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재외동포참정권, 毒인가 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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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거주 한인들의 오랜 숙원 가운데 하나였던 재외동포참정권이 부여됨에 따라 벌써부터 LA 한인사회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재외동포참정권의 부여가 해외 한인사회, 특히 한인 최대밀집 거주지역인 LA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 정치권 입성을 노리는 몇몇 전 현직 한인 단체장을 제외하고 실제 재외동포참정권 부여를 누려야 할 주인공인 일반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 열기는 기대 이하인 까닭이다.

일례로 본지 홈페이지(www.sundayjournalusa.com)에서 실시한 ‘해외동포 참정권 부여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총 394명의 참가자 가운데 약 70%인 255명이 “불필요한 일이다”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한국 여야 정당들은 재외동포참정권 시대를 맞이해 첫 표심을 잡기 위한 구애활동을 애타게 펼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위급 유력 정치인들이 속속 LA를 방문해 민심을 살피고 있으며, 한 표 한 표를 미리 단속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은 로컬 유력인사들을 자기 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경쟁도 한창이다. 이미 일부 향우회를 비롯해 지역색 짙은 편향적 정치활동이 시작된 지 오래다.

재외동포참정권 시대를 앞두고 21개국 26개 공관에서 실시된 모의선거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불필요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반쪽짜리 참정권 부여’라는 어두운 측면을 오히려 부각시키는 역효과만 냈다는 평이다.

한편 신규 이민자를 비롯해 단기체류자들을 중심으로 과거 LA를 대표하던 보수성향에서 벗어나 진보적 성향을 띠는 세력이 만만치 않게 늘어남에 따라 LA발 표심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재외동포참정권을 처음 실시되는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은 해외동포들의 정당별 지지도를 한 눈에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LA는 역시 오랜 보수성향의 여파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기타 지역보다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규 이민자를 비롯한 주재원, 유학생들의 경우 진보성향이 짙다는 점을 들어 어느 정도 보수와 진보의 간격이 좁아졌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2012년 총선에서의 정당별 지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민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같은 해 연말에 치러지게 될 대통령 선거에까지 어느 정도 표심의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여야 정치권이 한시라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숙명의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해외동포에게도 최소 2석의 비례대표를 배정하겠다는 선심성 정책을 앞세워 일부 정치입성을 노리는 미주 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모의선거’ 실패한 모델 전락

이런 가운데 약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재외국민참정권 실시를 앞두고 지난 14~15일 양일에 걸쳐 세계 21개국 26개 재외공관에서 총 1만 991명을 대상으로 모의선거가 실시됐다.

그러나 사전실험이라는 허울 좋은 타이틀을 뒤로 한 채 홍보부족, 동포들의 참여의식 결여 등 숱한 문제점만을 남겼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마디로 모의선거 참여율은 참담하리만큼 실망스런 결과를 낳았다.

LA 지역의 경우 총영사관에서 실시된 첫날 투표에 단 90명이 참가했으며, 이틀 간 투표율을 모두 합쳐도 총 835명의 사전 등록자 가운데 200여명에 머무는 20%대 참여율을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이러한 투표율 저조현상은 비단 LA 뿐 아니라 뉴욕 등 동부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뉴욕 총영사관에서 실시된 모의 재외국민 선거에서도 동포들의 참여도는 크게 떨어졌다. 사전등록을 마친 689명의 등록인 가운데 투표참가 인원은 불과 200여명으로 참여율은 30% 이하를 밑돌았다.

해외 한인최대 밀집지인 미주 지역에서 실시된 모의선거에서 이처럼 낮은 수치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동포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의선거 투표율 저조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으로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진행방식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의선거에 대한 홍보를 위해서는 동포 로컬 언론방송사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쳐도 흥행여부가 장담되지 않는 상황에서 몇몇 포탈사이트에만 홍보 예산을 집중 배치해 졸속으로 행사를 치르는 엉터리 행정이 노출된 까닭이다.

이에 많은 미주 한인 유권자들은 이번 모의선거를 놓고 “실제로 이러한 연습성 선거가 치러지는 줄도 몰랐고 사전등록을 해야만 모의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절차까지도 까마득히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구나 투표장을 찾은 사전 등록인 사이에서도 여권을 소지 않아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얼마나 사전홍보가 부족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나마 사전등록자로 참여한 인원의 구성을 놓고도 비판여론이 거세다. 사전등록자의 대부분은 영사관 직원 혹은 가족, 그리고 지상사 주재원들이 대다수로 거의 ‘짜고 친 고스톱’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각 재외공관에서 실시된 이번 모의선거 결과는 선관위에서 외교행낭으로 회수해 오는 24 오후 1시부터 개표를 진행한 뒤 이날 저녁 10시쯤 선거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대착오적 재외공관 투표


















▲ 재외동포참정권이 부여되는 순간 LA 한인 커뮤니티는 축하연을 열고 크게 반긴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LA총영사관에서 실시된 재외국민 모의선거에는 한나라당 재외국민위원장인
조진형 국회의원과 이은재 국회의원이 참관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간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를 위해 애써온 LA 로컬 인사들이 철저히 행사에서 배제돼 볼멘 소리를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축하연 사진 속에 보이는 김완흠, 남문기, 이용태 전 LA 한인회장 등
이 일부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는 등 외면을 당하자 이번 행사를 관할한 LA 총영사관(총영사
김재수)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의선거를 지켜봤을 때 LA를 비롯한 미주지역의 가장 큰 딜레마는 역시 예견된 대로 너무나 광범위한 투표구를 관할 영사관 한 곳에서 도맡아 관리한다는 비논리적 구조다.

일부 원거리 거주 투표 참여자의 경우 몇 시간씩 운전을 하고 LA 총영사관을 방문하는 배려(?)를 선보였지만, 실제 선거에서 과연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짧게는 4시간에서 10시간까지 소요되는 거리를 유권자들이 과연 감내하겠느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많은 미주 한인 동포들은 우편투표제도 도입 혹은 순회소 설치 등 실질적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이번 모의선거 결과는 ‘반쪽짜리 참정권 부여’라는 비판의 시각을 보다 여실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미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수는 어림잡아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중 유권자 수는 최대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의 정치권은 새로운 ‘보트 파워(Vote Power)’를 지니고 나아가 캐스팅보드 역할을 할지도 모를 미주 표심에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반영하듯 한국의 정치인들 또한 미주 지역을 방문해 재외동포참정권 시대를 맞아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반드시 두 자리 수 투표율을 기록해야 한다고 연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만큼 2012년 선거에서 해외 표심의 영향력이 발휘되지 못 할 경우 곧바로 ‘찬밥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역효과를 미리 경고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풍선 부풀리듯 미주 표심의 역할론을 띄어놓고 80만 유권자 가운데 8만 표 이하의 저조한 투표율이 기록될 경우 미주 한인 커뮤니티가 맞게 될 역풍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외동포 참정권 시대의 개막이 동포사회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참정권이 없어도 한국의 선거 때마다 정치바람에 휘둘려 분열양상이 벌어지는 미주 한인사회인데, 떡 하니 멍석을 깔아주고 나니 보란 듯이 정치꾼들이 활개를 치며 수많은 논쟁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재외동포참정권 시대의 개막, 미주 한인 커뮤니티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만 왠지 시간이 흐를수록 부정적인 관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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