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한국 내에서 병역문제 만큼 예민한 사항은 없다. 그만큼 대한민국 남자에게 군대는 중대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독자(獨子)나 신체적인 결함이 없는 한 법적으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신체검사를 받고 입대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재학 중인 유학생들이나 이민자들에게 입대는 오히려 피해갈수 있는 여지가 있는 사항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5세 이민자들의 경우, 가족들이 모두 영주권획득을 하여 미국에 장기체류 한다면 굳이 학업을 멈추고 가족들을 뒤로하며 입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가족 이민을 온지 10년이 넘은 1.5세 L군(24)은 “영주권을 얻은 후에 군에 갈 생각이 없어졌다”며 “가족들도 다 여기 있고 앞으로 학업도 마쳐야하기 때문에 굳이 자진 입대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실제로 이들은 앞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이 한국이 아닌 미국이기 때문에 2년이나 되는 군복무 기간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MC몽 병역기피’ 사건이 남긴 것
최근 “발치몽”이란 불명예스런 이름을 얻은 가수 MC몽은 발치를 통한 병역기피 의혹에 휩싸였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연예인들의 병역기피 의혹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
일례로 항문 조이기를 통해 면제받았다가 적발돼 이슈가 된 쿨K, 어깨를 일부러 빠지게 해 면제를 받은 무명의 비보이 등 한국사회에서도 병역기피를 위한 가지각색의 수법들이 동원된다. 하물며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은 입대에 대한 압박감이 적지 않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으며 더 나은 미래가 보이는 상황에 있다면 나라의 부름에 별 고민 없이 응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다. 22세의 S군은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와 영주권을 가졌지만 군에 자진 입대한 사례다.
S군은 재학 중인 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군복무를 마치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지며 지난여름에 입대했다. S군은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모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를 결정했다. 나이가 많고 가야할 길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에겐 어려운 결정일수도 있지만 아직 어리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은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자진입대의 동기를 밝혔다.
北 연평도 포격에 ‘군입대’ 물결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대한민국 안보에 큰 비상이 걸렸다. 아직까지 많은 젊은이들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기에 발 뻗고 잘수 있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유학생들도 조국에 벌어진 위기상황에, 이번일로 희생된 두 명의 젊은 해병들을 보며 “만일 내가 저기 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입대 문제를 가지고 그들의 애국심을 논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고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유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심각하게 고려해보는 것이 입대 문제이고, 또 유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병역기피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