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 내부단속 강경책 발동 걸린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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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국 외교관이나 공관원들의 잇단 탈선행위가 도를 넘자 외교통상부(장관 유명환)와 주미 대사관(대사 한덕수)이 미국 주재 공관원들의 근무태세 강화와 기강 확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한덕수 주미대사는 미국 내 전체 한국 공관과 한국정부 관련 기관들에게 공문서한을 보내 공관원들의 품위 유지와 임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한덕수 대사는 공관원으로서 기강이 문란하거나 공관원으로서의 위신을 추락 시킬 시, 즉각 한국으로 소환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례적인 주미대사의 지휘 서신은 최근 워싱턴DC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마사지 팔러 출입 사건과 근래 발생한 공관원들의 탈선이 미국과 한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의 이미지의 큰 손상이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LA총영사관을 둘러싸고 흉흉한 괴소문이 나돌고 있어 주미대사관은 물론 한국 정부가 물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최근 남가주 지역에서 한국 공관원이 매춘 단속에 적발되었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주미대사의 기강 확립을 촉구하는 서신이 예사롭지가 않다. 올해 들어서 한국이나 외국 언론에 보도된 한국 외교관들의 탈선 사건은 5건이지만 보도가 되지 않은 사건만도 10여건이 넘는다.
그 중 LA총영사관(총영사 김재수) 관할 지역에서 한국 공관원과 정부 파견관, 그들의 가족(관용여권 소지자)들이 성희롱, 교통위반, 불륜관계, 도박장, 골프장 출입 등등으로 논란이 야기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영사관의 영사 신분 공무원은 면책특권이 있으나 기타 공관 직원들이나 한국 정부 산하 기관 요원들은 면책특권이 없다. 이 중에는 현지 동포들이 공관원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것도 있다.


상습적 탈선 범법행각


올해 문제가 된 한국 외교관 탈선 사례를 보자.
최근 주미한국대사관의 고위 외교직 간부가 버지니아의 한 퇴폐 마사지업소에서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어났다. 특히 이 외교관이 마사지를 받은 시점은 천안함 사건이 터진 후인 지난 4월로 공직기강 확립이 강조되던 때로 전해져 문제가 커졌다.
문제의 외교관은 국정원에서 파견 나온 H씨로 그는 지난 4월27일 저녁 6시경 라우든 카운티 스털링에 소재한 한국계가 운영하는 ‘그린 세러피(Green Therapy)’라는 마사지 팔러에 들어갔다가 단속 나온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체포된 H씨는 퇴폐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신분이 외교관이라 일단 석방됐다. 이 사건으로 H 씨는 지난 6월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주미대사관에 근무한지 1년도 안되었다.
이와 관련 주미대사관측은 일반적으로 외교관이 현지 법을 어기면 국무부에서 해당국 대사관에 통보를 하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통보도 접수치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대사관 직원이 마사지 팔러 현장에 출입한 것은 확인됐다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이상한 해명을 내놓았다.
한편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도 12일(한국시간)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던 한 공관원이 그런 업소에 갔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H씨가 이용했던 마사지팔러는 ‘그린 세러피(Green Therapy)’란 상호의 퇴폐 업소로 한인 여성인 권모씨(41) 등이 운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 업소는 개업한 지 2년이 채 안됐지만 동포사회에서 ‘화끈한 서비스’로 소문이 나면서 금세 유명세를 탔으며 그래서 경찰도 예의 주시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 만취 교통사고


지난 5월에는 독일 언론들이 주 독일 한국대사관 고위 외교관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고 크게 보도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지난 5월 6일 새벽 주 독일 대사관 소속 공사 참사관인 A씨는 현지 시각으로 베를린 시내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다.
A씨는 대사관 직원들과 저녁을 함께 한 뒤 차를 몰고 가다가 사고가 났으며, 맥주 몇 잔을 마셨지만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트’지와 베를리너 차이퉁 등 독일 언론들은, 한국 고위 외교관이 음주 운전으로 교통 사고를 냈지만 음주 측정을 포함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외교관 면책 특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독일 외무부는 한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불러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리비아 당국이 한국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해 파문이 일어났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달 주 리비아 한국 대사관 소속 한국인 직원 1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하고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현지에서 북한과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던 중 불법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추방당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상득 의원과 국정원 대표단을 파견해 일단 불을 껐으나 아직도 찜찜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관 아들 마약 상습복용


지난 2007년에는 한국 외교관 아들의 ‘마약 탈선’ 사건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 아들은 외교관 여권으로 마약을 밀반입해 더욱 문제가 컸었다.
당시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캐나다에서 엑스터시를 밀반입해 상습 복용하고 판매한 혐의로 해외 주재 현직 외교관의 아들 김모(24·대학생)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2007년 3~4월 두 차례 캐나다를 방문해 엑스터시 300여 알을 산 뒤, 이를 담뱃갑에 숨긴 채 국내에 들여와 모텔 등을 돌며 복용하는 것은 물론, 나이트클럽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김씨는 적발된 엑스터시 300여 알을 모두 30만원에 구입했으나 국내에서는 한 알당 5만~10만원씩 받고 팔아 15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출입국시 외교관 자녀에게 발급되는 외교관 여권을 사용했으며, 마약을 소지한 채 무사히 공항 심사대를 빠져 나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검문 검색을 한 번도 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외교관인 부모를 따라 해외 생활을 많이 했으며 캐나다 거주 경험을 통해 현지에서 엑스터시 구입 경로를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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