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대 김성혜 총장 ‘포스트 조용기 목사’ 치밀하게 도모

지난 10월 7일 국민일보 노조는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김성혜 총장을 강하게 비난하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를 보면 최근 조용기 목사 가족 간의 분쟁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다음은 기사 전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사모인 김성혜(68·사진) 한세대학교 총장은 왜 이렇게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 자리에 집착할까?
조용기 원로목사는 9월 27일 열린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서 “일흔을 앞둔 김성혜 총장이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을 맡아 인생의 마지막을 문서선교를 위해 헌신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정말 그게 진짜 이유일까? 김 총장의 야심을 잘 알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 인사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김 총장의 강요로 원로목사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것”이라며 “진짜 이유는 김 총장의 야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총장은 어떤 야심을 품고 있을까? 김 총장의 야욕은 이미 드러난 바 있다.
국민일보에서 기밀자료를 빼내 김 총장과 조희준씨측에 넘긴 국민일보 전 경리팀장 김주탁씨가 가장 먼저 그들의 야욕을 공개했다. 김주탁씨는 국민일보 인사위원회에서 “노승숙 회장만 물러나면 모든 게 조용히 끝난다. 이것이 김 총장님의 뜻이다. 총장님이 그동안 여러 차례 노 회장에게 기회를 줬는데도 노 회장이 버티는 바람에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목사님이 살아계실 때 재산 정리를 해놓아야 시끄러워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총장님의 생각이다”라고 진술했다.
김 총장이 조희준씨와 함께 조 원로목사 ‘이후’를 치밀하게 도모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의 투표로 선출한 이영훈 담임목사 체제를 무시하고, ‘부부세습’ 또는 ‘부자세습’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총장은 자신의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해 나아가는 데 유일한 걸림돌이 국민일보와 노승숙 회장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노 회장에 대한 고소를 주도한 설상화 장로는 평소 ‘장자 승계론’을 입에 달고 다녔던 인물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김 총장이 조 원로목사를 앞세워 교회를 사실상 장악했다고 말하고 있다. 얼마 전 이영훈 담임목사가 당회에서 발표한 인사안이 김 총장에 의해 뒤집힌 사건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김 총장의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과거 김 총장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김 총장이 권력과 가까워지기 위해 늘 애를 써왔다”며 “김 총장이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이 되려는 것도 그 자리를 이용해 권력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 총장이 국민일보를 자신의 비판 세력을 견제하는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을 무마하기 위해서도 국민일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다. |
조 전 회장은 한국에 귀국한 이후 두문불출 하다가 지난 8월 국민일보 사옥에 돌연 나타나며 외부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일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설상화 장로를 비롯한 핵심장로 8명이 노승숙 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며 내분이 표면화됐다.
현재 국민일보는 노승숙 회장이 전면에 나서 있지만 실제로는 조용기 목사 둘째 아들인 조민제 사장이 실권을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사장은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칼리지 신학과를 졸업한 뒤 국민일보 파리·도쿄지사장, 국민지주㈜ 대표이사를 지내고 지난 2006년 12월 국민일보 사장에 임명됐다.
노 회장은 조민제 사장의 장인으로 국민일보는 사실상 조민제 체제로 지난 몇 년 간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조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광복절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이후 꾸준히 국민일보 복귀를 엿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조희준 전 회장이 국민일보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서 이번 고소전이 벌어진 것이라면 사실상 이번 다툼은 국민일보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설상화 장로 등 고소인들은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 특정 산악회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이번 고소사태가 국민일보 경영권을 둘러싼 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 집안 내부의 알력이 불거져 나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더 나아가 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 간의 갈등 문제로 비화되는 조짐이다.
국민일보는 최근 1인 주주(국민문화재단)로 독립했지만, 여전히 교회의 울타리 안에 있다. 매년 교회로부터 수십억 원의 돈을 지원금 형식으로 제공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50억원, 올해는 30억원을 지원받았다. 순복음가족신문 등 교회 인쇄물도 모두 국민일보에서 인쇄하고 있다.
이로 인한 매출도 10억원에 이른다. 교회를 통해 나가는 판매 지원금 30억원까지 합하면 국민일보는 올해에만 순복음교회로부터 72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럼에도 조 목사는 국민일보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이럴 것이라면 무엇하러 국민일보를 지원하느냐. 차라리 지원을 끊자는 불만이 교회 내부에 팽배해 있다.
순복음교회는 이미 국민일보에 대한 지원을 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에 맡겼던 인쇄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인쇄소의 가격까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고소전과 관련해 주목되는 사실은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이번 분쟁에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소 사건은 그동안 장남과 차남의 대리전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최근 “조 전 회장이 ‘노회장이 물러나면 김성혜 총장이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는 성명을 냈다. 김 총장 역시 최근 노 회장을 불러 물러나기를 종용했고, 20여일 만에 사퇴가 현실로 나타났다.
순복음교회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조용기 목사의 은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혜 총장은 그동안 순복음교회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최근 조 전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총장이 교직자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조목사가 당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 입지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조용기 vs 김성혜
조 목사는 그동안 국민일보 흔들기를 자제하라고 김 총장과 장남에게 요청했다. 지난 9월 7일 비대위 관계자와 만난 조 목사는 “큰 아들 희준이가 집사람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 잘못된 정보를 믿고 오늘의 사태를 일으켰다”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들에게 “여러 번 얘기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장남에 대한 연민은 여전했다. 조 목사는 최근 노 회장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족 간 분쟁을 막기 위해 물러서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비대위가 반대하면서 이 제안은 철회되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번 소송은 조용기 목사와 부인인 김성혜 총장 간의 대리전이라는 것이 교회 내부의 평가다. 과연 수 십 년 간 유지해 온 순복음교회 내에서의 조 목사의 영향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줄어들 것인지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