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재개발 자금 전용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한인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LA한인상의와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의회 등 한인사회 30여개 단체들이 코리아타운 재개발 계획과 관련 배정된 자금 중 일부가 전용되었다는 의혹에 개발자금 운용의 공정하고 투명한 집행을 요구하며 공동대처를 천명하고 나섰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3주 동안 LA시의 코리아타운 재개발계획과 관련해 집중취재를 통해관련 의혹과 한인타운 재개발을 둘러싼 각종 문제점을 밀착 보도했다. 취재에 따르면 조성된 개발자금 5천만 달러는 윌셔-코리아타운의 개발프로젝트로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관활 시의원과 단체들이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LA한인커뮤니티의 거센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30여 단체들은 오는 20일 오후 6시 시 의원들을 비롯해 LA시 커뮤니티 재개발국(CRA)관계자들과 공청회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LA시 도로국은 지난 15일 오후 웨스턴 7가와 8가 사이 도로에 LA시청 건설 트럭들이 출동해 수만 군데의 팟홀을 보수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 도로는 지난 폭우로 자동차들이 다니기에 위험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올림픽 가 도로변 보수와 다울정 일대를 포함한 코리아타운 중심가 문화거리 재단장사업 착공식을 갖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섰다. 지난 13일 ‘미주한인의 날’에는 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10지구 허브 웨슨 사무실에서 임혜빈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의회(KCCD) 회장 등을 포함한 한인 단체장들이 웨슨 의원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웨슨 시의원은 LA시 재개발계획과 관련해 “한인사회의 여론을 경청하고 있다”며 “한인사회와 협력해 재개발계획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코리아타운 재개발기금을 미드시티로 전용하는데 영향을 행사한 웨슨 시의원은 과거의 주장을 거의 백지화하며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종전에는 볼 수 없는 자세였다. 오늘 3월 실시될 LA 선거를 앞두고 한인의 표와 정치헌금을 기대하는 정치인의 단면도 보인다. 한인사회는 오는 20일 오후 6시 LA한국교육원 강당에서 재개발계획에 대한 타운 홀 미팅에서 관련 LA시의원들은 초청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개발기금 투명집행 감시
이번 타운 홀 미팅에는 약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코리아타운 재개발 기금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을 촉구하기 위해 30여 개 한인단체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인단체들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이번 타운 홀 미팅은 한인기독교커뮤니티재개발협의회(회장 임혜빈), 한인타운노동연대(소장 박영준),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춘식),윌셔센터코리아타운주민의회(의장 하기환)가 공동주최로 나서고 한미연합회(KAC.사무국장 그레이스 유)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남문기), 남가주한인교회협의회를 포함한 30여 개 단체들의 후원으로 동참한다. 특히 에릭 가세티 LA시의장, 허브 웨슨 10지구시의원, 에드 레이스 1지구 시의원, 톰 라본지 4지구 시의원 사무실과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 관계자가 참석해 한인들의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타운 재개발계획과 관련해 이처럼 대거 한인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타운 홀 미팅을 개최하기는 처음이다. 이를 통해 타운 재개발에 대한 한인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타운에 배정된 CRA 기금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감시 기능을 다짐하는 모임에 주최 측은 많은 한인 동포들이 참여해 성원을 보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인사회 결집력 우선
이번 타운 홀 미팅의 공동 주최자이며 초창기 문제 제안자이기도 한 임혜빈 KCCD 회장은 미주중앙일보가 마련한 좌담회에서 “단결된 목소리로 우리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정확하게 요구하지 않고는 시정부가 한인 커뮤니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시정부가 한인단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한인 커뮤니티가 장기적인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이번 타운 홀 미팅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 같은 모임을 통해 개인적으로 받아낼 것은 받아내는 동시에 단합해서 커뮤니티에 필요한 것을 받아내야 한다”며 “한인 커뮤니티도 힘들게 일해 정치 자금을 후원해주는 것에서 나아가 효율적으로 요령 있게 현명하게 정치인과의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번 타운 홀 미팅은 특히 타 커뮤니티에서도 동참하고 있다”면서 “한인 커뮤니티가 단합하는 장이기도 하지만 타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운 재개발계획의 문제점을 오래 전부터 지적해온 LA한인상공회의소 타운재개발위원회 김현철 위원장도 “우리는 이번 코리아타운과 미드시티 지역 통합 문제를 통해 2가지를 깨달았다”면서 “첫 번째는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자원과 기금을 알아야 한다. 우리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해야 하기에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번째는 개발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정치인에게 요구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정부 정치인으로부터 미흡한 답변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하나된 목소리로 요구해 효과적인 대화와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금을 배당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운 업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타운 개발 프로젝트가 정해져 기금이 나온다 해도 한인이나 타운에 있는 비즈니스가 아닌 다른 업체가 수주한다. 그러기에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992년 4.29폭동은 당시 우리가 무시당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면서 “이번에도 무시당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CRA 기금은 전용될 수 있지만 그 과정을 인지하면서도 한인 커뮤니티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얘기다. 그는 또 “타운에 배정된 5000만 달러의 CRA 기금이 제대로 유용되고 있지 않은 것도 밖에서 우리를 쉽게 여기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같은 홀대가 계속된다면 “빅 원” 같은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4.29폭동과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커뮤니티 지역 문제에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공청회에서 그나마 한인들 목소리를 대변한 한인타운노동연대 박영준 소장은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들의 정치력 신장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는 “LA정계에서 ‘한인 커뮤니티는 ATM 머신’ 이라고까지 한다”면서 “한인사회가 정치인들에게 어느 때고 정치 자금을 후원해주는 ATM이 아니라 진짜 정치력 신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한인 인사들의 정치헌금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정치헌금을 개인 목적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이익을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의 타운홀 미팅은 다른 의미에서 정치력 신장의 한 단면이라고 박 소장은 강조했다.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운홀미팅을 통해 커뮤니티와 정치인이 파트너로서 서로 긴장감을 유지하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제 정치인과 개인적인 관계가 아닌 커뮤니티 전체와의 관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단체의 단합을 이끌어내고 전문적인 전략을 구사한 이승호 변호사는 “이번 일을 통해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힘을 발견했다”면서 “개인이 선거에 나가 당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두 사람의 성공 보다 봉사 단체의 힘이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커뮤니티가 합심해 아젠다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번의 타운홀 미팅은 좋은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30개 단체가 타운 홀 미팅을 후원하는 등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과 참여가 뜨겁다”며 “우리가 주축이 돼 이들 단체와 함께 호흡하다 보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계에서 이번 타운 홀 미팅을 적극 성원하고 있는 기독교사회참여 대표 박종대 목사는 “교계에서는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사회 참여를 피해왔다”면서 “하지만 이제 교회 교계도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웃을 돌보고 지역사회를 살피는 일도 교계가 해야 할 일이다”면서 “교회도 사회 참여의 중요성에 따라 교계의 결집력과 동원력 정보 공유와 신속성이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결집력을 호소했다.
주정부 CRA폐지
코리아타운 재개발기금의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오는 7월1일부터 캘리포니아 전 지역의 도시 재개발청(CRA)을 폐지하겠다는 재정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에 LA시 재개발공사(CRA/LA)에 적립되어 있는 코리아타운 재개발 기금이 폐지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또 다른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브라운 주지사는 재산세 기금으로 운영되는 재개발 공사를 폐지하고 재개발 공사에 유입되는 17억 달러의 재산세를 주정부에 귀속시켜 교육 및 공공안전 예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재정계획을 밝혔다. 이에 현재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재개발 기금으로 적립돼 있는 약 5,200만 달러 가운데 재개발 프로젝트가 착수된 3,600만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기금이 모두 주정부로 귀속될 예정이어서 타운 재개발 기금이 증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정부는 지난해 재정난을 이유로 CRA가 지출하지 않고 적립해 둔 예산 일부를 이미 주정부에 귀속시켰으며 윌셔센터/코리아타운 개발기금에서도 800만 달러가 이미 주정부로 이관됐다. 이에 한인단체들은 CRA/LA 폐지에 대비해 오는 7월 전까지 현재 남아있는 1,600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이 주정부 귀속 대신 타운 재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모두 투입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임혜빈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의회 회장은 “CRA가 존속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존폐의 위기에 있는 CRA 입장에서는 타운 기금 투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한인단체들이 힘을 합쳐 적극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실에서 한인단체들은 단합해 커뮤니티 재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한다면 CRA가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커뮤니티 센터 건립 등을 포함한 한인 커뮤니티가 추진해 왔던 재개발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칫 타운 재개발기금이 주정부에 귀속될 현실에서 LA한인사회 주요 단체들이 한인타운에 ‘커뮤니티 아트&레크리에이션 센터’(K-ARC)를 건립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 활동한지 5개월 만에 후보 부지를 잠정 확보하고 시정부의 협조를 얻어내는 등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K-ARC 태스크포스는 지난 13일 회의를 갖고 올림픽 블러버드의 아드모어 애비뉴와 킹슬리 드라이브 사이의 부지에 저소득층 아파트와 상업시설 건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해 3층 공간을 커뮤니티 센터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저소득층 아파트 개발 회사 ‘APEC’이 추진하고 있으며 올림픽 블러버드 쪽으로는 1~2층에 리테일 공간을 만들고 건물 3층의 2만2,000스퀘어피트 공간을 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로 만드는 계획이다. 건물 뒤쪽으로는 3층 60유닛의 저소득층 아파트가 건설될 계획이다. 개발회사 APEC 측은 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개발을 프로젝트에 포함시킬 경우 LA시 커뮤니티 재개발국(CRA)로부터 최대 1,200만달러의 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CRA가 현재 적립돼 있는 개발 기금이 주정부로 귀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미박물관과 기금 750만 달러와 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K-ARC) 기금 1,000만 달러 등을 포함한 다수의 한인타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예산을 긴급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CRA 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주정부 폐지 계획에 대비해 LA에서 추진되고 있는 200개 공적자금 투입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예산 9억3,000만달러를 긴급 편성했다. 한편 이번 타운 홀 미팅에 참여를 원하는 한인 단체들은 상공회의소의 아래 연락처로 연락하면 된다.
(213)48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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