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LA 한인타운 식당가의 저가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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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MB 정부에서 영부인 김윤옥 여사까지 나서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라는 대명제가 무색하리만큼 그 대표주자가 돼야 할 LA 한인타운 식당가는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몸살앓이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위 사진은 해당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LA 한인타운 식당가 요식업소들의 무모한 ‘제살깎기’ 가격경쟁이 또다시 비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동안 주춤하던 이른바‘$2.99-$3.99’ 짜리 식단 메뉴의 등장은 타경쟁 업소에까지 유사행위를 불러 일으키며, 정상 가격경쟁을 펼치는 타업소들의‘상도’의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이처럼 수년전부터 고질병처럼 도졌던 이러한 현상은 한동안 유행병처럼 번졌다가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대다수 저가경쟁에 뛰어든 업소들의 실상을 뒤돌아 보면, 마치 급성 감기처럼 타운 내에 퍼졌던 이유 자체가 사실상‘폐업직전’마치 재고를 정리하자는 불순한 의도에서 출발했고, 이를 반영하듯 불나방처럼 뛰어든 저가경쟁 업소들은 현재 도태됐거나, 업소 주인이 바뀐 케이스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LA 한인타운 식당업소들의 저가경쟁이 불러일으킨 후폭풍‘나비효과’는 아직까지도 아물지 못한 상태다. 타인종 커뮤니티로부터‘싸구려 커뮤니티’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낙인되었고, 같은 한인 커뮤니티에서조차 한국 정부가 내세웠던 ‘한식 세계화’라는 거창한 문구를 우스갯소리로 여기게 되는 요상(?)한 풍조마저 생겨났다.

<박상균 기자>


















MB 정부에서 영부인 김윤옥 여사까지 대대적으로 나서 심혈을 기울였던 ‘한식 세계화’의 꿈은 끝내 실패작으로 끝나고 마는가.

앞서 전문에 언급했듯이 세계 한인 최대거주 밀집지역인 미주지역 남가주, 특히 LA 지역의 식당가의 상도덕은 이미 붕괴된 상태다.

한국 정부가 지원금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며 ‘한식 세계화’라는 거창한 꿈을 제시했건만,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선봉장이 되야할 LA 요식업소들은 오히려 과도한 생존전략인 ‘제살깎기’ 가격경쟁으로 시대의 흐름을 역행했다.

이처럼 냉정한 현실은 ‘한식 세계화’라는 ‘툴(Tool)’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반성의 숙제를 얻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고 볼 수 있다.


‘한식 세계화’는 무슨 헛소리 “살고 봐야지”


이와 관련 한 요식업체 전직 고위간부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남가주, 특히 LA의 경우 한식 세계화라는 대명제를 내세울 때부터 불안한 요소가 많았다”며 “오랜기간 미주지역에서 고가의 고급음식으로 평가받으며 대표 한식으로 손꼽혔던 갈비-불고기 등이 수년 전부터 성행한 BBQ 구이 전문점 등을 통해 ‘대중화’ 등의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는 커녕 악재만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사실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 ‘대중화’ 및 ‘근접용이성’이 수반돼야 함을 감안했을 때 BBQ 구이전문점들의 잇딴 탄생은 바람직한 상황으로 비쳐졌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속의 함정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군다나 이들 BBQ 전문 업소들이 이른바 ‘무제한 구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4.99’ 등에서 출발했던 무제한 가격경쟁은 1달러씩 내려가며 ‘눈치작전’을 펼치는 업소들의 ‘제살깎기’로 이어졌다. 현재는 최소 ‘$9.99’ 짜리 메뉴까지 등장한 상태다.

20여년 넘게 한인타운에서 요식업에 종사해 온 한 업주는 “요즘 들어 외국인 한식 매니아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반면 이처럼 한식이 타인종에게 싸구려 음식으로 비쳐졌던 적이 있는가 되묻게 된다”고 탄식을 곁들이며 “언젠가부터 한인들이 고급 외식에 나서는 과정에 민소매 차림으로 소위 ‘슬리퍼’를 질질 끌었던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이러한 ‘저가경쟁’이 비단 구이집 뿐아니라 다른 한인 요식업소 전반에 걸쳐 퍼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2.99’ 짜리 냉면, ‘$5.99’ 짜리 갈비탕 등 상식을 뛰어넘는 메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 익명의 한 업주는 “이 상품들은 소위 말해 ‘미끼상품’일 뿐이지 주력메뉴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전했다.

물론 소비자 차원에서는 ‘저가경쟁’으로 인해 호주머니 부담이 줄었으니 무척이나 반길 일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에 LA 한인타운의 ‘싸구려’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지적들도 많다. 


이와 관련 BBQ 무제한 전문업체를 운영했던 한 전직 업주는 “한때 무제한 업소 경영을 해봤던 입장에서 보더라도 8달러 99센트-9달러 99센트짜리 메뉴의 경우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봐야 한다”며 “실상이 이렇다 보니 비정상적 경로를 통한 저가재료 구입에 대한 유혹, 약점이 있는 비정상적 종업원 고용 등의 방법에 빠져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고 경종을 울렸다.


요식업소 종업원들의 대반란(?) 배경


















더욱이 요새 LA 한인타운 식당가에 종사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움직임들이 심상치가 않다.

마치 한껏 짓눌렸던 울분과 분노를 토해내듯 종사업소 및 업주, 심지어 단골손님을 상대로 ‘임금미지급’ 혹은 ‘성희롱’ 등의 잇딴 소송을 제기하며 대반란을 꾀하고 있기 상태다.

특히 많은 한인 식당업소의 업주들은 앞서 언급한 저가경쟁의 수지타산을 맞추려는 듯 서류미비자 혹은 학생 등 약점(?)이 다분한 종업원을 고용해 캐시(현금)를 지급한 경우도 꽤 많았다. 아울러 ‘타임카드’ 미비, 휴식시간 및 점심시간 미제공, 봉사료 미정산, 오버타임 미지급 등의 의무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것을 의레 당연시 여겨왔다.

냉면전문 업체인 C 업소는 수년전 초창기 노동법에 관해 무지한 나머지 봉사료 미지급 등의 한국식 운영을 펼쳤다가 종업원들에게 호되게 당한 케이스다. 또한 순두부 전문 B업체는 잊을만하면 종업원들의 소송이 이어져 알게 모르게 ‘기회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결코 한인 요식업소 업주들이 그간 ‘노사분쟁’으로 인한 소송 등 문제점 도출에 대해 공론화해 상호 ‘정보공유’ 등 반성과 발전의 계기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쉬쉬’하면서 새로운 종업원들을 물색하는 정도로 생각한 것이 오늘날의 대형사태로 번지는 불씨를 스스로 남겨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LA 한인타운 식당가는 업주 뿐아니라 종업원들 또한 이상하리만큼 노동법에 관해선 무지했던게 현실이다. 암묵적 계약합의가 비일비재했고, 이런 상황에서 기분이 상하거나 수가 틀리면 고소를 진행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던 것이다.

최근 3-4명의 종업원으로부터 연타석(?) 소송을 당한 한 식당업주는 “사실 한인타운 식당가에는 노동법에 대한 상식이 부족했던게 사실이다”고 시인하면서도 “하지만 현재 한인타운 식당가 전체 종업원들을 상대로 유사 종류의 도미노 소송을 부추기는 몇몇 노동법 전문 변호사들의 꼴불견 행위 또한 비판대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업주는 “L모 변호사의 경우 승소하거나 거액의 합의를 도출해낸 케이스를 적용할 경우 서류작성 등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해당업소들의 다수 종업원들에게 접근해 소송을 부추긴다는 말도 들린다”며 “특히 동족인 한인을 상대로 한인 변호사가 한인 종업원을 부추겨 한인 비즈니스의 생명줄의 목을 죄이는 것이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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