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을 즈음해 한인은행가에 흉흉한 소문으로 나돌던 ‘윌셔은행의 심각한 부실대출에 따른 대규모 손실설’은 결국 지난해 4분기와 지난 1분기 등 2분기 연속 대형적자 사태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한인은행권에서는 이른바 ‘아민푸어 형제 케이스’로 대표되는 은행 내부의 대출책임자의 입김과 일부 부동산 브로커들과의 결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다른 상장한인 은행들에 비해 뒤늦게 대형손실 파동에 휘말린 윌셔은행 또한 부실대출에 대한 의혹을 사왔던 터에 결국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윌셔를 둘러싼 소문의 골자는 “스티브 아민푸어 윌셔은행 전 CMO와 그의 쌍둥이 동생 존 아민푸어 형제가 일으킨 거액의 대출건이 부메랑이 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즉 이들 두 형제가 비한인 대출시장을 노리고 한인은행계에서 알게 모르게 발생시킨 약 2억 달러 규모의 대출액이 부실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 이는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이들 형제가 쓴 수법은 부실대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킥백머니, 즉 대출에 따른 불법 커미션을 챙기는 식으로 부정대출을 일삼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노트매매를 비롯한 한인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중심축인 카워시 업체, 호텔, 주유소 등의 매상을 부풀리는 식으로 과대계상한 뒤 커미션을 챙기고 지분을 차지하는 등 마구잡이 편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은행가에서는 “제2, 3의 아민푸어 형제를 모방한 편법대출이 또 다시 한인은행가에 슬그머니 확산될 수 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은행-부동산 브로커’의 커넥션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위기 ‘시한폭탄’
이처럼 한인은행들의 대규모 부실대출 과정 이면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한인 부동산 브로커들과 결탁한 일명 ‘숫자놀음 장난’이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특히 여기서 등장하는 일부 한인 부동산 브로커들은 철저히 몸을 낮추고 신분을 감추고 있는 소위 ‘언더그라운드형 브로커’들이 다수로 한인 커뮤니티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무튼 이들 언더그라운드형 부동산 브로커들은 대형 투자자들을 모집해 한인은행권에게 대출을 요구하는 대형 창구 가운데 하나로서 그간 무시할 수 없는 큰 손으로 자리 잡아 왔다는 평가다. 또한 이들이 일으킨 대출규모는 일반 개인대출을 훨씬 웃도는 대규모 대출이라서 일반 대출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적게는 15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가 최하 마지노선이고, 많게는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에 이르는 대출 등 동시다발적인 대출을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실적 올리기에 민감한 대출책임자와의 결탁이 손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반 부동산 브로커와 달리 언더그라운드형 부동산 브로커들은 주로 광고를 통해서 업무를 하지 않고 철저히 지인 등을 통해서 교묘한 사전작업을 진행해 한인은행권을 현혹시킨다. 이 과정에서 은행내부 노트 대출 담당자라든지 대출책임자와의 ‘킥백 머니’ 교환을 비롯해 불법적인 일을 비일비재하게 벌이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이들 언더그라운드형 브로커들은 특히 카워시 업체, 주유소 등의 물밑거래에 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이들이 쓰는 수법은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100만 달러 정도만 선투자하면 나머지 거액의 융자금은 자신이 한인은행을 통해서 손쉽게 융자를 받아낼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식으로 꼬시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뒷거래를 통해 부동산 브로커 커미션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는 일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예로 한때 남가주에서 10여개의 카워시 업체를 운영했었던 한인 K씨. K씨는 원래 부동산 브로커 출신으로 한인은행권의 대출 관계자들을 비롯해 행장 등 고위급 간부와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통해 부를 축적했던 대표적 인사다.
특히 K씨는 평소 “이란계 아민푸어 형제를 통해 이러한 수법을 배웠다”고 주변에 자랑을 늘어놓았을 정도로 “한인은행권의 돈을 빌리지 못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까지 떠들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목표 매물로 정한 카워시 업체 등 부동산 매물의 감정평가를 높게 받아낸 뒤 거액의 융자를 받아내는 식의 편법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러한 자금을 발판삼아 추가로 문어발식 부동산 매입을 확장해 나갔다는 것이다.
대출책임자 -브로커 결탁 ‘형사처벌’
현재 언더그라운드형 브로커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편법사례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은 알게 모르게 자행되고 있는 일부 지분 획득 과정이다.
이는 이들 브로커들이 과장된 감정평가서를 통해서 원래의 부동산 가치보다 높은 대출액을 산정해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일정수준의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되어지는데 이는 심각한 범법행위로 형사 처벌 대상이라는 점에서다.
결국 언더그라운드 브로커들은 실적 올리기 압박을 받고 있는 일부 한인은행 대출 책임자들과 결탁해 킥백머니를 제공한 뒤, 자신은 이면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요구하는 등 불법거래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이 같은 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해당은행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한인은행권의 대출 관행이 그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났고, 한인 은행가의 경우 전문 대출인의 부족으로 이러한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점에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