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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용궁의 주차를 책임지고 있는‘헤수스 에르난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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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의 잘 알려진 중국식당인 용궁(대표 왕덕정)을 찾는 한인들은 낯익은 주차 안내원 헤수스 에르난데즈를 만나게 된다.
작은 키에 딱벌어진 가슴으로 자동차키를 들며 열심히 일하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처음 용궁에서 고용한 정식 직원 쯤으로 생각한다. 무척이나 오랫동안 한 장소에서 일하는 그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차 안내원 헤수스는 용궁식당 종업원이 아니다. 엄연히 주차 어텐던트를 관리하는 회사의 직원 이다. 말하자면 그 회사에서 용궁 주차장으로 파견된 직원이다. 보통 이런 회사는 자신들이 관리 하는 주차장에 직원들을 로테이션 하는데, 해수스만은 지난 20여년이 지나도록 용궁 주차장 한 곳으로 고정 시켰다.
용궁식당에서 부탁한 것도 아닌데 회사 측에서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한다. 한 곳에 고정시키면 나태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헤수스는 1년 365일 열심히 뛰어 다니다보니 회사에서도 그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 그는 무엇보다 책임의식이 강하다. 주차 안내원들은 손님들로부터 불평을 듣게되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게 된다. 헤수스는 동료 주차 안내원들 사이에서는 “King of Parking Attendants”로 알려져있다.
주차장 안내원들에게는 많지 않은 봉급이라 주로 팁이 큰 몫을 한다. 지난 20여년간 땀흘리며 뛰어다닌 헤수스의 삶을 들여다보면 배울 점이 많다.
우선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손님들의 차를 안전하게 주차시키고, 가급적 빠르게 차를 주인에게 안내하는 일이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데에 한 눈을 팔지 않는다.
용궁 식당의 주차장은 넓지가 않다. 하지만 헤수스가 관리를 하는 동안은 수십대의 차들이 밀려도 끄덕없이 처리하고 있다. 헤수스는 주차장을 머리속에 훤히 그려놓고 있어 차를 빼내고 집어 넣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하고 있다. 이제는 단골 고객의 자동차와 열쇠를 구분할 정도로 전문 주차안내원이 되었다.
헤수스는 지난 20여년간 용궁 주차장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아 주택도 마련했고 식당에서 일했던 그의 아내 에게는 미장원을 차려주었고, 4명의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내 결혼도 시켰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충실히 한 것이다. 고향 땅 멕시코에 어려운 학생들도 도와주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7살 때부터 가끔 용궁식당에서 짜장면을 즐겼던 윌리엄 장(27세)씨는 “용궁식당을 생각하면 하나는 짜장면이고, 또 하나는 멕시칸 주차 반장이다”면서 헤수스를 떠올렸다. 하지만 기자가 “헤수스는 용궁 종업원이 아니다”고 말하자 “지금까지 나는 그가 용궁 식당의 종업원인줄 알았다”면서 깜짝 놀라워했다.
용궁식당을 매주 한 번 이상 찾는 제임스 김씨는 “이제는 그가 남미계라는 느낌보다는 막연한 친구라는 기분이 들 정도”라고 한다. 김씨는 다른 주차장에 가면 “혹시 차가 긁히지 않을까 걱정도 하는데 용궁에 오면 그런 걱정은 전혀 없다”고 했다. 용궁을 자주 찾는 고객들 중에는 가끔 헤수스에게 따로 팁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용궁을 찾는 한인 단골들과 신뢰가 깊어졌다.
용궁 식당의 왕덕정 대표는 “헤수스와 나는 동반자다”고 전하면서 “나는 식당 안을 책임지고, 헤수스는 식당 밖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와의 오랫동안 이어져온 끈끈한 정과 무한한 신뢰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