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마지막 남긴 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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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장자연 씨의 자필편지로 추정되는 50통의 편지가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편지는 자신을 고인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모씨(41·일명 왕첸첸)가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42)의 형사재판 당시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량은 235쪽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자연 리스트’는 자살한 장씨에게 성상납 등을 강요한 인사들이 적혀 있다는 문서로 장씨 사망 후 해당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선데이저널>도 리스트에 올라와있는 인사를 이니셜로 공개하며 네티즌들의 폭발적 반응을 유발시킨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해당 인사들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했고‘장자연 리스트’도 세간의 뇌리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러나 돌연 SBS가 리스트를 공개하며 다시금 불을 지폈다.
<선데이저널>은 SBS가 공개한 편지의 전량을 입수해 이번 호를 비롯해 몇 주에 걸쳐 장 씨의 편지를 공개코자 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번 편지는 조선일보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이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 조선일보는 지난 2009년 “회사 이름과 대표자 이름을 공표했다”며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당시 조선일보는 고소장에서 “이종걸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이 없는 자사 임원 이름을 거론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를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게시해 네티즌들이 열람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재판과정서 공개


SBS가 공개한 문건은 고인이 전씨에게 보낸 50여 통의 편지 중 일부다. SBS는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은 내용과 함께 접대를 받은 연예기획사와 제작사, 대기업, 금융계, 언론계 관계자 등 31명의 실명이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공인 전문가의 필적 감정을 받았으며 장자연의 필체가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실명이 거론된 31명이 2009년 장자연 문건 파문 당시 경찰이 밝힌 일부 유력인사와 같은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당시 경찰은 술자리 접대 강요 여부와 관련해 대부분의 인사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편지가 장자연의 친필 편지로 확인되면 명단과 관련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물론 경찰 역시 재수사 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선데이저널>이 장씨의 편지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당시 본지가 보도했던 명단과 일치했음을 확인했다. 다음은 사건 당시 본지 보도의 일부분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본국 언론에서 ‘언론사 대표’로 표현하고 있는 C언론사 B사장이다. B사장이 실제 장씨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유족 측이 함구하고 있으나 일단 피고소인인 만큼 경찰의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B사장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검찰에서는 이번 사건이 경찰에서 송치됐을 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B 사장이 굳이 신인 여배우를 불러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고소인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다른 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잘 알려진 W금융지주 L회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장이던 L회장은 영남(경남 하동)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고소영’으로 불린다. 지난 대선 때는 ‘금융포럼’이란 외곽 단체를 이끌면서 당시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마지막은 MP3 플레이어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며 잘 알려진 R기업 창업자 Y대표다.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인 Y대표는 지난 1999년 1월 직원 7명, 자본금 3억 원으로 R사를 설립했다. 200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멀티 코덱 CD 제품을 개발해 6개월 만에 미국 시장 수위에 올랐다. 2002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벤처 업계의 신화적인 인물이다. 」




유력 일간지 실명 거론


그렇다면 이번에 공개된 장 씨의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우선 본지가 입수한 편지 내용을 보면 “그렇게 내가 2007년 중반 경부터 지금까지 ○○회장부터…. 감독, PD 순서대로”라고 적혀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유력 일간지 오너의 실명이 거론된 것이다.
이 외에도 본지가 확인한 리스트 명단을 보면 본국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여럿 거론된다. 유력일간지 B대표와 스포츠지 부사장 B씨, 또 다른 유력매체인 J신문 광고본부장 L씨, 국내 유력 대기업 L사의 S회장, K사 L회장, 전 방송사 PD이자 현 연예기획사 대표 K씨, 방송사 PD J씨, 연예기획자 S씨 등의 이름이 편지를 통해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편지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상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자세한건 아저씨 만나서. 동생 집에 있는 날 넘 힘들게 한 사람들… 다이어리 노트 보여 줄라구 그래… 결정한건 아니고 일단 날 변태처럼 2007년 8월 이전부터 괴롭혔던(…) 물론 계약하기 전 김 사장 등에게 온작 개꼬라지 당한 건 빼구… 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께… 31명 감독·PD들은 가장 마지막에 따루 쓸게”
“일단은 금융회사 미친 새끼 글구 인터넷 ㅇㅇ 대표, 대기업 대표, 글구 대기업 임원 뭐 간부 그런거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아저씨에게 1번으루 복수를… 꼭 금융회사, 옛날 무슨 신문사 직원, 회사 직원 있는 데서두 나에게 개꼴 변태짓”
뿐만 아니라 장씨가 자살하기 일주일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서는 본인의 ‘피해사례’라고 언급하며 “2008년 9월경…룸싸롱 접대에서 저를 불러서…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후 몇개월후 김○○ 사장이… 만들어 룸싸롱에서 술접대를…”라고 적었다.
장씨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악마’로, 자신을 ‘노리개’로 비유했다.
“세상은 분명 넓은데 인간 같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구.. 여기저기 술접대에다 수 없는 성상납까지… 난 지금 오라면 가야하고 날 노리개처럼 온갖 갖가지 짓을 다하고… 원하는 것 다 끝나버리면 자리가 끝나면 난 그렇게 가라면 가야 하구 또 벗으라면 난 또 그렇게 악마들을…”
“새로운 옷이 바뀔 때면 난 또다른 악마들을 만나야 하구.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이렇게 무명으로 활동하다가 끝나는 불쌍한 사람 나말고도 얼마나 많을지를… 어떻게 이런 꼴을 다 당하면서 이렇게 살아가구 있는 현실을 인정할 수가 있겠어”
그녀는 주변 사람들과 연예계에 대한 입장은 물론 자신의 심경이 심각한 상태임을 편지를 통해 밝혔다.
“2008년도에 울 회사에서 나간 미친년 글구 동생 글구 이×선배 송×선배들에게 내가 김 사장에 이리저리 이용당하면서 힘들게… 암튼 알구 있는 걸 호에게 다 말한것을 알았구, 정말 정신 나간 년들이야. 날 이용하려구 그런 것 같구. 오빠 요즘 이런 일땜에 미칠것 같어 오빠 생각 빨리 보내주구. 지금 심각해. 호는 내가 김 사장 땜에 힘들어 하구 있는걸 다 알구 있구. 나를 미행한 것처럼…”




부실 수사 논란


이제 화살은 경찰에게로 쏠리고 있다. 당시 경찰은 장씨 자살 이후 언론사와 금융사 대표 등 20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2009년 8월 장씨 전 소속사 대표 김 씨 등 2명을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는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부실수사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분당경찰서 수사관이 이번 방송사에 장자연 친필 편지를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제보자를 2009년 3월 조사해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제보자가 고인과 청소년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성장과정이 다르고, 2003년 수감 이후 고인이 12회 정도 면회왔다고 했으나 해당 기록도 없어 정황상 제보자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 장자연 전 소속사 내부 접견실
당시 경찰은 고인의 가족을 상대로 제보자를 알고 있는지 확인했으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고 고인과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했으나 고인의 자택, 사무실, 차량 압수수색과 통과 내역 조회에서도 제보자와 교환한 서신 등 일체의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향후 조사에서 제보자가 편지를 가지고 있는 게 맞고 편지를 확보해 자필 편지임이 판명되면 경찰은 부실 수사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매니저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며 일단락된 해당 사건을 경찰이 재수사할지는 장씨가 지인에게 보냈다는 ‘편지’의 원본 확보 여부에 달렸다.
경찰이 2005년부터 장씨의 편지를 받았다는 장씨의 지인 전모(31)씨가 수감돼 있는 감방을 8일 압수수색해 문건 확보에 나섬에 따라 ‘재수사의 키’는 원본 문건 확보 후 의뢰할 필적감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확보되는 문건이 장씨가 직접 쓴 원본으로 확인되면 재수사에 착수해 문건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본일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감정을 거치더라도 필체의 동일 여부만 확인될 뿐 압흔(눌러쓴 흔적) 등이 없어 장씨가 직접 썼는지 진위 판독이 어려워 문서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사본이라면 필적 감정을 할 필요도 없고 설사 감정을 거쳐도 그 결과의 신뢰성 역시 떨어져 2년 전 ‘장자연 문건’과 동일한 수준의 의혹제기 수준에 그쳐 재수사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수사팀은 ‘장자연 문건’의 원본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확보된 사본 문건을 토대로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고, 장씨의 것과 필체가 거의 동일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필적 감정이 핵심


하지만 감정 의뢰한 문건이 사본이기 때문에 글씨를 눌러쓸 때 종이에 가해진 압점까지 비교 분석하지 못해 ‘일치한다’고 단정하긴 어렵고 장씨가 직접 쓴 친필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 같은 필적감정 결과에도 당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고 장자연 문건의 출처와 방송사의 입수경위 등 여러 정황상 장씨가 쓴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문건에 거론된 인사 등의 혐의 등을 수사하는 수순을 밟았다.
초기 수사의지와 달리 사건 발생 20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 2명이 징역형을 받아 사법처리되는 수순에서 사건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경기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2년 전 모 방송사에서 입수한 장자연 문건의 경우 ‘ㅎ’, ‘ㅊ’자의 머리 삐침이 모두 기울어져 표기됐는데, 이번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장씨 편지의 글씨체에는 이 자음의 머리 삐침이 모두 반듯이 세워져 있어 필체가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원본 문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국과수의 필적감정은 글자체마다 힘이 들어간 부위(압흔)나 습관적으로 자음을 쓸때 시작하는 형태 등 10여가지를 분석해 이뤄진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2년 전 수사팀이 장자연씨 집에서 확보한 장씨가 쓴 여러 문건들 중에도 정자체로 쓴 것과 날려쓴 필체 등 각기 다른 두 필체가 존재했다고 수사 관계자는 전했다.
따라서 원본 문건을 토대로 하는 필적감정에 따른 결과만 의미가 있다면서 필체는 달라도 필적은 동일 인물이 쓴 것으로 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장씨 문건의 원본 확보가 가장 중요한 재수사의 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소 3개월 만에 또 성폭행…교도관 폭행 등 수형생활 문제
“장자연과 알게 된 경위 경찰이 직접 조사하라” 호기


탤런트 故 장자연 씨에게 50통의 편지를 받았고 오빠라 불릴 정도로 절친한 관계였다고 주장한 ‘왕첸첸’은 어떤 인물일까?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왕첸첸은 가명으로 현재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내국인 전모(31)씨다. 장씨와 같은 1980년생으로 전남에서 태어나 모 공고에 다니다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과 10범의 전 씨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1999년 2월 수원중부경찰서에 처음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았고 만기출소했다.
이어 3개월만인 2003년 5월 같은 죄를 저질러 구속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올해 5월 출소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한 죄(특수공무집행방해)로 15개월 형이 추가돼 복역기간이 내년 8월까지 늘어났다.
교도소 관계자는 “3차례에 걸친 교도관 폭행 등 수형생활에 문제가 많아 전씨가 교도소를 많이 옮겨 다녔다”며 “성격은 미루어 짐작해 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특히 2006년 8월부터 정신장애 증세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고인이 2009년 3월 7일 자살한 뒤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던 3월 중순 모 스포츠지에 편지를 보내 항간에 존재가 알려졌다.
해당 스포츠지는 같은 해 3월 21일 장자연이 속을 터놓고 지내온 오빠로 ‘왕첸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편지를 보냈다며 ‘인간 같지도 않은 사람이 나를 핍박하고 약점을 만들어 놨다’ 등 장 씨가 고민을 호소했다는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전씨가 10년 전부터 장씨와 알고 지낸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전혀 근거가 없고 언론보도를 보고 상상해 편지를 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전 씨에 대한 수사를 접었다.
부산구치소에서 수감 중이었던 전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홍콩 재벌 아들’ ‘유명한 오락실 업자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주장했으나 호적부 확인 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2003년 수감 이후 장씨가 12차례 면회를 왔다는 전씨의 주장 역시 면회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전씨는 지난해 장씨 사건 재판을 진행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3단독에 장씨의 편지를 보내 탄원한 것으로 확인됐고, SBS는 6일 편지(사본)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편지의 원본을 찾기 위해 광주교도소를 방문한 경찰에 전씨는 “고1~고3 때 장씨와 친구로 지내며 편지를 주고받았고 수감 이후에도 장씨를 ‘설화’라고 칭하며 계속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장씨의 억울한 죽음이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해 지인들에게 (편지를 등기로) 여러 차례 보낸 사실이 있다”고 했지만 장씨와 알게 된 경위와 편지를 보낸 지인이 누구인지는 경찰이 직접 조사해 밝히라고 호기를 부렸다.
지인에게 보낸 편지가 원본인지에 대해서도 전씨는 언급을 꺼리며 경찰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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