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주식 거래량 이상징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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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undayjournalusa

한미은행의 주가가 마치 폭풍전야를 앞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최근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숨 고르기 양상이 뚜렷한 탓이다.

올 초부터 한미은행 주식은 ‘우리금융으로의 피인수 가능성’을 호재로 삼아 3개월 평균치하루 거래량이 200만주 가까이로 크게 늘어났었다. 이는 증자를 하기 전 전체 주식수인 5,000만주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약 4%대 회전율을 꾸준히 나타낸 셈이다.

하지만 최근 1~2주간 거래량을 보면 100만주에 채 못 미치는 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욱이 이는 한미은행 주식이 대규모 증자를 통해 1억 5천 만주를 웃도는 주식으로 탈바꿈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1%에도 못 미치는 바닥권 회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미은행 주식의 씨알이 말랐다’는 역발상적 해석이 가능한 상황으로, 폭등 혹은 폭락의 전조현상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은행 고위급 간부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최근 심각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이를 집중 추적했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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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의 노광길 이사장을 비롯해 안이준, 이준형, 김선홍 등 주요 이사진이 참석한 긴급 이사회에서 최근 ‘내부자 정보 유출건’이 주요 화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지난 748호 ‘한미은행 내부자 정보망 뚫렸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꼬집은 대로, 한미은행 고위직 내부자들만이 알아야 할 고급 정보가 잇달아 언론으로 흘러나가는 정황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는 얘기다.

지난 10일 오후 5~6시 즈음 마무리된 한미은행의 정기 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오늘(10일) 자로 가주 은행감독국(DFI)으로부터 우리금융 인수 건에 대해 승인이 이뤄졌다”는 빅뉴스를 담고 있었다. 따라서 이날 이사회에서는 “워낙 중대 사안이니만큼 이를 공시하기 전까지 비공개로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다음날 11일 모 언론사 1면 헤드라인 뉴스로 이 같은 소식이 다뤄지자 한미은행 고위 간부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스닥 상장사인 한미은행의 사운이 걸린 주요사안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흘러나간 탓이다.

이를 놓고 한미은행 내부적으로도 “이 기회에 정보 유출자를 색출해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SEC 규정에 위배되는 이러한 범법행위가 묵시된다면 언젠가 발생할지 모를 주주들의 손해배상 소송 청구 등 잠재적 악재를 키우는 것이다”는 강경대응 여론이 조성됐다고 한다.


이사진 내분설의 진실

현재 한인 금융가에서는 “우리금융으로의 피인수를 목전에 두고 한미은행 내부에서 치열한 암투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근거로는 한미은행이 우리금융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이사진 5명을 우리(Woori) 측이 선정하고, 기존 한미은행 이사진 중에서는 단 2명만이 살아남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은행 내부적으로도 대주주 1명, 그리고 실무를 담당하는 미국인 이사 1명 정도가 이사진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전해진 바로는 이사진 전원이 이미 사실상의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우리금융 측의 최종 ‘간택’이 이사진 합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은행의 한인 대주주인 3명 이사진의 행보가 눈에 띈다. 현재 이사진 주식 보유수 1, 2, 3위를 다투는 노광길, 이준형, 안이준 씨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금융으로의 피인수를 주도하며 한미 양국에서 가교역할을 펼친 노광길 현 이사장의 이사직 입성이 단연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불거져 주목을 끈다.

현재 노광길 이사장은 한미은행 주식 총 2,934,838주(1.94%), 이준형 전 이사장은 2,720,105주(1.79%), 안이준 이사는 1,492,526주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마감된 증자를 통해 노광길 이사장과 이준형 이사의 지분 분포 간격이 상당폭 줄어든 것이 눈길을 끌며, 상대적으로 안이준 이사는 30만주 만을 청약하며 몸을 사린 게 특징이다.

따라서 노광길-이준형 이사 간 최종 이사진 합류를 향한 힘겨루기가 한창인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사진들간의 다각도 합종연횡이 가능하다는 계산에서다.

이러한 가운데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인 노광길 이사장과 김선홍 이사 간 미묘한 관계가 감지돼 눈길을 끈다. 최근 김선홍 이사는 이메일 공개질의를 통해 “주요 안건이 다뤄지는 은행 이사회를 오후 3시 넘어 진행하는 것은 순전히 노광길 이사장의 개인 스케줄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노광길 이사장vs이준형-안이준-김선홍 연합라인’의 격돌이 가시화됐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내부자 거래동향 “강한 자신감”


















▲ 지난달 26일자로 한미은행 브라이언 조 CFO가 당일
최저가였던 1달러 20센트에 3만주의 주식을 추가 매입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한미은행 이사진과 경영진의 주식거래 동향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들 고위급 간부들의 거래패턴에서 강한 자신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지난달 완료된 1억 2천만 달러 규모 증자과정에서 주요 고위급 간부들이 일제히 청약에 동참하면서 약 350만주 가까이 크게 주식 수를 늘린 것은 그 징후의 일부다.

더 주목을 끄는 것은 이번 증자 청약의 조건이 최대 기존 보유주식만큼을 1달러 20센트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는데, 은행 재정을 도맡고 있는 브라이언 조 CFO가 추가매수를 통해서도 그 주식 수를 늘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조 CFO의 거래일지를 살펴보면 오비이락 격인지 지난달 26일 장중 최저가를 찍었던 1달러 20센트에 3만주(36,000달러)를 추가로 매입(Purchase)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놓고 한인 금융가에서는 “은행 CFO가 주가부양에 대한 어떤 확신이 없었다면 저러한 거래를 감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입방아를 찧으면서도 “그만큼 한미은행의 저평가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한미은행의 일봉 그래프에서 최근 2주간인 10거래일의
하이라이트 동향을 봤을 때 100만주 이하로 일 거래량이
확연하게 줄어든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미은행의 최근 거래량 급감을 놓고 증권가의 해석 또한 분분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 한미은행의 총 주식 수는 5천 만주에서 1억 5천 만주 이상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한 상태다.

반면 주식 거래량이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현 가격대에서 거래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로&램버트 그린뮤추얼 증권의 노찬도 투자분석가는 “바닥권을 찍고 있는 주식의 거래량이 급감했다면 기술적 분석 상으로는 호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그 주식에 대한 기관투자가 등 매수 세력들의 매집이 끝났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역으로 이 주식이 악재를 앞두고 있는 것이라면 급속도로 주가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한편 한미은행 주식은 최대 2억 4천만 달러까지 투자가 가능한 우리금융지주사의 투자분(2억주)까지 합산될 경우 총 발행주식 수가 3억 5천 만주까지 늘어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지난달 완료된 한미은행의 1차 증자분의 투자가 관망세를 이끌었다면, 우리금융의 투자가 확정될 경우 주가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엇갈린 기사 “승자는 누구?”





로컬 언론 vs 주류 언론 상반된 보도



지난 9일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파이낸셜(HAFC)은 ‘10Q 보고서’를 통해 몇 가지 눈에 띌만한 내용들을 공시했다.

이를 살펴보면 한미은행이 과연 금융 감독국이 요구한 자본비율을 맞췄는가의 여부, 그리고 최대 관심사인 우리은행 투자 건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주류 경제지인 ‘the street.com’의 지난 12일자 기사를 보자. 이 신문은 뉴욕발 기사로 ‘Bank Failures Likely to Continue(은행폐쇄는 지속될 것 같다)’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올 상반기에도 적잖은 은행이 문을 닫았다”며 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한 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덩치가 큰 한미은행의 근황을 비교적 상세히 다뤘다.

이 기사내용의 골자를 보면 “한미의 이번 10Q 보고서는 가주 은행감독국(DFI)과 FRB가 7월말까지 요구한 9% 이상으로 자본비율을 높이라는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한미 측은 한국에 본사를 둔 우리금융과의 2억달러 규모 투자 인수안 또한 보증할 수 없다고 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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