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국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 NBC방송과의 공동여론조사 결과 미국민 3분의 2 정도가 “미국 경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조사 때의 53%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보다는 야당인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응답자의 24%만이 공화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WSJ가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후 21년만에 최저 응답률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약간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이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오마바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의구심을 보이는 대다수의 미 국민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으로 민심이 이반되고 있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
민주당은 경제 등 주요 정책 수행능력 면에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나타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대결할 공화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피터 하트와 함께 이번 조사를 수행한 빌 맥인터프 공화당 여론조사원은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에 비해 적지만 민주당에 등돌리고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47%인 반면 48%가 탐탁치 않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관련 활동에 대해서는 미국민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졌다.
미 국민 대다수가 등 돌려
미국인 10명중 6명꼴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의문을 품고 있거나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올바른 것으로 여기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0%가 올해 미 의회 활동에 평균 점수보다 낮거나 사상 최저점을 매겨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상당한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있는 가운데 월가 투자은행의 양대 산맥이자 경쟁자인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의 스타 이코노미스트가 상반된 전망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어스(41)가 3분기 미국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반면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64)는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아 누가 맞을지 양사의 기업 경쟁만큼이나 흥미를 끌고있다고 전했다. 두명 모두 월가에서 경기 예측의 정확도에서 손꼽히는 쪽집게로 불려왔던 스타급 이코노미스트인데다가 경기 전망이 이례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들 두명의 경기 전망은 곧 골드만과 모건스탠리의 하반기 투자 영업 전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볼만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월가 최고의 비관론자로 불리는 골드만 삭스의 해치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고 실업률은 오르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치고있다. 물가와 임금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지게되면 간신히 회복기에 들어선 미국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무기력한 회복(anemic recovery)이라고 진단했던 하반기 경제 전망을 한단계 더 하향 조정해야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관론과 낙관론 혼재양상
그는 일단 지난주에 발표된 지난 2분기 미국경제 성장률(2.4%)이 2%에 그칠것으로 예견해 3.8%의 견조한 성장을 예측했던 모건스탠리의 버너보다 더 근사치에 가까웠다. 해치어스는 올해 들어 월가에서도 최고의 쪽 집게로 꼽히고 있는데 최근 아리조나 대학이 선정하는 경제 전망 최고 이코노미스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베테랑인 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 전망에서 일부 예측이 어긋난 부분을 인정하면서 하반기 전체 전망은 자신의 분석에 대해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하반기에 기업의 잉여 생산은 신속히 줄어들어 기업 재고감소와 기업 수익률 회복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또 가계의 부채 감소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에 소비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물가가 2%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며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1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양측은 따라서 하반기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해치어스는 연방정부가 긴급히 추가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서 대공황 시절의 가격하락과 임금 폭락 현상을 미연에 차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있는 버너는 추가 경기부양책에 반대한다. 그는 추가 부양책이 정부 재정위기만 가중시키고 결국 이자율 상승과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대신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기위한 고용촉진 감세 정책이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대출을 완화해주는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위험천만
한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이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완전한 회복까지 가기에 갈 길이 멀다”면서 “아직 대다수 미국인들은 실업·주택차압·저축부족 등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그 속도가 완만하며, 이에 따라 당분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날 대공황에서 배운 교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금리의 지나치게 빠른 인상을 조심하고 정부는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을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너무 빠르게 긴축 정책에 나서는 것을 조심해야한다”면서 “실업 문제가 성장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될 때까지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로는 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그는 “주택 시장은 높은 공실률과 주택 차압 등이 주택 가격과 신규 건설을 짓누르며 미약한 수준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과 신용경색이 오피스·호텔·쇼핑몰 등의 건물에 대한 투자를 막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