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영상] LA 한인축제재단 배무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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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undayjournalusa

미주 한인 이민역사의 한 페이지를 수놓고 있는 소중한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LA 한국의 날 축제’다. 해외동포 최대 한인밀집지역인 LA를 무대로 펼쳐지는 미주 한인들의 축제는 어느덧 횟수로 제37회째를 맞게 됐다. 올해 축제는 LA 서울국제공원에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일정으로 펼쳐지게 된다.

세계를 통틀어 최대 해외한인들의 축제로 성장한 이 행사에는 무려 30만 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오고 갈 정도로 그 덩치가 훌쩍 커버렸다. 따라서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잔치를 주관하고 있는 LA 한인축제재단(회장 배무한)은 현재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다.

연초만 해도 축제재단이 두 패로 나뉘는 바람에 내분을 둘러싼 암투가 외부로 노출되는 등 자칫 축제행사 진행이 불투명질 뻔 한 위기에 몰렸었던 터라 여전히 산적한 숙제거리가 수북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단의 위기상황에서 수개월째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긴박하고 미묘한 시점에 구원투수를 자처한 LA 한인축제재단 배무한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를 만나 숨 가쁜 막바지 축제준비 과정과 진솔한 삶의 뒷이야기를 함께 들어봤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영상구성 : A. Ro / 편집 : 박상균> – 제작 : YouSTar MeDia


















▲ 내분을 겪은 LA 한인축제재단의 새로운 위상정립을 위해 배 회
장은 1인 지도체제가 아닌 회장-이사장과 이사진이 함께 어우러진
집단지도 체제를 선택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LA 뿐 아니라 남가주에 거주하는 60만 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행사가 있다.

LA 한국의 날 축제. 이름만 들어도 고향의 향수가 물씬 풍겨나는 이 행사는 어느덧 올해로 제37회째를 맞았다.

힘들고 지친 이민생활에서 이처럼 미주 한인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한바탕 축제가 또 있을까.

기자 또한 지난 2002년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축제 행사장인 서울국제공원을 찾았을 정도로 늘 기대되고 또 기대되는 행사다.

그런데 올해는 잔치를 앞두고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로 축제의 구심점이 돼야 할 LA 한인축제재단이 송두리째 흔들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계무림 전 이사장과 몇몇 이사진의 알력다툼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올해 축제는 존폐위기까지 거론됐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하고 축제재단은 마침내 새 구원투수를 얻었다.

그 주인공은 전 미주한인 봉제협회장인 배무한 씨로 현재 LA 한인축제재단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금요일인 17일 오후. 축제를 약 2주 앞둔 상황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는 배무한 회장을 그의 사업장에서 만났다.

인터뷰 당일에도 한 차례 약속시간을 미룰 정도로 너무 바빴던 배무한 회장. 생업에 복귀했음에도 여전히 축제준비 걱정부터 늘어놓는 그는 온통 한인들의 잔칫일로 머릿속이 가득 찬 듯 했다. 
 
LA 한인축제재단 명예회복


















▲ LA 한인축제재단 배무한 회장

ⓒ2010 Sundayjournalusa

단도직입적으로 배 회장에게 물었다. 축제가 앞으로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간 재단을 맡아보니 어떤 고충이 있었느냐는 질문이었다.

“축제재단을 맡고 보니 적자폭이 너무 커진 것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사실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도 바쁜데 올해 축제를 홀로 꾸려나간다는 것이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배 회장 특유의 오기가 발동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배 회장은 취임하고 나서 과감히 재단의 체질 변화를 선택했다.

과거 이사장 중심의 운영체제를 포기하고 회장과 이사장, 그리고 이사진이 함께 하는 공동 집단 운영체제로의 변신을 꾀한 것이다.

결국 배 회장을 포함해 최충 이사장 등 12명의 이사진이 혼신의 힘을 합쳐 재단재건에 주력했고, 자칫 불발탄이 될 뻔 했던 올해 행사준비도 거뜬히 소화해냈다.

이처럼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배 회장의 타고난 성격이 위기에 빠진 축제재단을 살리는데 특효약이었던 셈이다.

물론 아직 올해 축제의 뚜껑조차 열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90% 이상의 부스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주위에서 크게 우려했던 만큼의 실패는 거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 축제재단 내분사태에 따른 한국 대기업과 주류기업들의 스폰서십 외면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적으로 한인인구가 적은 뉴욕 축제행사에 비해서도 그 후원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배무한 회장은 오히려 자신의 임기 내 치러질 내년 제38회 행사에 더욱 애착을 갖고, 현재의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1년까지 2년 회장임기를 끝마친 뒤 미련 없이 떠날 겁니다. 다소 흔들린 재단을 다시 일으켜 1세와 1.5~2세를 아우르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청사진을 완성시킬 자신도 있고, 뜻을 이뤘다면 멋있게 2선으로 물러나야죠”

 


<영상구성 : A. Ro / 편집 : 박상균> – 제작 : YouSTar MeDia

솔직 담백한 경상도 사나이















 
▲ 배무한 회장은 지난 2008년 유공재외동포 포상에서 한미간 우호증진, 동포사회 발전에 힘썼
다는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바 있다.

배 회장은 로컬 한인 커뮤니티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인사다. LA다운타운 자바시장 봉제업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입지전적 인물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LA 한인회장, LA 평통회장 등 굵직굵직한 단체장 하마평에 자주 오르면서 알게 모르게 유명인사가 돼버렸다.

배 회장은 본래 남미 출신으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의류사업을 하던 중 지난 1988년 38살 늦깎이 나이로 LA에 이주했다. 비슷한 분야이기는 하나 1990년대부터 뒤늦게 뛰어든 생소한 분야의 봉제업에서 20여 년 간 장수할 수 있었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봉제업체 E&C 패션을 창업해 5만 달러에 불과했던 연 매출규모를 천 배 이상 길러낸 마이다스 손의 비밀은 그의 정도 경영에 있었다. 대형 브랜드들의 물건을 받아 납품하는 OEM을 도맡다 보니, 항상 노동법을 잘 준수하고 경영 투명성을 유지한 것이 꾸준한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힘들어진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한 봉제업계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봉제업계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동법 준수 등 정도를 걸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국 정계진출 ‘소문의 진상’

배무한 회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MB 미주후원회를 이끌었던 이력에서 보듯 다소 정치색이 다분한 보수인사로 비쳐진다. 따라서 그의 얼굴에서는 정치인의 이미지가 겹쳐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정계진출 등 그 의사를 물으면 본인은 손사래를 쳤다.

“제가 시민권자입니다. 굳이 시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 정계에 진출할 마음은 정말 제로(zero) 퍼센트입니다. 미국에 살면서 미주 한인들이 주류사회와 더불어 호흡하며 살아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미주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재외동포참정권 시대를 맞아 한인사회가 한국정치에 휩쓸려 분열되지 않았으면 해요. 벌써부터 주위에서 과열양상이 보이는데 솔직히 걱정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차기 LA 한인회장, 평통회장 등 배 회장에게는 유독 수많은 꼬리표와 함께 끊이지 않는 소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당사자인 그는 명료하고도 명쾌한 답변으로 한인사회에 한 가지 물음표를 던지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실 한인회장을 하고픈 욕심은 있었어요. 그런데 출마를 결심하기도 전에 나를 둘러싸고 귀에 담을 수도 없는 음해성 괴소문이 나돕디다. 내용을 접하고 보니 부인 뿐 아니라 딸자식 가진 아비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의 수준이 이 정도구나 하는 생각에 깨끗이 마음 접었습니다”

 


<영상구성 : A. Ro / 편집 : 박상균> – 제작 : YouSTar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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