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안테나]새한 인수 포기 하나금융의 차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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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외환은행 윤용로 행장(당시 하나금융 부회장)은 지주회사 하나금융과 LPGA 크리스티 커와의 후원계약식에 참석했다. 당시 윤 행장은‘금감원 인가신청’ 등 방미목적을 밝히는 과정에서 외환(KEB) 브랜드의 재상륙 가능성을 이미 내비친 바 있다.


<선데이저널>이 지난해 12월 15일자 제813호‘하나금융 미주진출설의 실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어느 정도 예견했던대로‘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이 올해 계열사로 편입한 외환은행(KEB) 브랜드를 통해 미주 지역 재상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사실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한 한국계 대형은행들의 미주진출 청사진 계획은 무려 200만명 이상을 넘어선 미주 한인들의 경제력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예견된 수순으로‘포스트 한미 FTA 시대’를 겨냥한 선점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3월 전격 용퇴한 김승유 전 회장 재임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미주진출을 노크한 바 있다. 이미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해도 구 아이비은행(폐쇄), 커먼웰스은행,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딜이 깨진 새한은행과의 인수전 등 3건이다.

또한 잘 알려진대로 우리금융(회장 이팔성)의 경우 지난 수년에 걸쳐 꾸준히 한미은행 인수전에 적잖이 공을 들이며 여전히 진행형에 있는 케이스다.

우리금융 측은 한때 한미은행의 51% 지분확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우여곡절끝 계약해지를 겪었으나, 이면을 봤을 때에 자회사 우리투자증권이 한미의 신규 증자과정에 지분투자해 함으로써 세칭‘발을 담그는’등 호시탐탐 인수합병(M&A) 재가동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한편 나스닥 상장 구 나라은행과 구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BBCN 은행(행장 앨빈 강)’의 선전은 찬반양론이 거세긴 하나 실적만을 놓고 봤을 때에는 성공적 평가를 받으면서, 한인 은행가의 새로운 재편 움직임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한마디로 합종연횡식 추가 빅딜과 합병 시나리오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BBCN 탄생 이전 한인 커뮤니티 은행 수위자리를 앞다퉜던 윌셔은행(행장 유재환)과 한미은행(행장 유재승)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로컬 금융가 일각에서는 윌셔-한미간 합병 가능성을 제기하는가 하면, 한국계 은행과의 결합, 아니면 윌셔의 소형은행 흡수 임박설을 내놓고 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BBCN 상대마 만들기’ 전략이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편집자주>














 
▲외환은행(KEB)이 해외법인체로 소유하고 있는 미주법인, 뉴욕법인, LA법인과 함께 애틀랜타, 시애틀 지점망들이 외환은행의 향후 미주진출 교두보로서 지점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당시 외환은행 LA 현지법인의 시애틀 지점망 오픈식.


지난해 연말부터 한국 증권가와 로컬 금융가에 풍문이 파다하게 퍼지며 결국 새해벽두인 1월 9일 금감원 조회공시 요구를 통해 그 실체가 노출됐던 ‘하나금융그룹의 미주진출’ 가능성.
사실 하나금융그룹은 그 어느 한국계 은행보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미국내 은행산업 진출’을 이유로 호시탐탐 미주 진출을 공언해 왔던 터라 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였다.

아울러 오랜기간 하나금융그룹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외환은행 인수전이 거의 마무리 단계인 상태에서 차기 행장으로 내정됐던 윤용로 부회장(LA 방문 당시)이 뉴욕을 거쳐 LA를 방문하자 그 소문은 날개를 단 듯이 로컬 금융가에 퍼져 나갔다.

물론 윤 행장의 실제 LA 방문 목적은 지주회사인 하나금융과 LPGA 크리스티 커 선수와의 후원계약 조인식 참석차였다. 그러나 윤 행장의 LA행은 “사실상 하나금융의 미주진출이 임박했으며 발표만이 남았다”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요식절차였을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의 수장인 김승유 전 회장(3월 23일 퇴임)이 마침내 지난 2월 재임 막바지 직접 LA를 방문해 깜짝 발표에 나섰다. 풍문으로 나돌던 한인 커뮤티티 은행 인수대상이 새한은행(행장 김동일)으로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하나금융의 최고 수장까지 나서 ‘새한뱅콥(새한은행의 지주회사)’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미주 진출 시나리오에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그런데 지난 4월 10일 자로 하나금융 측은 자진공시를 통해 “지난 2월 11일 자로 맺은 새한뱅콥과의 지분인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합의하에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혀 충격을 전했던 것이다.


새한과의 딜이 깨진 내막은?


그렇다면 9부 능선을 거의 넘어섰던 하나금융과 새한 인수전 무산의 실제 내막은 무엇이었을까?

표면만을 놓고 보면 “양측은 양해각서 체결당시 1주당 인수가격을 27센트에 합의했지만 새한 측이 30-35센트로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이는 지난 2010년 1분기 당시 새한은행 측이 은행존폐 사활을 걸고 진행했던 증자가격이 30센트인 것을 감안했을 때 대다수 주주를 포함한 새한의 대주주들이 본전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직도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한국계 하나금융으로의 피인수는 장외시장(OTCBB)에서 거래 중인 새한뱅콥(SAEB)의 주가가 한때 65센트까지 치솟는 강세를 이끌어내는 등 호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새한뱅콥과 새한은행의 고위 이사진과 대주주들이 소위 ‘판을 엎어버리는’ 악수를 둔 이유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들어 있다.

아무튼 당초 약속에서 최소 10%-최대 30%까지 상회한 새한 측의 계약변경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단칼에 접어버리는 초강공책을 선택했던 것이다.

더욱이 새한은행 인수를 통한 미주 진출을 강력히 추진했던 하나금융 김승유 전 회장마저 퇴진하게 되면서 그 추진동력에 힘이 빠졌고, 하나금융 또한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통합작업이 오히려 급선무라 ‘소규모(?) 딜’이라 할 수 있는 새한과의 실갱이를 접어버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예견된 외환은행(KEB) 브랜드의 상륙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지난 2월 최고 권력자인 김승유 전 회장에 앞서 LA를 방문했던 윤용로 행장(당시 외환은행 내정자)이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슬며시 노출했던 몇몇 사안이다.

윤 행장은 당시(내정자 자격) “실제 방미 목적은 뉴욕-LA 소재 외환은행(KEB)의 해외법인회사를 지점으로 복원하기 위한 인가를 신청하기 위함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뉴욕 맨해튼, 그리고 LA 다운타운 소재 외환은행(KEB) 대출사무소를 지점망으로 전환해 구 PUB 시절처럼 현지 영업을 펼치는 지점망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던 셈이다. 뉴욕의 경우 애틀랜타 지점망, LA의 경우 시애틀 지점망을 확보하고 있어 금융당국으로부터 복원인가를 받을 경우 동시 다발적 지점망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아무튼 현재 한국 언론 등에 따르면 윤용로 행장이 지난달  25일부터 방미해 뉴욕 맨해튼 일정을 시작으로 해외 27곳의 네트워크를 살피는 광폭행보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한인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 “빠르면 오는 3분기경 하나금융 자회사인 외환은행의 지점망 복원 인가승인이 나올 수 있다”며 “만약 승인절차가 이뤄지면 해당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 내년 2013년부터는 외환은행의 미주 상륙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행장은 지난 LA 방문 당시 “하나금융의 해외 지점망 성공전략의 키포인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며 “비한인 시장 공략으로의 확대가 살 길이며, 이를 위해서는 한인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현지 직원을 적극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러한 윤 행장의 발언에서 보여지듯 사실 새한은행과의 딜이 깨진 과정에 대한 후문들도 많다. 이에 정통한 한인 금융권의 한 소식통은 “내가 듣기로는 하나금융 측이 과도한 현지화 전략을 내세운 구조조정을 새한 측에게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너무 급작스런 변화를 제시하자 새한 측이 상당히 당황했으며, 결국 기존 이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대주주들이 서둘러 딜을 엎는 쪽을 선택했던 것이다”고 전했다.


주체가 될 것인가 매물이 될 것인가?


한편 최근 로컬 금융가의 적잖은 관심사는 윌셔은행(행장 유재환)과 한미은행(행장 유재승)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특히 한인 금융가에는 꽤 설득력 있게 윌셔-한미 합병설이 나돌고 있다. 몇몇 호사가들은“BBCN 은행에 맞서기 위해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수순은 불가피한 것이 나니겠느냐”며 그 근거로 “특히 최근 윌셔와 한미 양측의 고위 관계자들이 자주 접촉하는 것이 외부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양은행의 관계자들은 일제히 “사실 무근의 일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의 제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미은행의 입지 또한 그렇고, 우리금융-하나금융으로의 피인수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되는 등 속칭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한미 측이 그리 호락호락하게 매각되는 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반면 또다른 형태의 인수합병(M&A) 시나리오는 여전히 열려있는 상태다.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발행주식수를 2배 이상 늘리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윌셔은행의 경우 향후 M&A 시장을 주도할 선두주자로 꼽힌다.

특히 요사이 월가의 분위기 또한 소형 커뮤니티 은행간 인수합병이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소규모 은행들의 경우 금융당국 규제강화로 의한 추가비용 발생, 미미해진 대출수요로 인한 수익구조 악순환, 그리고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낮은 수익마진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상호합병을 통한 해결점 모색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인 금융가에서도 아직까지는 설익은 풍문으로 치부되고 있지만, 상장사인 윌셔-한미 시나리오 뿐아니라 윌셔-새한 시나리오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평가다. 또한 상장은행인 윌셔은행이 한미은행의 케이스처럼 더이상 인수합병의 주체가 아닌 한국계 은행으로부터의 피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 또한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게 새로운 여론몰이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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