가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지만 때로는 사기꾼이 등장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사기꾼을 찾아 혼을 내는 곳도 바로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주부들이다. 과거 한 주부는 이 사이트에서 돌잔치를 위해 한복을 구입하자니 어려운 살림살이라 누군가 한복을 빌려줄 사람이 없는가라고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을 읽고 LA에 한 주부가 선뜻 나서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이트에서 소개되는 전문가들의 글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한 주부가 ‘오른쪽 배가 아프다’고 하소연 했을 때, 한 의사의 처방은 즉시 효험을 보았다는 것. 간혹 돌팔이들이 오가고 하는데 이럴 경우, 전문가들이 나서서 길잡이를 해주곤 한다.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속풀이’ 란은 주부들의 애환을 속속들이 풀어헤쳐 때로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례로 주부 A씨는 평소 함께 어울리는 학부모 모임에서 느닷없이 한 어머니 B씨로부터 뺨을 얻어맞고 황당해 ‘영문을 모르겠다’며 분을 새기며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읽은 한 학부모는 “당신의 뺨을 때린 그 어머니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당신이 그(B)의 딸을 두고 ‘화냥년’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벌인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오해에서 빚어진 사건이었다. 이 같은 사연들이 사이트에 올라오자 “경찰에 신고해서 뺨을 때린 여성을 혼내주라”는 글들이 올라 주부 A씨는 신고하려고 했다. 이러자 뺨을 때린 여성이 다니는 교회 목사까지 나서서 화해를 주선하는 바람에 사건은 무마 되었다. “불륜녀” 정보도 이 사이트에서 무서운 위력을 나타낸다. 남편의 바람기로 속을 태운 한 주부가 자신의 남편과 교제한 여성의 신상을 익명으로 올렸다. 이 글을 읽은 주부들은 문제의 여성이 누구이며 심지어 그녀의 이-메일까지 알려주는 댓글을 올려 당사자를 고발하는 바람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부인이 올린 ‘기러기 엄마’들의 행태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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