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디자인계 1인자 최은석, LA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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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4D 테마파크를 선보인 최은석(39세) 디스트릭트홀딩스 대표가 미국 출장 중 지난 17일 LA서 돌연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세계 최초의 4D 테마파크인 ‘라이브 파크 4D’를 제작해 ‘2011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차세대 콘텐츠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기대주였다.


미국 출장 차 LA를 방문 중이던 최대표의 자살 소식은 IT업계에선 ‘한국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릴 정도로 전도유망한 한 벤처사업가의 갑작스런 죽음이어서 한국 사회와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그의 죽음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최초 ‘심장 쇼크’로 인한 과로사로 발표했지만 한 언론사가 ‘자살’로 보도하면서 사망원인을 놓고 논란과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언론사의 보도 후에도 회사 측은 ‘자살’을 완강히 부인해 그의 정확한 사인에 대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언론사의 ‘자살’ 보도 후 회사 측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사망원인을 다시 ‘자살’로 번복 발표해 사인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자살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최은석 디스트릭트 대표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은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업계는 물론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와 블로그 등 인터넷 공간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글들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웹디자이너로 시작해 연매출 100억원의 벤처를 세운 청년 사업가로 IT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롤모델로 삼았던 인물이다. 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아직 마흔도 안 된 젊은 나이다. 더욱이 벤처사업가로 촉망받던 기업가다. 또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했던 길을 혼자 닦아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더욱 최 대표의 사망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 대표의 사망 소식은 그가 대표로 있는 멀티미디어 디자인 기업인 디스트릭트 홀딩스가 지난 20일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 최은석 대표가 미국 출장 중 심장쇼크로 인해 별세했다”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은석 대표 사망은 젊은 벤처기업가의 안타까운 과로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20일 한 언론은 그의 죽음을 보도하면서 사인을 과로사가 아닌 ‘자살’로 보도했다. 회사 측은 보도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지만, 보도가 나간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사인은 ‘심장 쇼크’라는 당초 회사의 공식입장을 번복하고 “최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LA카운티 검시국 관계자는 그의 죽음에 대해 “지난 17일 오전 11시쯤 웨스트 할리우드 햄몬드 스트릿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경찰과 호텔 보안 책임자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사인은 질식사로 확인됐으며 정황상 타살의 혐의가 없어 자살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한국의 한 언론은 최 대표 지인의 전언을 통해 최 대표가 실적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또 이 언론은 일반적으로 벤처투자를 받은 뒤, 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벤처 창업자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 대표가 일산 킨텍스 1만여㎡(3500평) 공간에 2년 동안 150여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라이브파크를 만들었으나, 관객이 기대만큼 들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등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상심한 것으로 전했다. 라이브파크는 일반 테마파크와 달리 공연, 전시, 게임 등을 접목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한국사회가 죽음 몰아”


최 대표의 사망 소식에 주변 지인들과 업계에선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사업에 대한 그의 의지, 강한 책임감 등에 비춰볼 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벤처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등이 장래 유망한 벤처기업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 것이라는 점에서 애통함을 표시했다.


네티즌들 또한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런 재능있고 미래가 있는 젊은이에게는 여러번 기회를 줘야한다. 더 높이 날 수 있는 책임 있는 젊은이 같은데 한 번의 좌절로 세상을 등지다니 정말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의 글도 있었다. “초 절정 경쟁사회, 숨 막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될 수도 있는 이런 인물을 실패 한 번으로 죽음으로 몰 수 있는 숨 막히는 대한민국. 차라리 저 분이 실리콘 밸리 같은 곳에 있었으면 이렇게 됐을까? 등의 의견들이었다.


이처럼 최 대표의 사망에 크게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중퇴에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선례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내가 재밌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에 과감히 도전할 것이다”고 밝힌 적이 있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은석 대표는 번듯한 학력이나 학벌 없이 맨손으로 자신의 꿈을 일궈온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1992년 경희대 사회학과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최은석 대표는 대학 중퇴 후 군대에서 전산병으로 일하면서 컴퓨터에 심취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제대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컴퓨터 관련 일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웹디자인도 함께 익히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다. 최 대표는 1997년 청와대 등 정부기관 웹사이트를 제작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00년에는 웹디자인과 3D·4D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뉴틸리티’를 설립했다.


2004년 디스트릭트 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3D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건물 벽면에 다양한 이미지를 투사해 변형시키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s)’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 티파니 등 기업들의 해외 론칭쇼를 전개해 호평을 받았고 2011년 대한민국콘텐츠어워드 차세대콘텐츠대상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은석 대표는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서른 아홉의 젊은 나이에 끝내 스스로 세상과 작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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