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은 가벼운 오락의 장소였다. 가족이나 회사 동료들이 회식을 마치고 한바탕 노래파티로 여흥을 즐기는 곳이었다. 그래서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즐겨 찾는 그야말로 친근한 장소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노래방이 룸살롱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퇴폐업소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LA 코리아타운에는 현재 약 20개의 노래방이 있으며 이들에게 도우미를 공급하는 전문 업체도 6개 정도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10여개 이상 전문 공급업체들이 성업했으나 최근 불경기로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급처 한 곳당 6~10명의 도우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손님들이 도우미 한 명을 부르면 최저 2시간에 120달러를 계산하는 것이 시세라고 한다. 도우미들은 이 가운데 공급업주에게 40달러 정도를 떼어주며, 도우미들이 나머지를 수입으로 챙기는 식이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을 타고 한국에서 원정을 오는 여성들까지 늘어나 기존 도우미들과 치열한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돈벌이를 위해 미국행까지 불사한 이들 여종업원들을 향한 당국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성 진 취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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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도우미들은 보통 하루에 2회 정도 영업을 뛴다. 그러나 불경기인 요즘에는 하루 한번 정도가 고작이고 어떤 경우는 공치는 날도 있다고 한다. 노래방 도우미들은 저녁에 도우미 업소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자신의 집에서 기다리면서 전화를 기다린다. 도우미들은 전화를 받으면 지정한 노래방으로 가기 마련이다.
아르바이트에서 직업으로
노래방 도우미는 10여년전인 2000년대에는 주로 여대생들이나 직장여성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주로 직업전선에 나선 도우미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초창기에 노래방 도우미들은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할 경우, 룸살롱처럼 고객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하지 않고, 단순히 손님들의 노래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며 일했다. 따라서 당시는 보통 시간당 60 달러 정도 팁을 받았다고 한다. 말하자면 당시 노래방 도우미는 룸살롱 접대부와는 차원이 다른 비교적 건전한 밤업소 아르바이트로 생각했다고 한다. 노래방에 들어가서 주로 손님들의 지정곡이나 주문하는 곡을 선정해 틀어주며 어떤 때는 자신도 노래를 불러주는 동반자 역할에 충실했다. 초창기에는 손님들도 도우미들이 하는 일은 선곡이나 대화상대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고객들이 노래방이나 룸살롱을 단지 가격 면으로 생각해 노래방이 룸살롱 보다 비용이 싼 업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말하자면 룸살롱 갈 돈이 없으면 노래방에서 룸살롱 기분을 내려고 한다. 따라서 일부 노래방에서 룸살롱 못지않은 퇴폐행위도 자주 벌어진다. 이런 경우에는 의례 일부 노래방을 드나드는 도우미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젖어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노래방에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도우미들을 상대로 스킨십을 하러 가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는 것이 요즈음 세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즈음 도우미들은 손님들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또 요즈음은 룸살롱이 노래방 때문에 매상이 떨어지는 바람에 일부 룸살롱 측에서 노래방을 당국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기러기 엄마’까지 동원
도우미들은 최근 한국에서 원정오는 그룹과 현지의 동포 여성들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현지 동포 여성 도우미들은 주로 생활전선의 일환으로 도우미 생활을 하는 경향이 많은 반면에 원정 도우미 들은 전문적인 윤락여성에 가깝다는 것이 노래방을 많이 드나드는 손님들의 평가이다. 동포 여성 도우미 중에는 식당 등에서 종업원 생활을 하다가 돈이 모자라 노래방 도우미로 전업을 한 경우도 있다. 자녀들의 학비를 위해 도우미를 하는 여성도 있다. 경기가 계속 불황이기에 할 수 없이 파트타임으로 도우미를 택한 여성도 있다. 고객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원정을 온 도우미들은 한마디로 “화끈하다”고 한다. 때로는 이들 원정여성들은 2차동행도 마다하지 않고 일부 원정여성들이 오히려 2차를 은근히 기대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보통 새벽 2시에 끝나는 노래방 파티 끝장에 어떤 원정 여성들은 ‘라면으로 해장을 시켜 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노래방 도우미들도 직업이기 때문에 여러 층이 있다. 하루저녁에 ‘본전’을 뽑으려는 도우미가 있는가 하면 단골손님만 상대하는 도우미도 있다. 물론 노래방 측에서는 매상을 많이 올려주는 도우미가 최고이다. 하지만 도우미들도 자신들이 먼저 살아야 하기에 일부 도우미들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도 있다. J씨는 노래방 도우미 중 업계에서 잘나가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J씨는 절대로 손님들에게 술을 더 사달라든가 추가로 팁을 요구하는 법이 없다는 것. 대신 손님들이 팁을 많이 주면 오히려 시간만큼 받았다며 나머지는 손님 지갑에 다시 넣어줘 좋은 인상을 심은 뒤 단골을 늘리는 식이다.
물론 ‘기러기 엄마’ 중에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할 수 없이 나선 경우도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꿈을 안고 LA행을 택한 한국의 일부 기러기엄마들이 미국에서 자녀 학비를 대고 자신의 생계비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노래방 도우미와 안마시술소, 카바레, 종업원 등 직업이 자신의 몸을 파는 매춘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경찰의 매춘부 단속에서 드러나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무비자 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젊은 여성들의 대거 미국입국이 낳는 부작용도 엄청나게 드러나 무비자 정책 폐지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현실을 한국어 방송이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미국에 취직을 시켜준다고 신문 또는 잡지에 광고를 내고 찾아오는 여성들은 미국에서 운영하는 술집, 안마시술소, 윤락업소 등에 팔아넘기는 전문 브로커가 잡히는 등 무비자 입국에 따르는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찰은 무비자입국을 가장하여 로스앤젤리스 뉴욕, 시카고, 등지 한인거주지에 아파트 모텔을 전세들어 윤락을 일삼는 여성들을 계속 적발 언론에 공개하고 있어 동포들의 위상이 실추되고 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이 가운데서도 자녀들의 유학을 돕는다고 미국에 입국한 가정주부가 현지 윤락녀로 타락하는 등 기러기 엄마들의 탈선이 잇따르자 가정파탄은 물론이고 현지 동포사회의 가정까지 파괴시키는 암적 존재로 지탄을 받는 형편이다.
임금 착취에 윤락 알선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한국에서 무더기로 여성들을 데려와 불법적인 활동으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 한국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불법으로 데려와 취업시킨 한인 여성이 유죄를 시인, 최고 10년형을 선고받게 됐다. ‘원태산’(37)으로 신원이 밝혀진 한국여성은 지난 7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 출두, 불법으로 콜걸 서비스를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원씨는 한국서 데려온 여성들을 자신의 아파트에 합숙시키며 한인들이 운영하는 술집과 노래방, 윤락업소 등에 ‘도우미’로 일하게 한 혐의로 체포됐었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원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말까지 ‘도우미’들을 불법 취업시켰다. 원씨는 한번에 3~6명의 여성들을 관광비자로 데려와 두달간 일을 시킨 후 다른 회사나 타주의 업소로 넘기는 등 임금 착취와 윤락을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여성들이 시간당 70달러(한화 약 8만원)를 받았으며 이중 20달러는 원씨에게 지불했다고 밝혔다. 원씨는 최고 10년 징역형과 25만달러의 벌금 및 형 복역 후 한국으로 추방된다. 최근 한국에서 한 여성이 미국의 노래방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이 여성은 “미국 LA노래방 도우미 하는일이 뭐죠? 중요해요 아시는분”이라고 물었고 곧 답변이 달렸다. 답변자는 “여자친구가 유학 가서 노래방 도우미를 하고 있는데 노터치다. 노래 부르고 분위기 띄워주고 술 같이 마셔주면 된다. LA는 한국이랑 거의 비슷하지 않나. 하루에 400~600달러는 그냥 번다더라. 팁만 30~50만원 준다고 하고”라고 답했다. 그러나 현지에 따르면 이 글에서처럼 LA 노래방에서 하루저녁에 400~600달러의 수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과 다르다. 이는 경기가 좋을 때의 이야기라는 게 현지 업계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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