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이틀이 넘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나꼼수>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하자 네티즌과 일부 언론에서는 언급된 아이가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에리카 김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아니냐는 추측성 기사까지 보도됐다. 하지만 관심은 이내 <선데이저널>이 보도했던 친자확인소송으로 쏠렸다.
이번 사건은 크게 두가지 면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하나는 본지가 보도했던 친자확인소송의 실체가 과연 드러날 것인지 여부와 다른 하나는 이번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먼저 <나꼼수>를 통해 친자확인소송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면서 현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이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본지에서 보도됐던 내용이야 국내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치부해 버렸다고 할 수 있어도 이 사실이 주류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단순 루머로 덮어버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이다.
사실 이번 소송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 사실 자체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현 정부에게는 크나 큰 부담이다. 특히 친자확인소송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직 대통령들인 YS, DJ에 이어 최고위 현직 정치인으로서 도덕성에 치명적 흠집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정권말 레임덕을 앞둔 MB 정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본지를 비롯한 몇몇 한국 언론들은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가정법원에 서류를 확인하는 등 분주한 심층취재를 벌여왔지만 이러한 소문을 확인한 청와대 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부 언론에게는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 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나오면서 더 이상 숨기기에는 어려운 상황까지 와버린 것이다.
레임덕 앞당기나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직하지 못한 자세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왔다. 이미 국민은 BBK 사건 때부터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을 가져왔다. 게다가 최근 BBK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은 국민들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민의는 <나꼼수>열풍을 불러왔고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이곳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판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은 “지도자들을 풍자한 토크쇼를 통해 젊은이들의 분노를 전달하다(By Lampooning Leaders, Talk Show Channels Young People’s Anger).”란 제목으로 한국의 나꼼수 열풍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나꼼수 열풍에는 한국 젊은이들의 정치적 자각과 실업•물가•이명박 대통령 등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고 했다. 나꼼수를 통해 나경원 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피부 클리닉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도 불거졌다고 했다. 이번 친자확인소송에 대해서도 국민이 느끼는 첫 번째 반응은 ‘대통령에게 혹시?’라는 불신이다.
사실 본지는 친자가 있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이런 소송이 제기됐다는 ‘팩트’를 보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 불신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젊은층들이 여기에 살을 붙이고 추측을 하며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이번 사건을 여러 가지 면에서 BBK 사건과 유사하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이슈화가 될 뻔한 사실들을 측근들을 동원해 무마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본지는 친자확인소송 관련 세 번째 기사를 통해 한 소식통의 제보내용을 전했다.
<제보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한 조성민 씨와 이모 안은희 씨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MB 캠프를 직접 찾아갔었다”는 구체적 진술이었다. 이어 제보자는 “당시 캠프에서는 모두가 쉬쉬했던 일이지만, MB의 최측근 인사인 정두언 씨와 신재민 씨가 필사적으로 막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임명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MB 캠프에서 이른바 ‘하이 서울팀’으로 전방위적 플레이를 펼치는 리베로 역할을 맡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또한 차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조선일보 부국장과 주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역량을 발판으로 MB 캠프의 ‘합류파’로 분류돼 각종 기획부문을 담당했던 인사다.
아무튼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MB의 친자임을 주장하고 있는 조성민 씨는 30대 중반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조씨 측의 주장이 맞다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안 모 여인과 만나 사생아를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친자확인소송에서 BBK 사건의 모습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에 대해 청와대에서 진실을 밝혀내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정권 재창출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