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봄, 오바마와 힐러리가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을 때 발 빠른 월스트리트 투자가들은 차세대 그린 에너지 산업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같은 시기에 골드만 삭스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150~200달러선까지 올라갈 것을 전망하는 분석 자료를 발표해가면서 원유에 대한 투기 분위기를 조장했다.
결국 원유가격은 치솟았고 고유가를 등에 업은 선거 전략은 오바마를 백악관에 입성시키는데 성공했다. 원유가의 폭등이 오바마에게 유리했던 이유는 재생 에너지 정책이 그의 대선 공약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너지는 이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는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파고드는 필연적인 경제요소로 부상했다. 이제는 화석에너지로 부터의 탈피가 국가들의 흥망을 좌우하는 대세가 됐다.
언젠가는 원유가 바닥이 날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관건은 고갈의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이다.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그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다름이 아닌 지금이라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8일, 중국 상무부는 희귀금속의 2010년 하반기 수출량을 27,400톤에서 7,976톤으로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72%에 달하는 물량 격감이다. 지난달 일본당국이 나포했던 중국 어선의 선장을 압류시키자 그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희귀금속을 일본에 더 이상 수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본은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선장을 풀어줬다.
희귀금속은 미래의 에너지와 전자제품 제조산업에서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17가지의 희귀성 광물질들을 말한다. 이것은 태양열 에너지, 풍력발전, 재생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iPhone과 같은 소형 통신 전자기기를 비롯해 최첨단 미래형 무기, 레이더 설비와 같은 현대와 미래지향적 상품의 부품으로 쓰인다.
희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 중국, 미국, 인디아, 브라질, 호주, 남아공과 같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 희귀금속 생산량의 95%를 중국이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에서 희귀금속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중국 (51%), 일본 (17%)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희귀금속을 둘러싼 무역 전쟁이 국가 보안에 위협으로 발전될 때를 대비해 미국 하원은 지난 9월 28일 ‘희귀금속과 필수자원 재활법안’을 통과시켜 그동안 환경보호차원에서 금지 시켜왔던 금속광산 종목들에 숨통을 터주려는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짧은 시일 내 희귀금속 중 몇 개 종목들의 가격이 수배 또는 수십배로 폭등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PC와 인터넷 혁명의 근본적인 밑거름이 반도체였다면 향후 필수산업의 밑거름은 희귀금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자산 사이클로 크게 재미를 보려는 투자가들이라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깊게 가질 필요가 있다. 대체 에너지, 통신, 국방산업은 모두 국가보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산업들이며 그 산업들의 핵심부에는 늘 희귀금속이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세는 중국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경제의 지도를 바꾸었듯 앞으로 공전할 대세의 궤도는 중국을 원점으로 돌게 될 것이라고 세계은행 (World Bank) 최고 경영인을 역임했던 제임스 올펜슨이 말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상위7개국(G7)의 총소득은 전 세계의 52%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11.2%의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40년이 지나 2050년이 되면 G7의 총소득은 25%로 축소되는 반면 중국은 47.5%로 팽창하게 되고 전 세계 GDP의 60%를 중국이 창출해 낼 전망이다. 이처럼 왕성한 경제력 성장이 현실화되는데 요구되는 것은 폭증하는 에너지 자원을 충족시켜주는 일이다.
세계원자력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11개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24개의 발전소가 추가로 건설 중에 있다.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중국의 핵발전 능력은 무려 218%나 증가하게 된다. 중국은 향후 2030년까지 200개의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에 있는 핵발전소는 모두 59개로 집계되고 있다.
핵발전하면 우리는 소련의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건을 떠올린다. 방사능 관련 질병으로 4000명을 희생시킨 사건은 인류역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참변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24년 전에 일어난 일이고 지금의 핵발전은 친환경적이고 안정성이 향상되었으며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신흥경제국들이 선호하는 미래의 에너지 자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폐기처리에 관련한 기술은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결국 핵연료인 우라늄에 대한 수요증가를 동반하게 되는데 문제는 앞으로 급증하게 될 수요에 비해 공급라인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집계된 바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우라늄 생산은 12%가 증가했으나 2010년에는 4.8%, 2011년에는 3.4%로 그 증가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또 우라늄에 대한 장기적 수요곡선은 현재 제시되고 있는 공급곡선보다 훨씬 높은 수위에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가시화되고 있는 와중에 오르는 것은 다름아닌 우라늄 가격이다. 최근 달러의 약세로 인한 원자재 인플레이션 현상도 가격상승에 일조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라늄은 금과는 전혀 개념이 다른 투자대상이다. 금은 대부분 장식품으로 쓰이는 데 비해 우라늄은 미래 에너지 자원의 핵심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10달러 정도에 거래 되었다. 그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 오면서 투기의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급기야 2007년에는 파운드당 13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가격급등은 우라늄광산의 과잉개발을 유도했고 과잉공급은 가격을 2010년 상반기에 42달러까지 폭락시켰다. 지난 7월에 접어들면서 우라늄 가격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52달러선까지 상승했다.
생산가는 현재 파운드당 31~35달러선에 머물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45~5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갈수록 우라늄 광산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비싸진다는 뜻이다. 중국과 신흥 경제국가들이 열망하는 대체 에너지.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핵발전의 주원료인 우라늄이 미래의 대세에 한몫을 담당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