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한인의류협회 차기회장선거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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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의류협회(회장 크리스토퍼 김)의 차기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선을 통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선거 역시 연임을 원하는 현 회장과 암묵적으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는 이사장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되면서 경선양상이 지난해와 닮아있어 회원들은 물론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년 차기회장 선출문제를 둘러싼 내분으로 인해 극한 대립양상으로 치달아 결국 협회가 위기를 맞은 전력이 있어서 “올해도 자칫 회장 경선으로 인해 협회가 내홍을 겪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양 후보는 한 목소리로 “상대 후보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것이다”고 밝히고 있어 주위의 불편한 시각을 잠재우는 데 애쓰고 있다. 또 이번 선거는 의류협회 최초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져 선거를 관리하고 있어 외형상으로는 지난해와 달리 파벌 간 다툼이나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회장 경선은 내실 있는 협회를 지향하는 현 크리스토퍼 김 회장과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변화를 주장하는 이윤세 이사장 간의 대결로 오는 14일 치러지게 된다. 선거전에 뛰어든 양 후보들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한인의류협회(회장 크리스토퍼 김) 차기 회장단 선거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한인의류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회장 및 이사장 출마 후보자로 현 크리스토퍼 김 회장과 이윤세 이사장이 후보 마감일 하루 전 4일 모두 회장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연임을 위해 재출마에 나선 크리스토퍼 김 회장은 지난해 임원들 간의 대립과 내분사태로 인해 3개월간 협회가 전직회장들로 구성된 수습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 후, 4월부터 공식 임기에 들어가 사실상 협회를 위해 제대로 일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출마의사를 밝혔다.


또 김 회장과 함께 이사장으로 선출돼 활동해 온 이윤세 이사장 역시 현재 한인 의류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변화를 꾀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협회를 이끌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크리스토퍼 김 한인의류협회 회장

재도전은 자유로운 선택


크리스토퍼 김 회장은 “지난해 경선 분란으로 인해 올 3월 말부터 취임해 일을 하다 보니, 회원사들을 위해 준비했던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는데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었고, 사업의 연속성이라는 부분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면서 “협회를 끌어나가면서 취임 전 그렸던 그림과는 좀 차질이 생겨 심사숙고 후 재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협회에 누가 될까봐 고민했지만 1년이 더 필요했다. 주변에서 연임을 바라는 목소리들도 많이 들려왔다. 그런 이사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또 무엇보다도 내가 협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할 일이 남았다는 판단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히며 “개인적인 욕심도 없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결국 이사들의 표에 의해 차기 회장은 선출될 것이고, 이사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류협회는 이사장 등 현 임원진이 차기회장으로 추대되는 관례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치러진 경선에서는 정관이나 선거 세칙 등이 미비한 부분이 많아 갈등이 생겨 내분으로 치닫기도 했다. 기존 이사장 추대 형식의 관례를 깨고 지난해 분란의 중심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김 회장이 다시 경선에 뛰어든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도 들려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이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는 관례들은 있었지만, 의류협회의 원칙은 아니다. 연임을 한 경우도 있었고, 이사장 1년하고 회장을 역임하지 않은 이사장도 있었다. 그래서 연임을 위해 재도전을 하는 것도 자유로운 선택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상대 후보인 이윤세 이사장에 대해서는 “작년 러닝메이트로 함께 손을 잡고 나온 것은 차기 회장감이라는 판단에서 함께 나왔다. 이 이사장에게는 훌륭한 부분도 많이 있다. 하지만 다른 이사들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차기회장 감으로는 좀 부족한 듯 보인다”면서 조심스럽게 속내를 밝혔다.


또 김 회장은 “이윤세 이사장은 협회의 변화를 꾀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협회를 이끌기 위해 나왔다고 하는데,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리더로서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상대 후보를 평가했다.


김 회장은 올 4월에야 회장에 취임해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분란으로 인해 싸늘해진 회원사들을 다시 협회로 끌어 모으고 내실 있는 사업들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협회 회장으로 6개월 동안 정말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취임해 보니 작년의 내분으로 인해 등 돌린 협회 회원들의 반감에 직면했었다. 싸늘한 회원사들로부터 협회가 다시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열심히 뛴 결과 지금은 회원사들로부터 신뢰도 회복했고, 협회도 정상화되어 잘 굴러가고 있다”고 지난 6개월을 스스로 평가했다.


 



 



전시성 사업 지양


김 회장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기존 사업들을 잘 이어나갈 것이다. 보여주는 데 급급한 과도한 전시사업들은 지양하고 실현 불가능한 공약과 사업들을 남발하기 보다는 최근에 있었던 ‘G마켓 입점 사업설명회’와 같이 회원사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들을 펼쳐 실질적으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참여할 수 있는 실속 있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사업도 사업이지만 협회를 늘 회원들과 함께하는 든든한 울타리로 만들 것이다”고 공약을 밝혔다.


며칠 남지 않은 선거 기간에 대해 김 회장은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협회의 발전과 단합을 위해 아름다운 선거를 치러내겠다”며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또 경선으로 인한 주변의 우려에 대해 “이번 경선은 작년 같은 분란은 절대 없을 것이다. 이사장과 그런 부분은 합의가 됐고, 경선을 바라보는 회원사들의 분위기도 좋고 호응도 이끌어냈다”며 내분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단호하게 일축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판세가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연임 도전을 결심해서 나왔고,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윤세 한인의류협회 이사장

차기회장에 도전하는 이윤세 이사장은 변화와 리더십을 들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과 함께 이사장으로 선출돼 활동해 온 이윤세 후보는 현재 한인 의류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변화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고 협회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또 이 후보는 “한미FTA, 세계 경기침체 등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달리 그동안 협회는 다소 정체된 모습이었다”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현재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차세대 한인의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갈등은 내 잘못에서 비롯


이 후보는 “김 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연임을 결정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임기를 늦게 시작했고, 협회를 위해 할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출마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로 인해 잘하고 계신 분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협회 회원들의 공익을 생각하고 주변의 추천에 힘을 받아 출마를 결심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후보는 업계 주변에 떠도는 “한배를 탔다가 지금은 김 회장과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협회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질 않아서 그런지 올 4월 임기가 시작되면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일했다. 올해 임기의 여러 사업들의 기초를 만들었고, 많은 사업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추진했다. 사업 진행도 잘 되었고 주변의 격려도 많이 받았다”면서 “하지만 주변에서 ‘회장이 두 명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가 운신을 잘 못한 것 같다. 사업 진행에 있어서 나설 땐 나서고 뒤에 물러나 있을 땐 물러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숙했던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내 잘못이 크다. 김 회장도 일을 잘 진행했다고 격려하고 북돋워주고 해서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고 더 신이 나서 열성적으로 일했던 것 같다”며 “김 회장과 4~6월까지 함께 일을 하면서 김 회장 입장에서는 내가 월권을 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 회장에게 나의 과오에 대해서 전하기도 했지만 서운함이 없잖아 있었을 것이다”고 그간의 보이지 않은 갈등을 술회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김 회장과 서로 조금은 어색한 사이가 되긴 했지만 개인적인 불만은 없고, 나쁜 상황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회원사와 급변하는 시대에 보조를 맞춰 협회도 혁신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다운타운의 많은 회원들은 빠른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스스로 시장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등 자연스럽게 수준이 높아졌다. 협회도 회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지털화 되고 젊어져야 한다”며 “세미나와 각종 설명회 개최 등은 협회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협회장은 회원들에게 노하우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좀 더 선진화된 정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감동을 주는 사업 펼쳐야


또 “1.5세, 2세 등 차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협회의 구도와 비전을 만들어 젊은 세대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MOU체결과 같은 1년만 바라보는 근시적인 사업보다는 장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터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업들을 구상하고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특히 한국 섬유업계의 많은 인맥들을 바탕으로 한국시장과 미주 의류업계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회원들의 복리 증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회원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업을 펼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올해 경선은 작년과 같은 분란은 없을 것이다. 혹여 분란이 생기면 스스로 먼저 사퇴할 것이다”고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경선을 통해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한 전직 회장은 “두 후보가 올 초에는 한배를 탔다가 지금은 좀 갈라선 분위기이지만 작년과 같은 분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두 후보 모두 회장 자격이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두 후보의 세가 팽팽한 것으로 보인다. 승부는 1~2표 근소한 차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이번에는 민주적이고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반응들이어서 회원들과 이사들 내에서 이번 경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좋은 선의의 경쟁이 될 것이다. 작년과 같은 분란 없이 잘 진행돼 좋은 선거가 될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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