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침체기를 맞은 미국 부동산 시장은 내후년인 2012년쯤에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버드대학 주거학공동연구센터의 니컬러스 레트시너스 책임자의 예측이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2012년께 회복하려면 선결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며 “우선 헐값에 팔리는 주택 수가 줄어들어 주택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매매되는 주택 중 3분의 1이 유질 처분되거나 공매되는 주택”이라며 “올해 말까지 헐값 주택들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IHS 글로벌 인 사이트도 향후 1년간 주택 가격이 3~5%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레트시너스 책임자는 또 “주택시장이 정부의 자금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작금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국 경제시장의 회복은 주택경기 상황에 따라 그 회복시기가 결정되어 질 것임을 역설해 주목을 끌고 있다. 미 주택시장의 경기 회복전망과 현황을 들여다봤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레트시너스는 “지난 4월 말로 끝난 주택구매자 세제 지원이 주택시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정부가 보증하는 주거용 모기지 비율도 2006년 30%에서 지난 3월 96.5%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오마바 정부의 주택경기 회복방안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는 “주택 가격이 주로 고용 추세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용 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실업자들이 신규 주택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근로자 중에서도 급여가 삭감된 사람들도 부동산 보유를 위해 현금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레트시너스는 다만 “고용과 성장이 강하게 나타난 지역에선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며 “한 예로 보스턴에서 실업률이 1월 9.3%에서 3월 8.3%로 하락했는데 이 기간 주택가격도 10.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작 기지개
S&P는 “금융위기 이후 붕괴됐던 집값이 바닥을 찍은 다음 서서히 오르면서 캘리포니아 건설업자들이 택지 매매와 신규 주택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값싼 부동산을 잡으려는 부동산업자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디에이고 집값은 올해 2분기 들어서 평균 15.8%나 올랐다. S&P는 “지난해에는 수십만 명의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 구매에 따른 세금 혜택이 돌아갔지만 집값은 오르지 않았다”며 “세금 혜택이 없는 지금 집값이 오히려 오르는 것은 전반적 경기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고용의 질적 개선이 가장 중요한 선행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16일자 기사에서 “올해 5월 약 4만1000개의 고용이 창출됐는데 그 중 3만1000개가 일용직이며, 이런 단기 고용 근로자들은 장기적인 자금이 필요한 주택 구매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급료를 장기적으로 보장하는 안정적 고용 창출이 부동산시장 개선의 뿌리인데 현재 미국 경제는 이 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모기지 채권 투자자들의 심리지수가 6월 들어 하락한 것은 이런 우려가 채 가시지 않았다는 방증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기다 미국 정부는 주택 구매자를 위해 세금 혜택을 부여하던 정책을 4월 말로 중단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 신뢰지수는 최근 하락 추세며 16일 미국 통계국이 발표할 주택구매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복세 2013년 이후 예상
한편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출기관들이 대출금보다 시가가 낮은 소위 ‘깡통주택’의 매각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격은 향후 3~5년간 통상적인 수준 아래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핌코는 10개 도시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통해 “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분명히 돌아오고 있으며, 이는 가격 하락을 막아주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거래가 제한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잠재적 규제 가능성, 늘어나는 저축률 등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막고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들이다. 다만, 핌코는 뉴욕과 워싱턴 등 리스크가 낮은 지역의 자산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투자를 촉진하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사모펀드들이 인수 대상을 찾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 보면서도 “대다수 부동산 가치는 오는 2020년까지 지난 2007년 기록했던 최고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올해부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이어 2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부상하고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 인도, 호주에 이어 우리나라를 주요 투자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침체기에서 벗어나 2010년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전년대비 4.5% 증가한 11조4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세계 부동산 투자가치는 6% 하락했지만 아시아태평양시장의 경우 8% 성장했다. 아시아태평양시장이 글로벌시장과 달리 성장한 것은 중국이 전년대비 29% 성장했기 때문이다. 2011년 말까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총 투자액 기준으로 영국과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시장가격과 공정가치(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를 기준으로 Hot(시장가격<공정가치), Warm(시장가격=공정가치), Cold(시장가격>공정가치)로 나눠 투자 적기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은 뉴욕, LA, 시카고,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은 북경, 상해, 시드니, 멜버른, 유럽은 런던, 파리, 브뤼셀, 모스크바 등이 Hot 시장으로 분류됐다. 우리나라는 동경, 홍콩, 뭄바이, 베를린, 로마, 마드리드, 프랑크푸르트 등과 함께 Warm 시장으로 꼽혔다. 토니 맥거프(Tony McGough) 대표는 “지난해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공정가치보다 시장가치가 높게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올해부터 눈에 띠는 가격조정을 거치면서 프라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 적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 회복세 꺾이나’ 연준 금리인상 지연설 ‘솔솔’
월가 투자은행들이 미 연준(FRB)의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2011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2분기, 늦어도 올해 안에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 경제 성장세가 예상 밖 부진을 보이자 금리인상 예상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JP모간은 지난 17일 미 연준이 오는 22~23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을 철회하고 “2011년 4분기가 되어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핵심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1%를 밑돌고 임금 상승률도 낮다”며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지만 상승률은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이 올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뒤집고 내년 1월말로 인상 시기를 늦춰 잡았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경제에 골치 아픈 일들을 만들고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미 연준이 경기 활성화 정책을 지속한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moderate) 성장세를 보였고 신규 일자리 증가도 신통치 않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급히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실업률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5월 신규 일자리는 정부가 제공한 임시직을 제외하고는 거의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주간 실업 수당 청구건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빈사직전의 고용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힘들고 소비도 늘어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0.2%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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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기름유출 와중에 요트여행 떠난 BP CEO
설상가상이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으로 꼽히는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의 주요 책임자로 몰린 영국 정유회사 BP의 CEO 토니 헤이워드(Hayward)가 또 구설에 올랐다. 지난 주말 휴양지에서 호화 요트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BBC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책임을 회피하는 답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헤이워드가 다시 한 번 집중 포화를 받게 됐다고 20일 보도했다. 헤이워드는 19일 아들과 함께 영국 남부의 휴양지 와이트(Wight) 섬 앞바다에서 JP모간 주최로 열린 요트 경기를 보러 갔다. 자신이 소유한 27만달러(약 3억2000만원)짜리 요트를 타고 아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장면이 그날 바로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대해 람 이매뉴얼(Emanuel) 백악관 비서실장은 “BP의 실수가 끊이질 않는다”며 “소원대로 헤이워드는 인생을 되찾았다”고 비꼬았다. 이전에 헤이워드가 피해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나도 내 인생을 되찾고 싶다”고 말한 것을 빗댄 것이다. 리처드 셸비(Shelby) 상원의원은 헤이워드가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비판했고,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피해주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모욕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파장이 커지자 BP의 대변인은 즉시 성명을 내고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휴가를 간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주말만 잠깐 보내고 온 것이니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해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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