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 상당수 한인들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의 눈부신 성적에 크게 감동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동적인 순간을 한국 TV방송으로 시청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NBC의 횡포
그나마 NBC방송의 올림픽 중계는 메달권에 들어있는 미국 선수들의 경기나 일부 인기 종목에 치중돼 있으며, 더구나 유럽 등 다른 국과 선수들에 비해 한국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전혀 없어 한인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NBC는 지난 20일 여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애미 윌리엄스 선수의 경기 장면은 물론 인터뷰와 시상식 장면까지 세세하게 방영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은 아예 방송하지 않았고, 16일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결승에서 모태범이 1위로 골인하는 장면도 이날 밤 늦게 녹화방송으로 내보냈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 20일의 한국의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1000미터 경기는 비록 녹화 방송이었으나 준준결승 경기부터 방영됐다. 이는 미국 대표인 아톤 오노가 참가했기 때문이다. 오노는 이번 올림픽대회에서 최다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 까닭에 NBC는 이를 중점적으로 선전해왔다. 지난 20일 1,000미터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오노는 역대 매달 획득 수 7개로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선수가 됐다. 지난 17일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결승과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등은 샤니 데이비스와 안톤 오노 등 미국 선수가 출전한 탓에 그나마 NBC ‘생중계’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인 탓에 대부분 LA지역 한인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선수들의 기록과 기사들을 통해 근근이 금메달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도 미국지역에서는 NBC방송의 독점권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동포들은 해적 방송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장면을 겨우 훔쳐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의 실시간 중계는 해외 접속 시 시청이 불가능하다. 또 ‘다음’과 ‘네이트’ 등은 한국 선수들의 출전 경기 때마다 동시 접속자가 몰려 심한 버퍼링으로 감격의 순간을 놓치기 십상이다.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방영하고 있는 NBC TV의 중계방송이 실질적으로는 3시간이나 늦은 것으로 알려져 일반 시청자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시애틀 타임즈가 지난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시애틀 주민들은 게임 당시의 중계가 아니라 한창 뒤늦은 3시간 후에나 경기를 TV로 볼 수 있다. 이는 NBC TV가 가장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인 저녁 8시부터 11시30분 사이에 경기를 방영하기 위해 일부러 방송 시간을 늦춘 탓이다. 시애틀 타임즈가 이를 보도한 후 NBC의 늑장 방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시애틀의 한인들도 이 같은 사실을 몰라 언론사 등에 게재된 게임 중계 시간표와 NBC 방영시간이 왜 몇 시간이나 차이가 나는지 의아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타임즈에 따르면 시애틀 주민들은 현재 동계 올림픽 경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많은 사람들이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고 있다. NBC가 16일 발표한 통계에서도 첫 4일간 1억2900만 명이 TV로 올림픽 게임을 지켜봤으며 이것은 2006년 동계올림픽보다 400만 명이나 더 많은 수치다. 특히 서부 워싱턴주민들의 경우는 밴쿠버 BC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3시간 늦게 볼뿐만 아니라 NBC를 제외하곤 중계조차 볼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는 중계권을 딴 캐나다 방송 채널이 서부지역 케이블에는 없기 때문이다. 또 NBC는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시애틀 타임즈 란 주드 칼럼니스트는 자신에게 들어온 이메일에는 심지어 NBC를 보이코트 하거나 FCC에 면허를 취소하도록 요구하자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난이 크게 일자 NBC 를 방영하는 시애틀 KING TV는 “서부 해안지역 3시간 지연은 KING TV가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라 NBC 측”이라고 발뺌하기도 했다. 시애틀 타임즈측은 “NBC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방영 시간을 지연한다면 수퍼볼 중계방송도 늦추겠느냐? 주요 경기를 사람들이 퇴근 후 집에서 보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아예 쉬는 주말에 하루종일 보도록 하지 않겠느냐”고 비꼬았다. 또 “NBC는 이 같은 서부 워싱턴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목소리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WSJ “모태범, 유일하게 국가 따라 불러” 한국선수 만세!
하이든은 1980년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린 제13회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1,000m, 1,500m, 5,000m, 10,000m에서 모두 우승, 남자부 전 종목을 휩쓴 빙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은퇴 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금은 미국대표팀 주치의로 대회를 참관 중이다. 하이든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16일까지 초반경기에서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한국 선수를 향해 “도대체 어디에서 온 선수들”이라며 “그들을 가르친 지도자들은 지금 절정의 행복을 누리고 있을 것”이라며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이날까지 빙속 4경기가 끝난 가운데 강국 미국이 단 한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했고 네덜란드도 스벤 크라머(24)가 남자 5,000m에서 우승, 겨우 체면치레를 한 상황이라 하이든은 변방국 한국의 선전을 경이롭게 쳐다봤다. AP통신도 ’한국이 롱 트랙에서 갑자기 강국으로 떠올랐다’는 기사에서 한국이 남은 8경기에서 메달을 추가한다면 더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표팀의 급성장을 높게 평가했다. 통신은 이승훈(21)이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이 산뜻하게 메달 레이스를 시작했고 여기서 얻은 자신감이 남자 500m에 출전한 모태범(21)에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모태범의 금메달로 오를만큼 오른 대표팀의 사기가 이날 이상화(21.이상 한국체대)의 여자 500m 우승으로 연결됐다며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특히 “500m는 내 주종목이 아니었다”던 모태범이 18일 장기인 1,000m에서 힘을 낼 공산이 짙고 이런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가 확산한다면 한국이 메달을 더 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지로 모태범은 은메달을 추가했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했다. |
NBC 동계올림픽 독점중계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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