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대한체육회 미주체전 연기 지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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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과 그에게 반기를 든 각 지부 체육회장(대의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난항을 겪어왔던 ‘제16회 미주한인체전’이 결국 반쪽짜리 체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립과 타협을 번갈아가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 측과 정철승 OC체육회장 측이 체전을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도 끝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 하나의 미주체전은 물 건너 간 듯 보인다.


미주한인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되어야할 미주체전이 반쪽짜리 행사로 파행 개최될 위기에 본국의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는 지난 7일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 측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짓을 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과 그에 반기를 든 정철승 조직위원장( 및 각 지부 대의원)과의 싸움이 체전을 얼마 남겨두지 않는 시점에서 갑자기 끼어든 대한체육회 탓에 더욱 확대될 양상이다.


본지는 오렌지카운티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미주체전을 강행,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정철승 조직위원장과 대한체육회 지지를 앞세운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의 대립사태를 심층 취재했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앞서 본지는 지난 보도(784호·5월 5일자)를 통해 미주체전개최에 파행을 거듭하며 통합과 분열의 기로에 선 재미대한체육회의 내분사태 전말을 전했다.


당시만 해도 장귀영 회장과 정철승 OC체육회장이 극적으로 손을 잡으며, 장귀영 회장은 정철승 OC체육회장을 제16회 미주체전의 조직위원장으로 재확인, 예정대로 오렌지카운티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기자회견까지 가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장귀영 회장은 돌연 제16회 미주한인체전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고, 정철승 OC회장(제16회 미주한인체전 조직위원장)은 이에 반발하며 예정대로 6월 22일 문화 행사를 시작으로 24일 칼스테이트 풀러튼 체육관에서 개막해 26일까지 체전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대한체육회 명칭 사용하지 마라”


이런 첨예한 대립 속에 정철승 OC회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이끌며 준비해오던 제16회 미주한인체전에 본국의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가 찬물을 끼얹었다. 대한체육회는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의 ‘미주한인체전 무기한 연기’를 지지하며 정철승 OC회장이 이끄는 이번 체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공문을 정철승 조직위원장에게 보내온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공문에서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6회 미주한인체전 개최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재미대한체육회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2일부터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열리는 체전은 재미대한체육대회와 전혀 무관한 대회로서 대한체육회의 후원 명칭은 물론 재미대한체육회의 명칭 또한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대한체육회는 공문에서 “2011년 1월 15일 장귀영 회장 대신 김흥배 신임회장을 선출한 임시총회와 3월 19일 정기총회가 재미대한체육회 규정과 절차에 맞게 개최되지 않았다”며 “아울러 현재 재미대한체육회 회장으로 대한체육회가 인정하고 있는 장귀영 회장 명의의 기존 재미대한체육회를 부정할 다른 반증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장귀영 회장 체제의 재미대한체육회의 실체와 대표성을 인정해야 하며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재미대한체육회의 제16회 미주한인체전 개최의 무기한 연기결정을 존중하여 이번에 개최되는 대회는 재미대한체육회와 전혀 무관한 개별 대회로서 대한체육회의 후원 명칭과 대한체육회가 인정하고 있는 재미대한체육회라는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장귀영 회장은 즉각 김흥배 임시 회장과 정철승 OC회장, 전국 지회장 등에게 ‘대한체육회 결정에 따른 재미대한체육회의 입장과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보내 “김흥배 씨와 정철승 씨의 체육단체가 준비하고 있는 체육대회에 ‘재미대한체육회라는 명칭과 로고’를 사용할 수 없음을 알리고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 정철승 제16회 미주한인체전 조직위원장

정 회장, ‘이래라 저래라’ 권한 없다


정철승 체전 조직위원장은 대한체육회로부터 공문을 받고 공문을 발송한 대한체육회 경기운영팀 송상우 차장에게 즉시 반박문을 보냈다.


정 위원장은 반박문에 “재미대한체육회의 공금을 횡령하고 자기 마음대로 대의원들을 제명하는 회장 한사람을 전국의 많은 지지 대의원들이 도려내려고 하는데, 대한체육회 경기운영팀 팀원 한사람이 미주체육회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을 내리고 공문을 보내는 것에 통탄할 지경이다”며 “언제부터 대한체육회가 미주체육회에 ‘이래라 저래라’ 판결을 내리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는지 의문이다”며 반박했다.


그는 또 반박문을 통해 “지금까지 미주체전을 준비해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과 소요 경비, 이미 1,0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예약한 항공권, 실추된 미주체육회의 명예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달라.


미주체전은 한국과는 달리 아무 때나 열릴 수도 없고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느냐? 아무것도 모른 채 한국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된다. 미주에서 문제가 생겼으면 한번쯤은 내사를 나와서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해라.


공금횡령과 제멋대로 행동하는 장 회장 한사람을 감싸고도는 저의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오히려 이번 미주체전 준비와 진행에 박수는 보내지 못할망정 방해를 하고 도둑을 감싸주는 행위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체육회의 장귀영 회장 지지 공문을 접한 한 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참으로 안타깝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리고 그는 결정에 반박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대한체육회에 보냈다.


그는 탄원서에서 “지금까지 대한체육회 본부는 해외지부인 재미대한체육회에 대해 한 번도 내정간섭 또는 관여하여 판단을 내린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판단이 필요했다면 양쪽으로부터 모든 정황을 들어보거나 현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한 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화합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 넣은 꼴이 되었고, 본부가 지부에 대한 관리능력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정말로 한심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히며 공정하고 분명한 판단을 재차 요구했다.


지난 대회에는 무관심으로 홀대


재미대한체육회의 집안싸움으로 곪아터진 미주체전의 파행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시카고에서 열린 지난 대회도 추잡한 모습만을 남긴 채 막을 내렸었다.


지난 15회 대회를 주최했던 재미대한체육회(회장 장귀영)와 주관단체인 재미대한시카고체육회의 갈등으로 종합 순위가 집계, 발표되지 못한 채 총 3,200여명의 선수 및 임원단이 참여했던 개회식과는 달리 불과 50여명의 인원만 두고 초라한 폐막식을 치러야했다.


재미대한체육회와 주관단체의 갈등과 분쟁으로 지역 경찰이 출동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졌으며, LA지회의 자격시비 문제로 야구와 배구, 탁구 종목의 선수 48명은 시합에 출전하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기도 했었다. 지난 대회의 파행의 원인은 또 있었다.


지난 미주한인체전에 본국의 관심은 없다시피 했다. 장귀영 회장과 조용오 위원장은 나름의 결속관계 속에 각자 작년부터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대한체육회와 재외동포재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을 면담했었다.


이들은 미주체전 지원 협조를 부탁하는 등 고군분투했으나, 예산부족과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본국에서 한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해 자체 기금모금을 벌여 대회를 준비해야했다.


개회식에는 신호범 워싱턴 주 상원의원과 리처드 댈리 시카고 시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지만, 정작 본국에서는 사절단 하나 오지 않았다. 한마디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외지부의 주요 행사에 본국의 대한체육회는 철저하게 무시와 외면을 보낸 것이다.


대한체육회 담당자는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지부의 예산책정은 전무한 상태이고, 그동안 양분되었던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이번 6월24일 완전 통합하여 앞으로 금전적인 지원은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작 재미한인체전의 우승자를 전국체전에 들러리 형식으로 참가 시켜주는 게 전부인 이름뿐인 재미대한체육회를 ‘나 몰라라’ 홀대했던 것이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대한체육회가 올해는 대회를 불과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되는 미주한인체전에 화합을 이끌어내지는 못할망정 ‘감놔라 배놔라’하면서 분란을 더 증폭시키고 있는 게 작금의 대한체육회의 모습이다.

















 ▲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

장 회장 능력부족이 원인


많은 체육계 관계자들은 미주대한체육회의 분쟁의 원인을 장귀영 회장의 직무능력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장귀영 회장은 결정된 사항들을 번복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독불장군 식으로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반사적으로 적대시하며 대의원들과의 대화를 피했다.


장 회장은 회칙도 무시하고 권위주위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의원총회가 수차례 요구한 재무결산보고 등을 무시하였고 대의원총회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 대의원의 자격박탈 등의 예민한 사항들을 임의로 결정, 집행하기도 했다.


더욱이 16회 미주체전은 이미 4년 전 샌프란시스코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일로서 정철승(OC체육회장) 조직위원장이 1년 6개월 넘게 준비를 해오고 있었는데 장 회장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정 위원장을 해임시키고 진병구 씨를 조직위원장에 임의로 임명했다.


결국 같은 지역에 급조된 미주체전을 만들어 한 지역의 두 군데서 미주체전이 개최되어야 하는 모양새를 만들기도 했다.


장 회장은 그 후 어려움에 부닥치니 하나의 미주체전을 개최한다고 하면서 진병구 조직위원장에서 진병구, 정철승 공동위원장 안을 내놓는가 하면, 그러다 다시 불화만 더 커지자 정철승 회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의 원하는 대로 안 되니까 체전을 몇 주 남겨놓고 일방적으로 연기한다는 공고를 발표해 분란은 극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에서 장귀영 회장은 정철승 조직위원장을 상대로 제16회 미주한인체전 명칭과 재미대한체육회의 명칭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는 소송도 걸었지만 법원으로부터 기각 판결을 받기도 했다.


장귀영 재미체육회장은 미주한인체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멋대로 식의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분란을 키우며 미주체육인들과 한인들의 혼란만 야기시켜왔다. 올해 1월 16일 오렌지카운티 대한미주체전을 준비하고 있던 정철승 회장을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일방적으로 해임할 수 없다는 정관이 있음에도 조직위원장에서 일방적으로 해임시켰다.


또 3월 15일에는 정철승 조직위원장을 상대로 ‘미주한인체전 명칭과 재미대한체육회 사용 금지’에 대한 소송장을 제출했으며, 이 소송은 4월 22일 장귀영 회장이 패소판결을 받았다. 3월 26일에는 오렌지카운티 체육회장에 진병구 씨를 인준하고 미주체전 조직위원장에 임명했다.


그러다 다시 5월 7일 조직위원장에 정철승 전 조직위원장을 재임명하고 미주한인체전을 등록, 공고했다. 하나의 체전이 성사되나 싶다가 다시 5월 20일 미주한인 체육대회의 개최를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한다는 발표를 했다.







풀러튼에서 예정대로 개최


장귀영 회장은 대한체육회에 로비를 통해 받은 지지의사를 앞세워 체전을 반대하며 체전 개최를 준비하는 정철승 체전조직위원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며 방해를 일삼고 있다.


장귀영 회장 측은 각 지역 체육회 관계자들과 미주 주요 한인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 체육대회는 개최되지 않을 것이며 내년 초로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밝히면서 이번 오렌지카운티 체전에 각 주 한인체육단체들의 불참을 호소했다.


한편 정철승 회장이 이끄는 칼스테이트 플러튼 미주한인체전은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로 공식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 미주한인체전은 풀러튼에 있는 ‘칼스테이트 풀러튼 캠퍼스 체육관’에서 22일부터 시작된다. 22일부터 열리는 문화행사는 사물놀이, 노래자랑, 서예전, 태권도 시범, 연예인 초청 공연으로 구성됐다.


24일 오후 5시에는 미주한인체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체육대회의 막을 올린다. 개막식에는 전국 17개 지회 선수 2,500여명이 입장할 예정이다.


각 지회 선수단은 25일부터 축구, 농구, 야구, 골프 등 20개 종목에서 경합을 벌이며 26일 오후 5시 폐막식을 갖는다. OC체육회 정철승 체전 준비위원장은 “현재 숙박시설, 경기장소 등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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