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지역 비례대표제의 음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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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에서 실시되는 비례대표제 의원에 과연 미주 지역에서 몇 명이나 배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례대표 제도가 과연 예정대로 실시될지도 의문이다.

비례대표제는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정당에 투표해 그 정당에서 추천한 비례대표 의원들이 순위에 따라 선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정치 상항이 매우 유동적이라 비례대표제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예측이 어렵다.

예를 들면 현재의 여당인 한나라당이 그대로 존속이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재외동포 지역의 비례대표제를 개선해 국내처럼 인구 25만명 당 1명의 국회의원을 선정하는 것처럼 해외지역구를 설정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지역의 민의를 행사하는 대의원(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사상 첫 재외국민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곳 동포사회가 관심을 쏟고 있는 LA지역 비례대표 공천가능성과 현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내년 4월 총선에서 과연 미주지역에 비례대표가 몇 명 나올까? 해외 최대 동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LA지역에서 과연 몇 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탄생할까? 그리고 전 세계 해외동포사회에 몇 명이나 나올 지도 관심사이다. 긍정적인 면에서 생각할 때 LA지역에 적어도 4명(여, 야 각 2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배정되지 않을까 보여진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긍정적인 면이라는 점은 지난동안 여야 정치인들이 LA를 드나들면서 “적어도 4명은 될 것이다”라고 공언한 점이다. 물론 이 같은 언중에는 자신들의 정당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는 면이 강했었다.

월드코리아 뉴스와 인터뷰한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재외동포로 국회 진출할 사람이 5, 6명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재수 전 LA총영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예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LA지역에 비례대표제 배정은 우선 유권자 등록 결과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유권자등록이 활발하면 비례대표 선정을 예상하지만, 등록이 저조한 결과가 되면 아예 비례대표를 고려 안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는 “무엇보다도 현행 유권자등록 제도 자체가 등록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헌법소원도 제기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계류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현재의 18대 국회는 지역구 245석과 전국구 54석으로 이뤄져 있다. 전국구가 비례대표다. 설사 각 당에서 비례대표로 LA지역 후보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하더라도 당선권에 선정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난 18대 총선의 예를 보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각각 50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했는데, 한나라당의 경우 선거 결과 당선권이 22번까지였다. 당시 전체 비례대표 의원수는 54석으로 한나라당이 22명, 통합민주당이 15명, 친박연대 8명, 자유선진당이 4명, 민주노동당 3명, 창조한국당 2명 등이었다.

이처럼 한나라당의 비례대표가 되려면 순위가 18대 총선에서는 22번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내년 4월 총선에 현재의 한나라당 상태로 볼 때 22번까지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요즈음 한나라당 형편은 한마디로 “깨져가는 당”이다. 아무도 한나라당이 어디로 갈지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 정치인이 없다. 두 조각이 날지, 아니면 해체하여 새로운 정당으로 창당할지, 아니면 다른 당과 합당을 할지, 그도 아니면 이름만 바꾸어 그대로 갈지 가늠할 수 없는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 점은 야당인 민주당도 더하면 더했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여야 정당이 LA지역에 비례대표를 공천하면서 당선권 안에 배정하는 것이 관건인데 공천구조 역학으로 볼 때 유권자등록이 저조할 경우는 LA지역 비례대표 공천은 가망이 없을 수가 있다. 이와는 달리 오히려 일본 지역에서 비례대표를 공천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진행되는 재외국민 유권자등록에서 LA를 포함한 미주 지역은 저조한 반면 일본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공천제도
















 

각 정당들은 비례대표를 어떻게 공천하는가? 원칙은 있지만 그대로 하는 정당은 별로 없다. 원칙은 직능별 우수한 사람을 공천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명분뿐이고 대체로 당에 거액을 헌납하는 사람들이 공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주요 직능의 경우, 당 사무처 요원을 포함하여 산업계, 전문직 종사자, 노동계, 여성계, 시민운동계, 군관계, 중소기업, 보건의료계 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추천을 받는 경우다.

LA지역을 포함해 재외국민 중에서 비례대표를 공천하려면 우선 국내 직능계 숫자를 고려해야 한다. 해외지역 비례대표 수가 많을수록 국내 직능의 비례대표 자리가 그만큼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다. 더군다나 당선권에 넣으려면 다른 당선권자를 배제해야 하는데 그 것은 엄청난 작업이다.

만약 재외국민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권에 넣으려면 비례대표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당의 영향력 있는 당직자가 여러 군데로부터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비례대표는 남녀 각각 50%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 지난 18대를 놓고 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22번까지 당선권이므로 남성은 11명 안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과연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0명의 남성 중 2명을 LA지역으로 배정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서 답은 ‘아니다’일 것이다. 10명 중 재외지역에 2명을 배정하는 문제도 엄청나게 힘든 과제인데, LA지역에 2명을 배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김 전 총영사의 분석이다.

다른 방법이 있다. 현재의 비례대표 정족수를 늘리는 방법이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수는 200명 이상 300명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수를 최대한으로 늘린다해도 299명을 초과할 수가 없다. 현재 의원수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하여 299명이니 상한선에 와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비례대표 수를 늘리려면 지역구 수를 줄여야 하는데, 이것을 통과시키는 것도 엄청난 일이다.

그러면 마지막 방법은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 것 역시 내년 총선까지는 기대할 수 없는 사항이다. 현재 해외동포가 700만명으로 추산하고 유권자수를 250만명으로 계산한다면 국내처럼 인구 25만명 당 1명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면 적어도 10명의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정도면 재외국민의 소리를 국내 정치에 대변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될 수 있지만 현재 여건 상 이를 국내 정치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가운데 내년 4월 총선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 투표를 앞두고 LA지역이나 뉴욕같이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선 친 한나라당, 친 민주당 조직은 물론 대선후보 지지 모임까지 따로 생겨나고 있다. 여·야 정당은 재외국민투표 224만표 중 한 표라도 더 끌어 모을 욕심에 비례대표 자리를 미끼삼아 동포들의 득표 활동을 독려하고 있으나 실제로 유권자 등록이 실시되자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정당들이 비례대표를 미주 지역에 공천할지 미지수이다.

한편 내년 4월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북한 김정일 정권의 방해 책동도 점차 노골화되어 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북한 정권의 사주를 받는 종북세력들이 곳곳에서 방해공작을 하며, 이들에게 포섭된 사람들이 저지르는 행위도 문제다.

특히 일본에선 친북·반한성향의 조총련과 한통련 계열 교포들이 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하려고 조직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고 북한 국적을 유지해온 조총련계 교민들도 재외등록을 하고 한국 여권을 받는 간단한 절차만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조총련계 교포 8만명 중 5만명은 북한에 대한 생각이 변했거나 한국과 사업을 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친북 성향인 나머지 3만명 가운데 “2012년 선거 때 보수 정권을 바꿔보자”고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재외국민 투표는 한국정부의 행정·사법권이 미치지 않은 해외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매표나 불법 선거 운동이 벌어져도 제대로 단속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재외국민대표가 국회로 진출해야”







재외국민 참정권과 관련해 내년 4월 총선에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되는데 이와 관련해 지난 번 한국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월드코리아 신문과 세계유권자총연합회 공동주최로 재외국민 비례대표 의원과 관련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은 “재외국민 대표가 국회에 진출하되 정당 비례대표 로서가 아니라 재외국민 대표로 들어오는 것이 동포사회가 통합되는 제도”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다음은 박 의원이 주장하는 논제의 요지이다.


재외국민 참정권이라는 명분은 참 좋다. 하지만 재외국민들이 오히려 현지 국가의 정치나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뿌리를 박는 것이 동포 사회를 위해서나, 모국의 국력 신장을 위해서나 훨씬 좋은 일이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재외동포는 모국을 위한 도구적 존재가 아니라 각기 저마다의 목적지향적으로 살아가는 독자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주 경험에서 형성된 모국에 대한 이미지와 기대에 따라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거나 혹은 거주국에서의 기회와 제약여건에 따라 거주 국가별로 다양한 이해와 요구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모국중심의 일방적인 재외동포 활용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재외동포정책의 원칙하에서 우리는 ‘비례대표’가 아닌 순수한 의미에서의 ‘재외국민의 대표성’을 생각해야 한다. 재외동포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줄 경우, 동포 사회가 여야 및 재외 유력인사별로 완전히 쪼개져서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또 외국 시민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재외국민에게 공직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데 대해서도 여전히 비판적 견해가 존재한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해외에 사는 미 국적자들이 국세청에 세무신고를 해야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재외동포를 대표할 대표자의 의회진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비례대표 추천’이 득표와 연계되어 매관매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대 의회정치의 운용에서 정당은 그 정치의 중심이 되어 있다. 오늘날 모든 국가는 대의정치적 의회제도가 쇠퇴하고 정당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따라서 정당국가에 있어서는 정당의 정책을 중심으로 그 정치가 운용되는 까닭에 선거의 성질은 대표자의 선출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과거와 같이 그 대표성이 소수의 대표자들을 통해서만 대변되는 것이 아니다. 정당의 정책 속에 각 계층과 계급의 요구를 녹여내는 사회통합과정을 통해 의회정치를 유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당내 정책개발에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단순히 재외동포를 대변할 대표자 소수의 의회진출보다는 각 정당내에서 재외동포 정책 수립을 함에 있어 의견개진과 참여를 위한 구조개선이 더 급선무이다.

그리고 오늘날 국가기관을 구성하기 위한 선거와 국가정책 결정과정에서 정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정당을 매개로 한 입법부와 행정부간의 권력융합현상으로 인하여 정부·여당의 권력 행사에 대한 야당에 의한 통제가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가지는 정당국가적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선거는 단순히 국회를 구성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활동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신임을 부여하여 여·야간의 국회내 의석구도를 결정하는 것이고, 이는 국가정책결정구도와 권력통제구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선거는 국가정책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의 합의이자 국민의 결단인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우리나라 선거결과는 집권여당의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이 과도한 부정합현상을 나타내면서 그 동안 실시된 선거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있는 그대로 수렴하지 못하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유권자의 의사와 지지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이 일치하는 선거결과를 낳을 수 있는 선거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 110명을 선출하고, 정당투표로 비례대표 100명을 선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이러한 선거제도 개혁 속에서 재외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자의 의회진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소수의 비례대표구조에서의 ‘재외동포 비례대표’는 ‘매관매직’으로 오인될 소지가 다분하며, 이로 인한 동포사회의 분열은 가속화 될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선을 통한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이 과도한 부정합현상 해소가 필요하다.

그리고 재외국민선거제도는 재외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개선되고, 일정정도의 투표율이 확보되고, 재외동포정책의 원칙에 부합할 수 있는 동포사회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또한 재외국민 대표는 정당소속의 대표가 아닌 초당적 입장을 견지할 수 있도록 무소속으로 하여 대륙별로 그 대표를 선출함이 타당할 것이며, 재외국민대표는 현재의 국회의원 정수 외로 선출함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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