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들의 2010년도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된 결과 희비가 엇갈리며, 올 상반기 각 은행별로 색다른 특색이 노출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 은행이라는 큰 틀의 공조화 현상 탓인지 그간 금융권 최대 관심사는 단연 리딩뱅크 역할을 견지해 온 한미은행의 증자성공 회생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미는 지난달 27일 8-K 공시를 통해 기존주주 권리주 청약(4,730만), 보통주 청약(7,270만) 등 1억 2천만 달러 규모 증자에 성공한 사실을 확정했고, 감독국이 명령한 1차 자본금 비율(9% 이상)을 맞춤으로써 급한 불을 끈 셈이다. 자칫 도미노 파산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잠재웠다.
물론 한국계 우리금융의 2차 대규모 증자참여(최대 2억 4천만달러, 3천만달러 추가 옵션 포함)라는 큰 숙제는 남겨져 있다. 하지만 이미 8부 능선을 넘어선 우리금융의 투자성사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이며, 이러한 한국계 자본의 대거 유입이 불러올 커뮤니티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오히려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급박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표된 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의 2분기 실적발표는 비교적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4대 한인은행들의 2분기 실적발표 등 상반기 성적표를 토대로 향후 주가전망 등을 짚어 보았다. 박상균 기자 <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과연 한국계 자본의 상륙에 따른 커뮤니티 은행 인수전은 한인 경제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지가 한인 은행가의 최대 관심사다. 연초 새한은행과 최근 한미은행의 증자과정에서 보여지듯, 한국계 자본의 유입은 기존 대주주들의 지분을 미미한 수준으로 희석시키며, 새로운 경영구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그간 로컬 재력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한인은행 지배구조가 확연히 깨어지며, 커뮤니티 금융권 전반에 걸친 대대적 인력재편과 현대화 작업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몇몇 한인은행권은 아직 대주주들의 입김에 경영권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속된 말로 “내(?) 은행”이라는 그릇된 관행이 남아 있지만 최근 수년 사이에 이런 지배구조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징조는 그동안 불합리하고 근대화된 형태의 기업구조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오답이 확인된 만큼, 한인은행권은 경영권과 직원이 합심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위기탈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증자에 따른 신규 자본조달이 결국 유통주식의 확대, 특히 거래량의 증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하루 거래량이 어느덧 평균 170만주를 넘어선 한미은행의 경우를 보더라도, 한인 금융권 모두 주주들을 의식한 합리적 경영정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일순간 주가폭락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공행진 윌셔은행의 추락의 의미
지난해 구 미래은행 인수 이후 자산고 기준 1등 은행(2분기 결산 34억 3,700만)으로 올라선 윌셔은행(심볼: WIBC). 이번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런 어닝쇼크를 예고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며, 결국 2010년도 상반기 다소 주춤거리며 흔들리는 기세로 마감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은 윌셔가 지난해 인수한 구 미래은행이 처음에는 장부상 순익을 늘리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부실대출 증대 등 걸림돌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분기 윌셔의 큰 특징은 크게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첫 적자를 기록한 후 바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희소식이었다면, 2분기에 막바로 적자전환을 기록했다는 점은 증권가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로 작용했다. 그나마 월가예상치 17센트 손실보다 2센트 줄인 15센트 손실로 선방한 것이 위안거리다.
특히 상장 한인은행 가운데 유일한 현금배당 투자처였던 윌셔은행까지 마지막 보루를 지키지 못하고 배당지급 보류를 결정한 것도 뼈아픈 소식으로 전해졌다.
이는 결국 윌셔-한미-나라-중앙 등 4대은행 모두 무배당 주식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당분간 한인은행 상장주식들은 안전투자처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동시에 주식투자의 또 다른 재미거리를 상실함으로써 보수적 관점의 장기 투자자들의 외면이 예상된다. 한미(HAFC)와 나라(NARA)의 치열한 2위 접전
현재 자산고 기준 한인은행권 순위다툼에서는 치열한 2위 전쟁이 볼거리다.
그 당사자들인 한미(심볼: HAFC)와 나라(심볼: NARA)는 이번 2분기 결산기준 1,400만 달러라는 근소한 차이로 또 순위바뀜이 이뤄졌다.
한때 자산고 40억달러를 넘어서며 부동의 1위를 고수했던 한미(29억 1,500만)로서는 결국 순익악화에 따른 지속적 자산상각이 이어지면서 덩치 줄이기가 불가피했던 것이 오늘날의 암울한 현실로 돌변했다.
굳이 부연해 말하자면 구 PUB 인수전 상황으로 백업했다고나 할까? 그만큼 M&A 인수합병이라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했다.
한편 한인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손실(2분기 1,695만달러)과 함께 자산고 면에서도 뒷걸음질이 거듭되고 있는 나라(NARA)의 후진(?)은 의외의 결과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현재 증자에 성공한 새한(SAEB)과 한미(HAFC)를 인수할 강력할 후보로 떠올랐던 은행이 바로 나라은행일 정도로 전망이 밝았었기 때문이다. 나라 입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두 은행들의 실족(?)을 내심 바랬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결과는 정반대 상황으로 연출됐다.
나라은행으로서는 새한을 획득했을 경우에는 윌셔를 제치고 자산고 1위 은행에 올라설 호기였으며, 만약 한미를 획득했을 경우에는 한인은행 최초로 50억달러 자산고를 넘어서는 명실상부한 리저널 뱅크로의 변신을 꾀해 볼만한 꿈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중앙은행(CLFC) “모처럼만에 기지개…그러나 실상은?”
이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초라한 4위권까지 크게 밀려났던 중앙은행(심볼: CLFC)의 자산고는 2010년도 2분기 결산기준 22억 7,500만 달러. 구 아이비(IVY) 은행 인수를 계기로 크게 벌어진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의 불길을 당긴 모습이다.
과거 구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한미 1강 체제에 나라-윌셔-중앙 3은행이 2위권을 형성하던 시절과 비교해 보면 턱없이 슬픈 현실이지만, 4대 한인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8%대 자본비율을 유지하는 등 추가 M&A 가능성이 열려 있어 언제든지 뒤집기 전략이 가능해 보인다.
더군다나 상장 한인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한 것도 큰 힘을 받으며, 향후 주가전망에 있어서도 상승탄력이 가장 기대된다는 평가다. 하지만 윌셔의 구 미래은행 인수에서 보여지듯, 중앙 또한 구 아이비은행 인수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숙제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