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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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의 한인체육단체 관계자들이 스포츠맨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자칫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어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한국의 대한체육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LA와 시카고에서 각각 “재미체육회장”이라고 주장하는 두 명의 대표가 나온 이후 또다른 그룹들도 “미주체육회장”을 선출할 움직임도 보여 체육인들의 추태가 어디까지 뻐칠지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의 대한체육회는 미주지역을 “사고지역”으로 분류해 당분간 교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편집자주)

















 ▲ 인정취소증

대한체육회의 김성철 본부장은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미주지역의 분쟁을 두고만 볼 수 없어 인정을 취소했다” 면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체육단체가 아니면 대한체육회는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미주지역은 ‘지부’조직이 아닌 교류를 위한 ‘인정’단체였으나 그나마도 상대할 가치가 없는 조직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비민주적으로 활동하는 자칭 “재미국대한체육 회”와는 더 이상 교류가 무의미 해졌다”면서 “미주동포사회에서 체육계가 스스로 정화되어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면 대한 체육회 와의 교류나, 우리가 개최하는 스포츠 행사에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김성철본부장은 특히 “회장들의 전횡은 비난의 대상이다”면서 “정관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해 동포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한체육회는 해외지역에 17개 한인체육단체를 인정 해왔다”면서 “지난 3월 9일 이후부터는 미주가 제외되어 16개국  해외단체 만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한체육회가 해외지역을 관장하면서 분쟁을 방치했다’라는 지적에 대해 해외지부일 경우에는 상호 조직체계상으로 지휘감독상 문제가 있지만 ‘인정단체’이기에 상호 교류일뿐이라는 해석이다. 이같은 상호관계의 책임성격은 앞으로 논란이 될 소지를 안고 있다.



미주에서 1972년에 출범한 ‘재미체육회’는 40년 전통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한때는 50개주를 아우르는  ‘미주체전’을 거창하게 개최해 해외한인사회의 최대의 스포츠 축전을 과시하기도 했던 미주체육계가 이제는 서로 엉키고 설키는 싸움으로 ‘스포츠맨십’을 망각하고 미주동포사회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급기야 대한체육회는 미주의 한인체육 대표성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조치는 대한체육회가 개최하는 전국체전이나, 기타 행사에 참여권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체육회는 “재미체육회”를 대한체육회의 해외지부가 아닌 ‘해외한인체육단체’로 인정해왔으나, 2012년 3월 9일 이후부터는 이마저도 인정을 취소 한다는 정식 공문을 미주에 보냈던 것이다.

이같은 통보가 발효된 다음날인 3월 10일에 LA와 시카고에서 동시에 “정기총회”를 개최해 2명의 회장이 선출되는 바람에 미주 체육계도 당혹스런 입장이다. LA한인회의 “두조각 한인회” 추태가 도미노식으로 이제는 체육계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는 당시대한체육회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병합에 따라 IOC와 KOC 규정에 따라 대한 체육회가 해외지부를 설립할 수 없는 규정으로 ‘재미대한체육회’(당시 회장 장귀영)가 재미대한민국 체육회’로 개명을 했다.

그대신 대한체육회는 해외 국가마다 1개의 한인체육단체를 인정해 상호 교류활동을 벌여왔다. 이후부터 미주의 체육단체들은 저마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려고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 미주 지역에서의 분쟁을 야기시키고 결과적으로 40년 전통의 미주체육계가 사분오열로 갈라 지는 작태를 보여왔다.
지난해는 이같은 양상이 더욱 극열해 분파작용이 심해 대한체육회가 이들의 민원으로 곤욕을 치루었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급기야 대한체육회는 미주의 “해외한인체육단체”라는 인정 마저도 취소해버린 것이다.

이에대해 당시 재미대한체육회는 “이번 규정은 재미대한체육회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대한체육회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항들”이라며 부당성을 주장하고 전세계 16개국 해외 체육단체들과 해외체육단체 협의회를 조직, 공동 대응을 모색해왔으나 별무소식이었다.


 “수습에 나설 것”


이에대해 과거 재미체육회의 체계를 강화시켰던 김남권 전 회장은 “미주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미주체육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다렸는데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전,현직임 체육 관계자들과 함께 수습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동안 미주 체육계가 재정문제에 투명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관련 당사자 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한체육회에서 ‘인정취소’ 통보를 받은 다음 날에 어떻게 두 곳에서 회장선거를 했는지 실망스럽다”면서 “대한체육회에 대해서도 문제가 많지만 일단 미주지역 자체가 먼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권 전 회장 시절에 미주체전때는 최초로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7월 당시 제13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는 필라델피아 몽고메리 카운티 어퍼더블린 하이스쿨에서 개최됐다. 당시 규모도 상당했다. 우선 조직위원회를 보면 후원회장 겸 명예대회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그리고 명예대회장에는 당시 홍석현 주미대사를 포함해 김영만 미주총연회장, 신필영 전미주 총연 회장, 이오영 전미주총연회장, 정미호 필라델피아한인회장이 추대됐었다. 이 당시 물론 한국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과는 비교가 안되었으나 17개 경기종목(검도, 골프, 농구, 레슬링, 배구, 배드민턴, 볼링, 사격, 수영, 씨름, 야구, 유도, 육상, 축구, 탁구, 태권도, 테니스)을 개최했다.

이같은 조직위원회 규모는 미주체전 역사에서도 괄목한 실적이었다. 특히 이 당시 처음으로 대한체육회 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수령하기에 이르러 미주 한인 체육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기록하게 됐다. 40년 전통을 체육인들은 다시한번 돼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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