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불붙은 당권 경쟁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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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Sundayjournalusa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예비당권 주자들이 오는 7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임기 2년 동안에 당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는 2012년에 있을 총선 공천과 대선 후보 출마에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3선 이상의 중진급 의원은 너도 나도 당권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후보들 간에 18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에 따른 국회의장·국회부의장·원내대표 등 교통정리가 필요하며, 민주당도 국회부의장·원내대표를 노리는 의원은 당권 경쟁을 포기해야 한다. 한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는 3월 조기전대설도 나돌았으나 사실상 ‘조기 전대론’은 물 건너 갔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한나라당에서는 정몽준 대표와 친이계에서 안상수 원내대표, 김형오 국회의장, 홍준표 의원, 이재오 권익위원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출마하거나 대리인으로 홍사덕·김무성 의원 등을 내세울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정몽준, 이재오 물망

이 가운데 정몽준 대표가 ‘승계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이번 전대에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 대표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자신과 불화를 빚어 온 장광근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등 지난해 9월 대표직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당 체제를 자신의 의도대로 재편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 내에서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부족한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 대표에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다.
친이계인 안상수 원내대표도 당 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안 원내대표는 원내에서 친이계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청와대와의 가교 역을 자임하고 있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대야 투쟁의 선봉에 섬으로써 당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는 2월 국회에서 행정체제 개편, 사법개혁, 국회 선진화 등 세 가지를 개혁 과제로 삼고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2008년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김형오 의장에게 패한 그는 이번에 재도전할 수도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접은 홍준표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가장 먼저 했다. 홍 의원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서로 토론이 안되면 분당하는 것이 맞다”면서 공격하기도 했다. 서울(동대문 을)에서 내리 4선을 한 그는 수도권 지역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라고 있다.
오는 5월 말에 국회의장직을 마치는 김형오 의장도 당권 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항간에는 미디어법 강행 처리 등 지난 2년 동안 의장으로서의 행보가 당 대표를 염두에 뒀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김 의장 측은 “의장직을 그만두면 별다른 계획은 없고 일단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 곤혹스러워 했다.


왕의 남자 이재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인 이재오 권익위원장도 언제든지 ‘당 대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친이계에서는 이 위원장이 그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현재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태에서 권익위원장으로서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7월 28일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우선 재선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권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와 대리인을 내세울 것이라는 견해가 반반이다. 박 전 대표 출마를 지지하는 쪽은 최근의 세종시 문제처럼 친이계쪽에서 당을 흔들 경우를 미리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강재섭 대표 체제 아래에서 만들어진 경선 룰이 공평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명박 후보와의 싸움에서 박 전 대표가 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당권을 확보하면 당시의 전철을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면에 깔려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전면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과 당·청 간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친박계가 박 전 대표의 대리인을 내세우면 과연 누구를 내세울까 하는 것이 관심사다. 한나라당 내 최다선인 홍사덕 의원(6선)과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해 온 김무성 의원, 현재 최고위원인 허태열 의원이 ‘친박계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홍사덕·김무성·허태열 의원이 박 전 대표의 분신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와 다른 견해를 피력해 왔다. 정치컨설팅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박 전 대표가 나올 수도 있고 대리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친박계에서도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면서 “당권을 완전히 장악해야 차기 대선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박계 당권 장악 총력전 예상

이 밖에 당내 소장개혁파의 대표격인 남경필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남 의원은 최근 조기전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저를 포함해 누가 됐든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당이 변화하는 데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빅3’로 불리는 정세균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포스트 정세균’을 노리는 후보군으로는 주류 측의 송영길 취고위원, 호남권의 박주선 최고위원,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한 비주류 측에서는 정동영 의원 이외에 추미애·천정배 의원 등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가 연임을 위해 7월 전대에서 당 대표로 다시 한 번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민주당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정 대표가 당선에 성공할 경우 당내 주도권을 확고히 다지면서 차기 대권을 준비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출마와 관련한 어떤 얘기도 하고 있지 않지만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인지도가 낮다는 주위의 끊임없는 비판 속에서 임기 2년을 그럭저럭 유지해 왔다. 특히 그는 지난 두 번의 재·보선에서 수도권(인천 부평을, 수원 장안)에서 승리함으로써 당내에서 퇴진 목소리를 차단해 왔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정 대표의 사조직 운영 의혹과 지방선거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을 반대하는 등 ‘정세균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계 복귀를 앞두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강원 춘천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 전 대표는 ‘정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손 전 대표는 광주시장 예비후보자인 이용섭 의원과 이제학 양천구청장 후보 출마자의 출판기념회에 잇달아 참석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수도권, 호남 등 출마 희망자들은 출판기념회나 출마선언 행사에 그를 초청하는 등 ‘러브 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지방선거 지원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정계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손학규·정동영 거취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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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손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확률은 반반이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 전 경선에서 정동영 의원의 조직과 세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손 전 대표 지지자 가운데 일부는 확고한 당내 기반 확보를 위해 그가 당 대표에 출마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에 손 전 대표가 지금까지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볼 때 당권에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특히 당 대표 자리에 있으면 정국 운영의 한 쪽을 책임져야 하는 등 흠집이 날 수 있어 백의종군하며 대권 준비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당 대표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86세대의 맏형’인 송 최고위원은 현재 당 대표와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말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세력 확장과 인지도 높이기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당 지도부가 그에게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당 대표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 최고위원은 자청해 2월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검찰개혁·학교무상급식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강하게 발언하는 등 언론의 조명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공개석상에서 당 지도부의 정국 대응을 비판하는 등 일찌감치 정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고 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김효석 원장도 당 대표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이 야심차게 마련한 ‘뉴민주당 플랜’을 매주 한 가지 발표하고 있다. 교육, 환경 등 6대 분야에서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 그는 당 대표 출마 명분으로 옛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정신 회복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복당을 앞두고 있는 정동영 의원도 7월 전대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당 의장(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등 수많은 전국적 선거를 치러 왔기 때문에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선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비주류 측의 추미애·천정배 의원의 당권 도전도 점쳐진다. 추 의원은 최근 노조관련법 문제로 당으로부터 2개월 동안 당원권 정지를 받았다. 그러나 7월 당권 도전에는 지장이 없다. ‘미디어법 투쟁’을 하다가 국회로 돌아온 천정배 의원도 주위로부터 당권 도전 권유를 받고 있다. 비주류 측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추미애·천정배 의원 중 한 사람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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