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주재하는 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과 한국교육원(원장 금용한)을 통합하는 문제를 두고 본국 정부 관련 부서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29일 대통령 업무보고회를 통해 해외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의 통합논의를 다시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LA지역의 문화계와 교육계 관계자들은 ‘두 기관의 역할 분담이 각각 특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통합한다면 오히려 문제점이 더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두 기관과의 통합논의는 지난 99년부터 시작됐으나 해외지역의 특성상 그동안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해외 현지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양부서의 장관들 차원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추진해보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편집자주>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의 통합은 현실적으로 많은 과제가 따른다. 우선 LA지역의 경우 양 부서에 한국정부 재산이 있는데, 한국교육원은 동포사회가 주인인 한인교육재단이 존재하기에 이를 법적으로 조화시키는데 문제가 따를 것으로 보여진다. 또 하나 문제는 통합이 양 부서의 단일화냐 아니면 양 부서가 실시하는 일정 프로그람의 통합이냐를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하는 통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니시어티브를 쥐고 교육과학기술부가 관할하는 해외교육원을 흡수통합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대통령이 이미 통합되는 기관의 명칭까지 거론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런 부서의 통합연구는 현지 사항을 먼저 파악하고 과거의 실적 평가 등을 토대로 통합논의가 제기됐어야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서울 상암동에서 진행된 2012년 12월 29일 문화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해외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의 통합논의가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요자의 입장을 고려해 문화원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단기간 내에 (통합 논의를) 확정 짓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한국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교육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해왔다. 해외에서 한국어교육을 지원, 육성한다는 점에서 양 기관은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은 한국문화원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교육원은 일반 동포자녀와 주재원 자녀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는 것. 문화원에는 현재 17개국 21곳에 각각 5~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교육원에는 교사 와 강사가 14개국 37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 외교부 산하 동포재단은 재외동포 2세들을 가르치는 한글학교에 지원을 했다.
이는 2009년 국무총리산하 국무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이후 한국어교육자에 대한 국내초청 사업도 조정됐다. 문화부가 세종학당 등에서 일하는 교사를 중심으로, 교육부는 해외 국공립 한국학교 교사, 한국어교육원 소속 강사, 일본 민족학급 교사, 중국 조선어문교사 등을 초청했다. 그동안 통합이 이뤄지기 힘들었던 것은 소관부처의 영역이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해외에서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고 부처 이기주의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또 “(통합기관명 중) ‘코리안컬처센터’라는 이름을 포함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공모해보고 동포 사회에도 물어보라”고 주문했다. 이번 정부의 통합논의에 대해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 측은 3일 본국의 지침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해외 문화원, 28개로 증가 한편 해외에서 한류 전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 온 한국문화원이 올해에는 28개로 늘어난다. 해외문화홍보원은 한국문화원을 거점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다른 나라와의 문화교류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해외 한국문화원은 현재 21개이다. 이중 5개 한국문화원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지난해 문을 연 한국문화원은 시드니(4월), 스페인(6월), 인도네시아(7월), 필리핀(7월), 터키(10월) 한국문화원 등이다. 최초의 해외 한국문화원은 1979년과 1980년에 개원한 동경, 뉴욕, 로스앤젤레스, 파리 등 4개 도시의 한국 문화원이다.
이후 한국문화원은 2008년까지 12개소로 확대되었으나, 그 증가 속도는 미진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해외 문화 경쟁력 및 문화 홍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해외에서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해외 한국문화원의 개원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멕시코, 인도 등을 포함 3개 도시에 한국문화원이 개원하면 한국 문화원의 수는 24개가 되며, 지금 신설 계획 중인 태국, 벨기에, 브라질, 이집트의 한국문화원까지 개원을 하게 되면 한국 문화원의 수는 총 28개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문화원은 지난 한 해 K-팝 등 한류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였다. 지난해 12월7일 창원에서 개최된 ‘K-팝 월드페스티벌’은 동경, 뉴욕, 로스앤젤레스, 독일, 필리핀,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등 16개 문화원 지역에서 개최된 K-팝 콘테스트 우승팀들의 결선 무대였다. 또한 한류 팬클럽 활동 지원 및 K-팝 강좌 실시, 한국 드라마 현지 방영 추진, 한국 영화제 개최 등이다.
또한 한류의 확산에는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강좌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K-팝 열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실감케 한 것은 ‘에스엠(SM)타운의 파리 공연’ 연장 시위였다. 당초 하루로 예정된 공연 티켓이 발매 15분 만에 매진되자, 특정한 그룹의 주도로 공연 연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었다. 이 시위를 주도한 그룹은 파리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강좌 수강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코리안 커넥션’이라는 한국 팬클럽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