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28일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북한은 김정일의 영결식도 의혹속에 치루어졌다고 미국의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가장 폐쇄적인 나라의 영결식도 이해하기 힘들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지를 포함한 주요 언론들은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의 엘리트층의 탈북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탈북자들을 ‘역적’으로 규정해 전보다 더한 탄압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에게로의 권력승계가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으로부터 김정일로 이양되는 수순을 이번에도 답습하면서, 장성택과 그의 부인 김경희가 ‘대리청정’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CNN의 경우 리처드 루거 상원 의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를 테러집단에게 팔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해 관심을 끌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미국의 정치 1번지 언론인 워싱턴포스트 지는 최근 보도에서 “김정일이 사망한지 1주일이 지나면서 북한정권은 김정은을 ‘위대한 계승자’로 추켜세우며 조만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스탈린 체제의 북한에서 이에 대한 반발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정치 분석가인 안드레 란코프 교수의 말을 인용해 “현재 가장 놀라운 현상은 권력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이양이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의 김정일로의 권력이양과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후계자 수업 기간이 짧자는 것이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아직도 북한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한 워싱턴포스트 지는 카다피가 죽은 후 리비아에서 근무했던 수백명의 북한인들 귀국을 제지했던 북한은 리비아 사태가 북한에 전해지는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서의 ‘아랍의 봄’은 아직 멀다는 것이 포스트지의 분석이다.
미국의 AP통신은 평양발 보도에서 현재 북한의 노동신문은 김정은을 ‘21세기의 태양’, ‘영원한 혁명동지’라고 추켜세우고, 한편으로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대장계급장을 부착한 군복을 처음 입고 추모 공식행사에 나타난 점에 대해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선군정치’를 표방해 당분간은 군을 중심한 권력으로 나갈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 통신은 김정일의 죽음이 미국과 북한간의 핵폐기 문제와 식량구호기금 문제의 협의 중에 발생한 예민한 사건이라며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으로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식량배급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북한이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미 서부의 최대 일간지인 LA타임스 지는 김정일의 사망에 대해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이 이를 탐지하지 못한 것은 북한이 인적정보를 입수하는데 가장 힘든 나라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아직도 가장 폐쇄적인 나라이고, 외국인에게도 감시체제가 철저해 미국의 CIA도 인적정보를 수집하는데 애로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모든 시스템이 낙후되어 ‘까막눈’의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북한이 공식 발표한 ‘김정일의 열차내 사망’이나 장소 시간 등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일본 언론까지도 의혹제기 대열에 동참했다. 미국의 RFA 방송은 “김정일이 열차 이동 중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그 전날 개인 별장에서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일본의 TV 아사히도 이에 동참했다.
김정일의 사망 자체가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체제에서는 엄청난 국가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각종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자체가 온통 의문 투성이기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김정일 사망이 이웃 국가인 중국이나 심지어 북한내 고위 관료들에게도 즉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의 부총리겸 전자공업상인 한광복은 김정일이 사망한지도 모르고 중국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고, 중국 총리 온가보(원자바오)도 지방시찰을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 정부 초청으로 지난 15일 베이징을 방문한 한광복 북한 내각부총리 겸 전자공업상이 김정일 사망 소식이 공식 발표돼서야 일정을 급히 중단하고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광복 부총리는 이번 장의위원 36위에 올랐는데 만약 사망사실을 알고도 중국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면 당연히 숙청감일 것이다.
한 부총리가 사망 소식 발표시점까지 중국 고위 인사들과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는 사실은 북한이 중국 고위층은 물론이고 한 부총리 같은 자국 고위급에게도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숨겼음을 확인시켜준다. 한 부총리는 232명으로 구성된 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36번째)이기도 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 중의 하나다.
22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 부총리 일행은 도착 후 장더장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데 이어 17, 18일 장쑤성 양저우를 방문했다. 양저우는 김정일이 올해 5월 중국을 방문할 때 찾은 곳으로 한 부총리는 김정일이 들렀던 전자공장 등을 찾았다.
한 부총리는 18일까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19일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된 이후 예정된 톈진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20일 평양으로 출발했다. 사망 소식 발표 시점에는 항공편이 없어 다음 날 고려항공 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베이징 공항에서 일행이 매우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의 대북 외교 관련 고위급 인사 상당수도 김정일 사망(17일 오전)과 사망 발표(19일 오전) 사이에 지방출장 또는 해외출장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바오 총리는 18일 오전부터 19일 오전까지 장쑤성 일대를 시찰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이 21일자에서 자세히 전했다.
원 총리는 18일 저녁 일정은 물론이고 19일 오전에도 현지인들과의 좌담회 등 주요 일정을 소화 했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평상시처럼 지방시찰 일정을 진행한 것이다. 중국의 대북 외교 핵심인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사망 사실이 발표되기 전인 19일 오전에 미얀마행 비행기를 탔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중국조차도 김정일 사망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북한과 왕래가 잦고 혈맹관계인 중국조차 알수 없었던 김정일 사망. 그것은 김정일의 신상이변이 북한 에게는 엄청난 국가기밀사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탈북자는 3족 멸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