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세계 경제를 돌아보면 BIRCs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이나 자원국이 강력한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 구미 선진국에서는 재정적자 확대와 고실업과 같은 구조문제가 심각해졌다.
BRICs뿐 아니라 아시아, 중남미 등의 신흥국은 나란히 높은 성장을 하고 있어 세계 전체 명목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의 20.0%에서 2009년에는 30.9%까지 확대되었고, 2015년에는 38.8%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의 경기 동향을 보면, 2011년 전반까지 완만한 감속 국면이 지속되겠지만, 후반부터 성장 페이스가 다시 가속될 전망이다. 이것은 (1) 미국에서 가계 부문의 밸런스시트 조정이 진행되고, (2) 중국에서는 2012년의 원활한 지도자 교체를 위한 성장 지향의 정책 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당장에는 어려운 고용환경과 주택시장 침체가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따라서 2011년 전반의 개인소비는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11년 후반에는 밸런스시트 조정 압력의 완화에 따라 개인소비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투자는 계속해서 완만한 회복에 머물겠지만, 견고한 기업수익을 배경으로 설비가동률 상승에 따라 설비투자도 강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질GDP 성장률은 2010년이 2%대 후반, 2011년에는 2%대 중반이 예상되지만, 감세법안의 통과 영향을 받아 2011년에는 3% 가까이 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유로권, 영국 모두 2010년에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2011년에는 재정긴축의 본격화를 주 요인으로 하여 성장 페이스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권 경제는 (1) 독일, (2) 독일 이외의 주요국, (3) 주변국으로 3극화됐다.
자본재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이 높은 독일은 고성장을 이뤘다. 한편 소블린 채무위기에 휘둘린 그리스나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주변국은 재정긴축이 강해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독일 이외의 주요국은 평균적인 성장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유로권 경제는 3극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두 성장 페이스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완만한 회복 국면에 있음. 2011년부터 부가가치세율 인상이나 공무원 삭감 등 재정적자 삭감정책이 본격화됐다. 이런 가운데 실질GDP 성장률은 2010년에 1% 대 후반을 확보한 후, 2011년에는 1%대 중반으로 약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아시아 경제는 전반까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적으로 한 금융 긴축의 영향이 중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대두됨으로써 성장 페이스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 후반 이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 성장 페이스는 서서히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아시아 11개국의 성장률은 2010년에는 9%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 평균까지 도달할 전망이다. 2011년에는 약간 둔화되겠지만, 그래도 7%대 후반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다.
이러한 경기 호조의 배경에는 각국이 제조업 발전에 중점을 둔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아세안을 허브로 한 FTA가 본격 운용기를 맞은 것이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중남미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에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지만, 2010년 들어 본격적인 회복 경향으로 돌아섰다. 지역 내 14개국의 실질GDP 성장률은 2010년에는 전년의 기조효과로 인해 6% 가까이에 달했고, 2011년도 금융위기 이전과 마찬가지로 4%대의 안정된 성장이 전망된다.
브라질은 아시아용 광물 자원이나 농산물 수출 증가와 함께 인프라 투자를 주로 한 정부의 성장 가속 프로그램이나 전년의 대폭적인 금리인하의 효과에 의해 2010년에는 7%대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2011년에는 4%대의 견조한 성장이 전망된다.
아르헨티나도 세계 경기의 회복에 따라 수출이 회복되고 소비나 투자도 급격히 확대되어 2010년에는 고성장이 전망된다. 2011년에도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멕시코는 미국 경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2009년에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지만, 2010년에는 플러스 성장을 회복했다. 향후 안정된 추이가 전망된다.
러시아 및 동유럽 주요국에 대해서는 헝가리가 약간 문제이긴 하지만, 경기회복 경향이 선명하다.
러시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4개국의 실질GDP 성장률은 2010년의 3%대 전후에서 2011년에는 3%대 후반으로 완만하게 가속되어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2011년에 러시아는 원유가격의 완만한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체코에는 유로권 경제감속의 악영향이 어느 정도 있겠지만, 폴란드는 개인소비가 뒷받침하고 있어 2010년을 상회하는 성장이 기대된다. 경기회복이 지연된 헝가리도 정부의 경기대책으로 인해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선진국이면서 자원국이라는 측면이 강해 경기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자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이 성장하고 있는 것 외에 최근에는 개인소비와 공공투자 성장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도 호주 경제는 견조한 자원 수요를 배경으로 안정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GDP 성장률은 2010년 3% 대 전반에서 2011년에는 3%대 후반가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리스크 요인과 향후 정책 대응을 살펴보면, 구미 선진국의 경기부진 리스크로서는 미국의 주택시장 문제 및 유럽 주변국의 소블린 채무문제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경기 2번째 바닥 가능성은 후퇴하고 있지만, 금융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는 것은 2012년 후반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EU는 이미 EFSF(유럽금융안정기구)라는 세이프티넷을 도입해 상설제도로서 ESM(유럽안정화 메커니즘) 신설에 기본 합의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누르기 위해 유용한 EU 공공채권 발행이나 EFSF의 자금틀 확대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다.
신흥국과 자원국에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자원, 식량 인플레이션이나 자산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구미 선진국의 완화적인 금융정책, 특히 미국의 QE2의 영향을 받은 국제투자자금의 유입이 있다.
자원, 식량 인플레이션 및 자산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것은 금융환율 정책의 결여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자원, 식량 인플레이션에 대처하여 금융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 QE2 등 구미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흥국, 자원국 측이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하면 해외자금 유입이 가속되어 자산 인플레이션을 더욱 유발할 우려가 크다.
2011년 세계 경제는 후반부터 경기회복이 기대되지만, 이상과 같은 리스크 요인에 구미 선진국과 신흥국, 자원국이 협조하여 나설 수 있는지 여부가 큰 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