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본지(757호, 10월17일자)에 보도된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LA 방문 중 한 발언의 일부 내용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본지는 지난 기사에서 “한국의 날 행사 참석차 LA를 방문 중인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LA한인 언론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주지역 비례대표 후보로 김재수 총영사와 남문기 회장을 거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 최고위원이 LA를 떠난 후인 지난 6일 미주한국일보에는 <김재수 총영사·남문기 회장 0순위?>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에는 ‘한국의 날 행사 참석차 LA를 방문 중인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귀국 전날인 4일 저녁 LA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주지역 비례대표 후보로 김재수 총영사와 남문기 회장을 거명해 화제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투표율이 높아야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배정된다”며 투표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한인사회 비례대표 후보라면 김재수 총영사와 남문기 회장 외에 누가 있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비례대표 거론 자체가 불문율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재외동포들의 투표권이 실시되는 것과 관련해 ‘비례대표제’는 특히 LA동포사회에서는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다. 재외국민참정권과 관련해 과연 해외에서 몇 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나오는가가 가장 큰 관심사인 탓이다.
그만큼 참정권 실시를 앞두고 특정 인물을 비례대표로 거론한다는 자체부터가 불문율인 셈이다. 그런데 여당 실세 중 실세인 홍 최고위원이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실명으로 예상 후보를 거론했다는 보도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의 기사가 보도된 직후 홍 최고위원 측과 LA총영사관 측은 동시에 항의했다. 요지는 “그날 간담회 석상에서 홍 의원이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김 총영사와 남 회장의 이름을 거론한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LA총영사관 측은 “한국일보가 소설을 썼다”고 격분하며 “특정인(남문기 지칭)을 위해 의도적으로 내보낸 기사”라고 흥분했다. 더 나아가 “당시 간담회 석상에 김 총영사가 홍 의원 옆에 앉아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김 총영사는 홍 의원이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영사관 측은 “한국일보 기사와 관련해 항의를 했으며 한국일보 측이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간담회에 한국일보 기자 이외에도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있었다. 그 기자들에게 확인을 하면 다 밝혀질 이야기”라며 적지 않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국일보 측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한국일보 측은 “간담회 석상에서 홍 최고위원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밝힌 것”이라면서 “나중 이 사안이 중요해 편집국 논의에서 비록 ‘오프 더 레코드’였지만 보도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 신문은 ‘기사와 관련해 사과를 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오프 더 레코드’를 지키지 못했던 점을 해명한 것이지 기사 내용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본지는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한인 언론사와 접촉했다. 그러나 방송사와 신문 보도국장과 접촉한 결과 “당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이들 언론사의 데스크들도 ‘오프 더 레코드’라는 전제가 붙더라도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특정 인물이 거명됐다면 보도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최고위원이 문제 발언을 했다면 왜 다른 언론사는 이 같은 보도를 하지 않았을까. 간담회 당시 기타 언론사들은 홍 최고위원이 ‘오프 더 레코드’라고 했기에 보도를 안 한 것인지, 아니면 아예 그런 언급이 없었는지도 지금으로서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발언을 들은 기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가지 가능성은 홍 최고위원이 한국일보 측에만 ‘오프 더 레코드’라며 따로 이야기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 최고위원은 “LA방문 동안 어디서든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특정 인물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전 모 단체 대표 C씨는 “사실 보도와는 관계없이 국내정치 진출을 바라는 남문기 회장에게는 손해가 없는 기사”라며 “반대로 김 총영사에게는 공직자 신분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기사”라고 귀띔했다. LA평통의 K위원은 “이번 기사는 고도의 언론 플레이로 볼 수 있다”면서 “홍 의원의 평소 거친 발언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 한국의 힘’와해 분위기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번 LA방문 전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얻었다. 그동안 논란이 된 ‘국실련’의 후신 단체인 ‘New한국의 힘’의 실질적인 후견인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기 때문이다.
단체는 미 동부 뉴저지 주에서도 해산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일 LA에 이어 발기모임을 가진 New한국의 힘 뉴욕·뉴저지 지회 발기인 11명 중 10명이 집단 탈퇴했고, 뉴저지 지회는 출범도 하기 전에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이처럼 ‘보수대연합’을 표방하며 조직구성에 박차를 가해왔던 New한국의 힘이 돌연 와해되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의 발기인이었던 한 관계자는 “New한국의 힘 미주조직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김준식씨에 대한 불신이 문제가 됐다”며 “김씨가 이번 뉴욕, 뉴저지지회 발족을 준비하면서 신뢰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 것이 이번 집단 탈퇴 사태를 불러온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New한국의 힘 뉴욕지회 출범식에는 주최측이 참석예정자로 사전에 발표했던 한나라당의 홍준표 최고위원, 차한선 부대변인, 이범래 의원 등이 불참해 이번 문제와 관련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서는 New한국의 힘의 전신인 국민성공실천연합(국실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고 주장해 온 김씨의 경력조차 믿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New한국의 힘’의 전신인 ‘국실련’도 발기모임 1주일 만에 서울서 ‘국실련’이 해체되는 바람에 자동 공중 분해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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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비례대표제 발언’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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