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 |
|
|
검찰은 우리은행이 C&그룹에 지원한 2200억 원대의 대출이 박해춘(62·용산역세권개발 대표) 씨와 동생 박택춘(60) 씨가 각각 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15개월 사이에 대부분 이뤄진 점에 착안해 대출 경위 파악에 주력했고, 박 전 은행장이 C&그룹에 대한 불법 대출을 묵인한 사실을 최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 사이 C&구조조정 유한회사와 C&중공업에 ‘유효담보가액’을 뻥튀기하는 수법으로 대출한도를 초과해 불법대출을 일삼았다.
C&구조조정 유한회사는 2007년 11월 우리은행에 765억 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C&그룹 계열사 4곳의 주식가격을 63%, 48%, 41% 등 은행법보다 높게 산정해 유효담보가액을 639억 원으로 책정한 뒤 625억 원을 대출해줬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은행법에는 주식회사의 발행주식에 대해 그 가격의 ‘100분의 20’(20%)을 초과해 담보를 설정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는 곧 그 이상 대출하면 불법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이런 규정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으로부터 2177억 원을 대출받은 C&중공업도 2008년 3월 이 같은 편법으로 100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C&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일 임병석 그룹 회장의 비서였던 김모씨로부터 “임 회장이 기업 M&A(인수·합병) 등을 할 때 여러 차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에게 자문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날 검찰에서 “박 전 행장은 상당기간 전부터 금융권과 C&그룹의 중간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술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또 “임 회장 측에서 박 전 행장에게 상당한 액수의 상품권을 줬고, 계열사에서 생산하는 모피도 선물로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들 이탈 가속화
우리은행이 검찰 수사로 인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한미은행 인수 작업도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미은행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치고 있는 셈이다.
본지가 이미 지난 주 보도했던 것처럼 현재 한미은행의 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월 우리금융의 한미은행의 인수약정이 전격 체결됐을 때만해도 우리금융의 한미 경영권 인수는 이미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다.
더욱이 이 같은 인수계약 소식에 미주 한인 투자자들은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지난 7월 한미의 증자과정에 과감히 투자금을 투입했다. 줄잡아 1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증자액 80% 이상은 한인들의 투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설이 불거지며 한때 2달러에서 4달러를 웃도는 롤러코스트 폭등세를 연출했던 한미의 주가추이를 뒤돌아봤을 때, 1주당 1달러 20센트란 가격은 기존 주주뿐 아니라 신규투자자, 그리고 우리금융 측 모두에게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말, 갑작스레 양측의 인수계약 종료기한이 9월말로 한차례 연기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물론 다행히 지난 8월 DFI의 인수승인 호재가 전해지며 또 다시 양측의 인수협상은 9부 능선을 넘어서는 듯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지난 9월말 또 한 차례 11월 15일까지 경영권 매각 종료기한이 연기되자 일부 투자자들은 서서히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일례로 한미의 지난 증자과정에 200만 달러 가까이 투자했던 한인 재력가는 한미은행의 주가가 우리금융이 약정한 인수가인 1달러 20센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우리금융 인수전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속칭 ‘손을 털고’ 나온 상태다.
로 앤 램버트 그린뮤추얼 노찬도 투자분석가는 “그간 한미은행의 주가를 지탱해온 것은 1달러 20센트라는 의미 있는 지지선이었다”며 “그러나 1달러 20센트가 붕괴됐다는 것은 어떤 뉴스가 나오느냐에 따라 상하 어느 쪽으로든 큰 변동성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특히 악재가 나올 경우 큰 실망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 움직임 주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