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박산업의 중심지인 네바다주 라스베가스가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는 라스베가스가 처음 사막에 자리 잡은 1940년대 이후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정도다.
다른 주에서는 경기회복의 조짐이 서서히 보이고 있는 반면 라스베가스의 추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윤 인턴기자>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네바다주의 실업률은 현재 14.4%로 미국 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라스베가스는 이보다도 더 높은 14.7%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네바다주는 주택 압류 실적에서 44개월 연속으로 전국 1위에 오르는 불명예스런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최근 라스베가스 내 호텔과 카지노 등은 약 4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리노베이션 등을 위해 일부 문을 닫는 등 긴급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있다.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대학 게임연구소의 데이비드 슈워츠 소장은 “도박으로부터 오는 수입이 벌써 3년째 줄어들고 있다”며 “9.11 테러 이후에도 2년 동안 침체기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네바다 주민들의 소비심리가 많이 줄어든 것 역시 라스베가스 경제가 도박과 같이 한번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산업에 중점을 둔 탓으로 풀이된다. 역사적으로 봐도 미국인들은 경기침체가 오면 관광과 도박 등 소비성 지출을 가장 먼저 줄여왔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또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노후대책 문제와 점점 하락하는 주택시세 때문에 이른바 ‘큰손’들이 예전처럼 도박장에 마음 놓고 앉지 못하게 된 상황도 라스베가스 경기회복의 큰 걸림돌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라스베가스에 관광차 방문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난 반면 도박을 즐기는 인파는 크게 줄어들었다. 더불어 라스베가스 고정수입을 이끌었던 네바다 주민들의 카지노 행렬도 높은 실업률 때문에 줄어든 상태여서 단기간 내 빠른 경기회복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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