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선거구재조정안의 부당성 고발을 위한 한인사회의 소송계획은 비단 코리아타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선거구조정에 대한 LA시 정부와 시의회의 총체적인 부조리한 면을 개혁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20년 전 4.29폭동에서 최대의 피해자가 됐던 한인사회는 정치력 신장과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당시 LA시의회는 폭동 피해자들의 재기를 제도적으로 방해했다. 그러나 당시 한인사회는 이에 대한 도전을 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준비되지 않았고 지도력도 미약했기 때문이다. 20년이 지난 오늘 한인사회는 선거구재조정에서 또다시 피해자가 됐다. 그러나 이제 한인사회는 20년전의 한인사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더 이상 당하고 있지 않겠다는 커뮤니티의 의식과 단결력이 주류사회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LA 시정부를 상대로 정당하게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는 반면에 아직도 제도권에 대한 도전에 여기저기 미숙한 면이 노출되어 결집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데이저널>이 허브웨슨 시의원을 비롯한 한인사회 일부인사들이 야합으로 결집된 비민주적 선거구재조정의 부당성과 문제점들을 집어 보았다. <편집자주>
LA시의회에서 지난달 16일 한인사회의 정당한 요구사항과는 다른 선거구 재조정안이 통과하면서 한인사회의 관심도 급속히 줄어들어 관계 단체들이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윌셔탬플에서 이번 코리아타운 단일선거구 캠페인을 주도한 한인단체들이 보고회와 향후문제를 논의하는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으나, 일부 참여 단체들이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고, 특히 참석자들도 예상보다 매우 저조해 주최 측을 당황케 만들었다.
한편 코리아타운 일각에서는 이들 캠페인 주도 단체들이 선거구소송을 준비하면서 한인커뮤니티의 정당한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법률회사를 선정하는 등 비민주적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청회 등을 통해 한인사회의 의견을 집약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타운 일각에서는 지난 27일 윌셔템플에서 개최된 타운홀 미팅에서 소송담당 법률회사로 ‘아킨검 스트라우스하우스 & 펠드 LLP’ 과 ‘버드모레라’ 등 로펌들이 일방적으로 선정 발표된 것에 대해 “언제 어떻게 한인사회가 이들 회사들에게 소송할 권리를 주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방적 로펌 선정에 의문점
선거구 캠페인에 나섰던 일부 한인단체들은 27일 타운홀 미팅에서 LA시를 상대로 제기할 선거구재조정안 소송에 ‘아킨검프’의 한인계변호사들을 참석시켜 이들이 변호인단으로 참여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그레이스유 KAC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한미변호사협회(KABA)의 제인옥 회장과 로버트강 변호사는 ‘아킨검프’ 법률회사 소속 한인계 조애나김 변호사와 김형순 변호사 등과 한 테이블에 앉아 함께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코리아타운 법조계의 한 원로관계자는 “미국의 대형로펌에서 무료로 한인사회의 소송을 맡아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 “하지만 이를 선정하기 전에 어떤 조건으로 이들에게 소송을 맡기는 것인지는 한인사회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로펌에서 무료로 해준다고 덥석 수락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면서 “한인사회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기구편성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타운에 또 다른 한 법조인은 “20년 전과는 달리 이제 한인사회도 LA시를 상대로 법적투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대형로펌이 나서야만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코리아타운에 많은 한인계 변호사들이나 전문인들이 이번소송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한인사회 문제는 누구보다도 한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허브웨슨, 한인사회 의견 묵살
한인사회는 코리아타운 선거구재조정과 관련해 10지구 웨슨 시의원이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한인들의 건의를 묵살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에서 웨슨 시의장에 대한 응징도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KABA의 회장인 제인옥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웨슨 시의장에게 직접소송을 행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소송을 하게 되면 간접적으로 웨슨 시의장에 대한 문제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의 소송은 단순한 선거구재조정에 대한 사안만은 아니다. 한인사회의 권익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대형로펌에서 무료로 소송을 맡아 준다고 해서 ‘아킨검프’등 로펌에게만 맡길 수가 없는 문제다. 지난 수개월동안 공청회나 기타 캠페인을 통해서 대두된 이슈는 LA 시선거구재조정이 정의와 법에 따라 준수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부조리한 면을 누구보다도 한인사회가 인식해 주도적으로 투쟁하여도 전에 나섰으며, 이 같은 캠페인에 일부 미주류 사회도 동참을 할 정도로 한인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제 한인사회가 코리아타운선거구 단일화는 물론 다른 커뮤니티를 대변해서 LA시의 부조리한 면을 개혁해야 한다는 횟불을 올릴 수 있는 계기를 이끌고 있는 위치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인사회에서 이를 위한 소송을 위한 특별위원회같은 기구를 구성해 소송 진행 등을 위한 방향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로펌에게만 맡길 수 없는 한인사회 특성을 주도할 기구가 반듯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인옥 KABA회장은 “개인적으로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타운에서 활동하는 한인계 변호사가 참여하겠다는 제안도 받고 있어 이런 문제와 함께 검토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LA시의회에서 선거구 재조정안이 통과되면서 타운단일화 캠페인을 주도했던 한인단체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조정안이 허브웨슨 시의장의 의도대로 결정되자 재빠르게 웨슨 측에 선을 대려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대 급부 노리는 얄팍한 이중성
물론 웨슨 측도 이번 선거구재조정 공청회과정을 통해 한인사회로부터 거대한 반발에 직면했으며, 이로 인해 본보를 포함한 한인언론은 물론 LA타임스나 LA Weekly 등 주류사회 언론으로부터도 지적을 당해 정치적으로도, 개인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아 이를 수습해야할 처지에 있다. 그래서 웨슨 측은 일부 단체들을 접촉해 한인사회가 바라던 커뮤니티센터나 공원 조성, 저소득층 아파트건설 등등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단체들에게 비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접촉을 받은 일부 단체들은 자신들의 실적을 위해서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난 27일 타운홀 미팅을 주도한 한인단체들 중 PAVA, KIWA를 포함한 일부 단체들은 참석을 하지 않았다. 한인사회가 준비하는 소송에도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타운홀 미팅 주최측의 한 관계자는 “LA시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단체들이 시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웨슨 측의 회유에 거절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브웨슨 재정후원자 ‘침묵과 동조’
LA시의회에서 CRC(선거구재조정위원회)의 최종안이 통과되면서 한인사회에서 LA시를 상대로하는 소송안이 본격화 되면서 캠페인을 주도했던 한인 1.5세- 2세 단체 스탭진들 사이에서는 “타운의 닥터 H와 닥터L이 나섰다면 이런 결과는 안 나왔을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들 “닥터 H” “닥터 L”은 코리아타운의 대부분을 관장하는 10지구 시의원인 허브웨슨 시의장의 막강한 재정후원자들이다. 이들 “닥터 H” “닥터 L”이 이번 타운선거구 단일화캠페인에 함께 나서서 웨슨 시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끝내 침묵했다.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라는게 타운의 나도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