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11월 재선도전 어바인市 강석희 시장

이 뉴스를 공유하기





어느덧 미주 한인들의 이민역사가 107주년에 이른다. 오는 2013년이면 이민 110주년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셈이다. 미주 땅의 경우 한인 선조들이 펼친 조국을 향한 독립운동 활동, 그리고 광복 이후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살아온 한국인의 피와 한이 서려있다.

특히 오는 2012년에는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로 재외국민들의 투표권이 살아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해외한인, 특히 미주 한인들의 위상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이민 1세대부터 현재 3세대에 이르는 미주 한인이민 역사는 과연 어떤 발자취를 남겼으며, 어떠한 역사를 그리고 있을까.

미주 한인사회 대표 주간지로 꼽히는 <선데이저널>은 미주 한인들의 성공적 삶들에 대해 시리즈로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편으로 남가주 한인 최초 직선제 시장직에 오른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을 인물탐구로 만나본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2010년 6월 셋째 주 화창한 토요일. 기자는 미국에서도 가장 안전한 도시로 손꼽히는 어바인 시의 한 주택가를 찾았다.

따스한 햇살이 내려 쬐는 아침이 고즈넉한 가운데 주말임에도 유독 바삐 움직이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남가주 한인 최초로 직선제 시장 직에 오른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이다.

수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재선거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그는 홀로 ‘재선 캠페인’에 분주한 것이다. 이날은 오전에만 신장병 가족 돕기 캠페인, 남가주 한국학원 졸업식 등 주류사회와 한인 커뮤니티 행사가 동시에 겹쳐 있어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마음이 조급해 보였다.

이렇듯 바쁜 일정 속에 살아가기에 언제부터인가 강 시장은 아침을 챙겨먹는 일이 뒷전이 돼버렸다. 부인의 신신당부도 뿌리친 채 특유의 강씨 고집인지 이날도 우롱차 한잔과 로컬 주요 신문을 꼼꼼히 훑는 일로 일과를 시작했다.
 
“나 홀로 캠프 가동”

오는 11월 열리는 공직자 선거. 강석희 시장은 현직 시장이기에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지만 절대로 방심할 수 없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치는 이웃들과 가벼운 악수 등 스킨십을 통한 유대관계 또한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 선거에서 주위의 약세 예상을 깬 강 시장의 전략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 색채의 강 후보를 반대하는 세력인 보수층 백인 유권자 공략을 위해 가가호호 2만 가구를 찾아다닌 발품이 큰 빛을 본 바 있다.

결국 정치인의 성공비결로 그는 “공인으로서의 삶, 정치인의 삶의 토대가 무엇보다 인간관계의 원활한 소통이라는 자신의 생활신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날의 첫 공식일정은 UC 어바인 캠퍼스에서 개최된 한 신장병 가족 돕기 행사였다. 자신의 오프닝 연설시간이 30여분 남았음에도 미리 행사장에 도착한 강 시장은 참가자들과 함께 체조도 즐기고 담화를 나누는 등 영락없는 동네 이웃 아저씨로 변신했다.

이미 소문난 그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능력만큼 출중한 영어 실력으로 멋들어지게 주류사회 이웃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신장이식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500여명의 가족과 후원자들과 한데 어우러져 걷기 캠페인에 동참하자, 한줄기 희망의 빛을 이끌고자 참석한 참가자들은 일일이 강 시장과 악수를 청하며 친근함을 건넸다.

이처럼 강석희 시장은 공직에 있다 보니 수많은 주류사회 행사에 초청돼 참석하는 일이 잦다. 이와 관련 강 시장은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솔직히 미국인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참여의식이 부럽다”며 “미주 한인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동병상련을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라든지 건전한 도네이션 문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상인의 피 “정직과 신뢰”

강석희 시장의 지인들은 한결같이 “긍정적 삶의 태도와 인간과의 신뢰를 토대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며 “또한 특유의 화술만큼은 어느새 달변가로 정평이 나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에게 최고의 상도를 지향했던 개성상인의 피가 흘러서일까. 강 시장은 “지금은 작고하신 두분 부모님이 개성상인이었다”며 “어려서부터 귀에 닳도록 사람과 사람과의 신뢰를 꼭 지키라는 말을 새겨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강 시장은 이민생활의 대부분을 함께 했던 전자제품 할인매장 서킷시티에서 일하는 동안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입사 4개월 만에 판매사원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그의 열정은 빛났고, 소수계 한인 이민자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이 부인 최원희 씨, 장남 알란과 함께 딸 앤지 양의 졸업식에
참석했다. 교육도시 어바인 시를 이끌고 있는 강 시장은 모든 교육의 출발은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어느덧 머나먼 이민 길에 오른 지 어언 33년. 강 시장의 이민생활은 그렇게 시간이 훌쩍 지났건만 부인 최원희 씨, 그리고 슬하에 두고 있는 알란, 앤지 1남 1녀와의 이국생활이 그저 꿈결 같다.

하지만 강 시장은 정치인으로 뛰어들면서 자녀들과의 소통이 줄어들었던 게 못내 미안할 뿐이다. 어느 날인가 성적이 크게 떨어진 큰 아들을 꾸짖자 대뜸 “아버지는 우리가 자라면서 곁에 필요로 할 때 어디에 계셨나요”라고 따져 물을 때 일순간 충격에 빠졌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교육도시 어바인 시의 미래를 주저 없이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도시’라고 말한다.

아울러 한국인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뿌리교육의 중요성 또한 코리안 아메리칸들에게 남다르다는 것을 일깨운다.

이에 남가주 한국학원의 졸업생들이 배출되는 날. 어바인 시 한 학교강당을 빌려 조촐히 치러진 졸업식에서 그는 연설을 통해 한인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강 시장은 “맨손으로 이민 길에 오른 1세인 내가 열심히 일하면서 꿈을 키우다 보니 이렇게 대도시의 시장이 됐다. 여러분들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미래다. 그 꿈의 한계는 저 하늘 넘어 무궁무진할 것이다”고 당부했다.
 
최근 근황과 향후 계획

이처럼 미주 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교육도시로 탈바꿈한 어바인 시. 그 중심에 미국인 이웃들에게도 이제는 친숙한 이름이 되어버린 ‘수키 캥(Sukee Kang)’이 우뚝 서 있다.

지난해 ‘유리천장 그 너머’라는 자서전을 출간한 강 시장. 최근에는 이 책의 영어버전인 2세들을 위한 영문 자서전을 틈틈이 집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 강 시장의 최대과제는 어바인시 시장직 재선 성공이다.

총 21만 인구에 유권자가 11만 명인 어바인 시.한인 거주자들의 숫자도 2만 명에 육박해 10% 거주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재선 도전에 있어 한인 유권자들의 도움도 절실하다.

이와 관련 강 시장은 “한인들의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서 한국인 출신 시장으로서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있다”며 “한인들 또한 유권자 등록과 함께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만약 한인 커뮤니티의 큰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더 큰 정치무대로의 진출을 꿈꾸고 싶다”는 그. 강 시장이 정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의 뒤를 잇는 날이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 것은 기자의 욕심일까. 한번쯤 되묻게 되는 하루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