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이어 SF한인회도 ‘두 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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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인단체들의 활동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LA한인회가 불법선거로 파행을 빚어 두 동강이 난 뒤 최근 LA총영사관(총영사 김재수)의 중재로 통합 기운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지만 느닷없는 총영사 교체로 논의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총영사관 측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LA한인회 양분사태가 더 이상 길어지면 동포사회 구심점이 문제가 된다”면서 “양측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어 내면적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3월 이전에 양측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지만 김재수 총영사의 전임으로 타결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제15기 임기가 시작되는 LA평통을 두고 자천타천의 회장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또한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회장 남문기)도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으며 현 남문기 회장이 재선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이에 도전하는 후보군들이 과열양상을 띠고 이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자칫하면 ‘두 개의 총연’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북가주를 대표하는 SF한인회도 두 동강이나 캘리포니아주 한인사회는 ‘분열 사회’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자신이 ‘LA한인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스칼렛 엄씨 측과 ‘새 LA한인회장’을 칭하고 있는 박요한씨 측은 지난해 말부터 LA총영사관의 중재로 조심스럽게 타협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측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성숙되어 단일화 작업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체적인 합의조건까지 거론되었으나 그 동안 타협을 물밑으로 주도해 왔던 김재수 총영사의 느닷없는 경질로 난항을 맞고 있다.
문제는 총영사의 귀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이들의 합의사항이 동포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인지 여부다. 이들이 적법한 절차와 정당한 합의를 이룬다면 동포사회로부터 환영을 받겠지만, 만약 ‘나눠먹기’식으로 합의를 묵계한다면, 동포사회부터 한인회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사태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인회의 통합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으나 한쪽의 사정으로 연기됐다”면서 “서로가 양보를 하고 있어 이번에는 통합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두 번이나 대화 모임이 무산된 적이 있어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 10월 13일 LA총영사관에서 김재수 총영사가 중재 모임을 주선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스칼렛 엄씨의 일방적인 불참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총영사관에서 예정됐던 대화모임은 엄씨의 불참으로 김 총영사와 박요한씨 두 사람의 독대로 끝났다.
총영사관 측은 “이날 모임이 양측 대표자 당사자를 만나는 자리로 성사됐지만 스칼렛 엄 씨가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불참했다”고 밝혔다.
원래 양측 대표 실무자도 참석 계획했으나 엄씨 측은 실무자 회합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통합을 위한 모임은 이에 앞서도 교회협의회 주선으로 개최된바 있으나,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북가주도 ‘진흙탕 싸움’ 

2010년 북가주 한인사회의 연말은 제27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선거 파행사태로 얼룩졌다. 이번 SF한인회장 선거는 권욱순 당선자 측 부회장 후보의 자격미달 논란으로 촉발돼, 김홍익 선거관리위원장의 업무태만 및 선거 중립성을 문제 삼은 SF한인회 이사회의 선관위원장 해임 등으로 이어졌다.
이사회는 현 선관위원장을 제치고 다시 인진식 전 SF한인회장을 임명하기에 이르렀고 인 위원장은 당시 상황으로 선거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 선거를 당초 12월 4일에서 11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현 이사회 임원 7명이 김상언 후보 측 이사와 부회장으로 등록돼 있다며 이사회의 해임과 공탁금 반환 요구를 거부, 선거를 강행했다.
선거는 한 곳의 투표장소가 변경되고 일부 투표소는 예정보다 지체돼 시작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진행됐지만 결국 김 후보 측 불참이라는 반쪽짜리 선거로 치러졌다. 투표결과 권욱순 후보가 1800표 이상을 얻은 반면 불참한 김 후보는 250표를 얻는데 그쳤다.
투표일 선거마감 직전인 오후 5시30분경 김상언 후보가 동포 사회 화합을 내세워 후보사퇴를 선언, 파행으로 치닫던 이번 선거가 막을 내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선거 후 새로 인준된 인진식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미 치러진 선거는 무효이며 권 후보 측은 자격미달로 탈락이라는 성명을 냈다.
며칠 후 이사회는 해임된 김 위원장이 강행한 선거는 ‘무효’고 부회장이 거주 자격을 증명하지 못한 이상 이에 따른 적법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김홍익 위원장은 선거가 끝난 지 5일이 지났고 이의제기가 없다며 권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전직 SF회장들 간의 ‘이전투구’가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SF한인회 사태는 한인사회에 상처와 불신만 남긴 채 새해를 맞았다.
새 회장 임기가 1월1일부터이기에 제27대 회장에 당선된 권욱순 당선자가 한인회관에서 취임식을 가지려했으나 현 이사회의 반대로 SF한인회관 밖에서 천막을 친 가운데 진행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권 당선자의 이날 취임식은 당초 SF한인회관 강당에서 가질 계획이었지만 현 이사회가 “권 후보의 당선을 인정 할 수 없다”며 한인회관의 문을 걸어 잠그자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 텐트를 치고 식을 진행했다.
권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임기를 마치고 박수 받으며 떠나는 한인회장이 되겠다”며 “성원을 보낸 준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 앞서 SF 한인회의 전임 김상언 회장, 김신호 부회장, 한영인 이사장, 윤화섭 부이사장 등이 참석,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권 당선자가 취임식을 한인회관에서 진행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26대 한인회 이사회는 “권 후보 측이 한인회관에서의 취임식 행사에 대한 정식 사용 요청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회관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권 후보 측이 지난 4일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1일자로 이사회에 의해 해임된 김홍익 전 선거관리위원장이 불법으로 진행한 선거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이 권 후보에게 전달한 당선증도 김씨 개인의 자격으로 준 것이기 때문에 법적효력이 없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권 후보 측 부회장 후보의 거주증명 등 등록서류를 인진식 현 선관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정식으로 인준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상언 회장과 김신호 부회장은 “우리의 임기가 27일 자정을 기해 끝났다”며 “아무런 결정권도 없는 만큼 이제부터는 현 이사회와 선관위가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맡아 결정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사태 해결의 중심에 있는 인진식 위원장은 “권 후보 측이 인준을 요청해 올 경우 한인사회의 화합과 지역 한인들이 원하는 쪽으로 되도록 마찰 없이 승인 할 생각”이라며 “하지만 그 이전에 김홍익 전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후보 등록서류 등을 인계 받은 후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한편 지난해 31일까지가 임기인 SF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정식으로 인준을 받은 새 이사회가 구성될 때 까지 현 이사회의 임기가 계속된다”고 발표,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SF한인회사태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 기관차처럼 법정 공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제27대 권욱순 신임회장은 토마스 김 수석부회장, 김대부 인수인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일 SF한인회관 내 복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6대 이사회의 회관 점거가 지속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회관 내 SF한인회사무실과 강당 등이 이사회에 의해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어 부득이 복도에서 회견을 열게 됐다”며 “김상언 전 회장이이미 지난 27일로 임기가 끝난 상태에서 이사회의 임기가 지속된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26대 이사회 한영인 이사장은 “이전에도 밝혔듯이 적법한 절차로 당선된 회장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인계를 해줄 수 없다”며 “인진식 현 선관위원장에게 인준을 받는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법적공방에 대해서도 맞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문이 잠긴 한인회 사무실 문에는 ‘문을 열 경우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는 이사회 명의의 경고문이 붙어있는 등 SF한인회 싸움은 추악한 면을 쏟아내고 있다. 



평통 회장 쟁탈전

올해 제15기 LA평통 회장을 두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참정권 선거를 의식한 회장 후보가 되려는 측도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자천타천 후보가 총영사관이나 서울 평통 사무처를 상대로 로비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오는 3월~5월에는 차기 회장이나 위원 후보자의 신상이 평통 사무처에서 정리돼 청와대 결재를 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지금 코리아타운에서 자천타천으로 차기 LA평통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주인공들은 여러 명이다. 현재 이서희 회장을 포함해 이민휘 전미주총연회장, 서영석 한우회장, 김영태 한미동포재단 이사장, 하기환 윌셔/코리아타운주민의회 의장, 배무한 한인축제재단 회장, 남문기 미주총연 회장 등이 꼽힌다.
특히 15기 LA평통과 관련해 누가 회장이 될 것인지는 가장 큰 관심사다. 차기 평통회장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년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에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인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통의 위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평통에 무관심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비례대표를 꿈꾸는 사람도 평통회장직을 노릴 수밖에 없고 기존의 유지들도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서희 LA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연임 소문에 대해 주위 측근들에게 “아직도 임기가 8개월 남았는데 무슨 유임이냐”며 “소설 쓰지 말라”고 만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연임이나 아니면 다른 임명직을 바라는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OC-SD 회장 후보에는 안영대 현 회장과 김진오 OC한인회장, 오구 전OC한인회장, 노명수 평통고문 등이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안영대 회장 재임명을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OC 평통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안 회장이 초대 회장으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해 그의 연임을 바라는 소리가 많다”면서 “주위에서 그를 지지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안영대 회장측도 “회장 유임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전혀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차기 평통회장은 내년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평통의 위상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현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평통 위원수를 현재보다 대폭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참정권을 앞두고 펼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LA의 경우, 한인회가 두 동강 나면서 한인회를 대신할 단체로서 평통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 평통은 다른 단체와 달라 한인사회 단체장이나 세대별, 직능별 등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한인회 이사회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문 기구라는 점에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현재 MB정권은 여러 명분을 내세워 해외 평통위원 수를 늘릴 전망이다. 내년 참정권을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재외동포의 투표 참가 여부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해외 평통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져 평통 위원직을 노리는 인물들도 많아졌다.
올해 15기 평통 위원 선정 방식을 지난 14기 때처럼 추천위원회를 통해 본국에 추천을 할지 아니면 현지 평통에서 추천할지의 지침은 서울의 평통 사무처가 조만간 지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평통회장 선출을 놓고 과거처럼 현지 공관장의 의견을 묻는 것이 관례로 굳어질지 역시 의문이다. 김재수 총영사가 갑자기 경질되는 바람에 올해 LA평통 회장 임명은 신임 총영사의 과제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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