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병찬 원장 |
|
|
약 1년 전에 필자에게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70대 초반의 부인께서 한의원에 오셨습니다. 부인께서는 20대 초반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부를 하고 미국회사에서 은퇴를 하신 분인데 자리에 앉자마자“약 1개월 전부터 머리가 계속 아파서 여러 병원을 다녀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두통의 이유를 찾지 못해 진통제만 복용하고 있는데 전혀 차도가 없어서 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원장님이 생각이 나서 찾아 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환자파일을 보니 부인의 체질(體質)은 태음인(太陰人)이며 진맥(診脈)을 하니 약간 빠른 삭맥(數脈)과 현맥(弦脈)으로 간. 담(肝. 膽)의 부조화로 생긴 두통이었습니다. 부인을 괴롭힌 두통의 원인을 찾기 위하여 태음인에게 간담의 부조화를 만들 만한 요인들을 찾아가며 묻던 중 약 2개월 전부터 건강을 위해 Vitamin B12 를 복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인의 두통은 2개월 전부터 복용을 한 비타민 B12 가 원인이었습니다. 환자를 치료침대에 눕게 하고 간과 담의 균형을 맞추는 체질침(體質針)을 시술(施術)하였는데 치료 도중 환자는 아픈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부인께서는 2회의 침 치료와 사간탕(寫肝湯)가감(加減) 10일 분으로 치료를 마쳤습니다. Vitamin B12 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빈혈에 좋으며 치매 억제에도 좋고 신경조직에도 상당히 필요하며 대사 작용에도 필요한 인체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 중에 하나입니다. Vitamin B12 를 비롯한 B1, B2, B3, B6, 나이아신, 판토텐산, 엽산, 비오틴 등의 모든 Vitamin B 군(群)은 체질의학적으로 보면 소화기를 이롭게 하는 비타민으로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少陰人)에게 이로운 비타민입니다. 그런데 소음인의 반대체질인 소양인(少陽人)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비타민입니다. 소양인은 소화기가 강한 체질인데 소화기를 이롭게 하는 비타민 B를 계속해서 복용하면 강한 쪽의 기능만 계속 강화시켜 장기 강약의 조화를 무너뜨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태음인과 태양인에게도 건강에 별로 좋지 못하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비타민이 처음 나왔을 때 인류의 큰 혁명이 일어난 것처럼 난리였습니다. 그 당시 필자의 기억으로는 비타민은 생명의 유기물질로 얼마든지 먹어도 인체 건강에 좋으며 머지않아 밥을 먹지 않고 알약 한 두 개로 식사를 대신 할 수 있는 세상이 곧 온다고 어린이들까지 흥분되어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런 세상은커녕 오히려 비타민의 부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만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비타민이 인체 건강에 도움을 주고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비타민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영향만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체질에 필요한 비타민을 복용하면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필요하지 않은 비타민을 과잉 공급함으로서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무엇을 먹고 좋아졌다고 하고 누군가는‘소화가 안 된다’‘두통이 있다’‘피부에 뭐가 난다’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부작용들을 보면서 필자가 가장 답답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위의 환자와 같이 사람들이 비타민을 복용하고 생기는 부작용을 본인이 복용한 비타민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부작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종류의 비타민을 찾거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 복용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필자가 비타민이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으면 건강을 해친다는 설명을 체질의학이론에 맞추어 설명을 해 주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설마 비타민이?”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자의 환자 중에 비타민 부작용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겨 고생하던 사람들이 필자의 치료를 받으며 문제를 일으킨 비타민을 끊고 빠르게 치료되는 것에 놀라워합니다. 많은 검사에도 원인을 찾지 못해 몇 개월 혹은 몇 년씩 또는 평생을 고생하던 사람들이 체질치료로 쉽게 치료가 되는 것에 놀라워합니다. ‘건강에 좋은 것이요? 체질에 맞아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