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17일 오후 시진핑 부주석이 묵고 있는 리츠칼튼 호텔 앞길에서 준비해간 팻말들을 들고서 행진하면서 “중국은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하라!”고 소리쳤다. 이날 약 1시간 동안 리츠칼튼 호텔 앞에서 시위를 한 한인들은 인근 스테이플스 센터로 옮겨 그곳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이날 7시30분 LA 레이커스와 피닉스 선스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시진핑 부주석은 이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센터 앞 광장에서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많은 관객들은 한인들의 시위를 보고 한 관객은 “오케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자국본서부지부 김봉건 회장은 “최근 중국정부가 탈북자 20여명을 체포해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려 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적발해내 북한으로 강제로 돌려보내는 것은 명백한 인권 탄압“이라며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 부주석에게 이런 반인도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티베트, 파룬궁과 연대시위
한편 시진핑 부주석은 이날 스태플스 센터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피닉스 선스의 경기의 후반부를 귀빈석에서 관람했다. 이자리에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 지사 등이 동행했으며, 전설적인 농구스타 매직 존슨, 그리고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이 시 부주석과 잠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시진핑 부주석은 농구스타 코비의 팬이다”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미국의 NBA경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시진핑 부주석은 농구 경기를 관람 후 LA공항을 통해 귀국 길에 올랐다.
이날 한인들은 마침 스태플스 센터와 리츠 칼튼 호텔 앞에서 티베트 독립과 자치를 요구하는 미국 내 티베트인 200여명과 함께 시위도 벌였는데 일부 티베트인들은 한인들이 제작한 플래카드 앞에서 “북한인들에게 자유 !”를 외치기도 했다.
젊은 티베트인들은 티벳기를 흔들며 호텔 앞길을 행진하면서 “중국정부는 인권을 보장하라” “학살행위를 중단하라” “티베트에게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그리고 일부 티베트인들은 인도에 두줄로 앉아 티베트의 자유를 요구하는 기도를 계속했다.
중국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파룬궁(Falun Gong)의 재미회원들도 이날 중국정부의 탄압정책에 반대하는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를 세워놓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파룬궁 시위대의 대변인인 윈스턴 씨아(Winston Xia)는 본보 기자에게 “우리들의 입장을 한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파룬궁은 중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기공의 한종류이다. 불교와 도교의 사상을 겸비하고 선사 문화를 기초로 하여 심성을 거두어 인간의 건강 향상을 목표로 하는 수련을 하는 심신수련법이다. 현재 7천만명의 회원이 있다는 파룬궁은 중국에서 불법이 되어 탄압을 받고 있다.
UN에 긴급호소
한편 서울에서는 19일(현지시간)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과 선진화시민행동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탈북자 북송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으로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중국 대사관 앞에서 계속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에 체포된 탈북자의 안전과 강제북송중지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중국 랴오닝성 선양 시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24명의 강제 북송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당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세계 정상 국가로서의 자질과 면모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는 탈북자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유엔난민기구(UNHCR)가 구금 중인 탈북자를 접촉하고 국제법에 따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탈북자 쉼터에서 봉사자로 일하는 북한이탈주민과 탈북 청소년, 일본인 유학생 등도 참가해 재중 탈북자의 신변 안전을 기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탈북자 3명이 18일 밤 중국 칭다오에서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들은 한국에 딸이 있는 60대 탈북 여성 1명과 또 다른 여성 1명, 남성 1명”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 8일 10명, 9명으로 구성된 탈북자 일행을 체포했고, 12일 5명, 13일 3명의 탈북자들을 붙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최근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수는 30명으로 늘어났다.
박 의원은 또 “지난 17일 북ㆍ중 접경지인 중국 연변 투먼시로 이송 중이던 탈북자 9명이 아직 투먼시에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18일 2차로 북송될 예정이었던 탈북자 10명도 아직 선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선영 의원은 이에 앞서 ‘탈북자 강제 송환 움직임‘과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긴급 SOS를 보냈다. 지난16일 박 의원은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24명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북송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대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별대사에게 긴급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서한에서 “국제인권법과 UN협약, UN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탈북자 강제북송은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이번 북송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또 그는 이번 ‘탈북자 북송과 관련‘ 긴급 서한을 보낸 이유에 대해 “체포된 탈북자들 대부분이 한국에 가족이 있고 청소년과 노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해 인도적 긴급구호임을 강조했다.
▲ 김봉건회장이 스테이플스센터 앞에서
▲ 티벳시위대와 함께 한 한인시위대
▲ 최창준회장(왼편)과 김복윤 회장
▲ 티벳 여성도 한인시위대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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