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한인타운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고혈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불어 닥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세계 경기가 요동치고 거대 미국은행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파산지경에 이르자 LA한인타운은 거의 공멸분위기로 가는 인상이 역력하다. LA타운 비즈니스 역사상 최악의 불경기가 요즈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도대체가 회생의 조짐이 감감하기만 하다. 2000년 후반 나름 상당한 경기 호전으로 한인은행들의 주가가 한때 20달러가 넘을 정도였으며 그 여파로 불과 10년 사이에 5개에 불과하던 한인은행들이 한때 13개에 이를 정도로 외형적으로 급성장했다. 이런 외적인 성장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나 다름이 없었다. 서브프라임이 불어 닥치자 4개의 한인 나스닥 상장은행은 4~5달러대로 추락하고 심지어는 1달러 미만의 휴지주식으로 전락했으며 미래은행과 아이비은행 등 수개의 한인은행들이 파산함으로서 상당한 피해자들이 속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미국 경기 침체 불경기 여파는 오히려 더욱 악화될 지표들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과연 이런 악순환의 불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있는지 우리의 탈출구는 무엇인지, 오늘의 상황과 문제점들을 집어보았다. 조현철(취재부기자)
LA한인인구는 줄잡아 1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혹자는 150만 또는 200만으로 말하고 있지만 현실상 정확한 인구센서스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2010년에 조사된 인구통계국의 한인인구는 불과 35만 명 이내로 유학생과 불법 체류자들을 합해도 50만 명이 채 못 된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비공식적인 발표지만 나름대로 추산하고 있는 한인 인구수가 130만 명이지만 믿을 수치는 못된다. 그 중에 3분지 1 이상의 가구가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다는 통계국의 조사이며 대부분 그로서리 마켓이나 리코어 (Liquer) 스토어, 세탁소, 주유소, 식당 등 비교적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1세대 평균 가족 수를 3명으로 잡았을 때 전체 가구 수는 약 25만. 그 중에 약 절반 정도인 10만 이상의 가구가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셈이다. 10만이라는 비즈니스 숫자는 미국 내 어느 커뮤니티와 비교해도 적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양을 떠나 질적인 면에서 생각할 때 10만의 비즈니스 업종 중에 종업원 고용수가 100명 이상의 업소는 불과 0.3% 내외라는 것이다. 한인커뮤니티의 최대은행인 BBCN은행의 경우 직원의 수는 약 650여명, 한미은행이 400여명, 윌셔은행이 350여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비롯해 수개의 상사지사가 1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정확한 숫자 통계는 밝히지 않고 추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 외의 비즈니스는 고작 10여명 내외인 것이 LA한인비즈니스의 실상이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 전역의 한인 스몰 비즈니스의 수사자는 약 50만개로 아시안 계로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의 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그러나 문제는 운영이나 소유기간이 대부분 10년 이하이고 20년 이상 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평균 소유기간은 5년 이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까지 기업이라고 일컬을 만큼 비즈니스를 성장시킨 기업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 한인이민자들의 현주소다.
돈벌이에 눈이 먼 업주들 발상전환부터
한인 경영의 스몰비즈니스 회사의 직원들의 경우도 한직장의 근무 기간이 불과 1년 이내로 거의 임시방편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수준이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업주는 업주대로 편법을 쓰지 않을 수 없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제 실속 차리기 급급하다보니 근무 조건도 열악하기 이를 때가 없다. 이런 악순환의 상황에서 업주가 직원들의 복지 향상에 무관심하고 돈벌이에만 치중하다 보니 자연히 반목이 생기지 않을 수 없고, 직원들 역시 시간 때우기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업주는 노동청 단속이 무서우니 8달러의 미니멈 웨이지(Minimum Wage)는 주고 있지만 이 조차도 제대로 지키는 업주가 그리 많지 않다. 종업원이 불법체류자나 일할 수 없는 신분의 약점이 있으면 케쉬로 준다는 명분으로 그나마 깎아서 지급하려는 얄팍한 수단을 쓰기도 한다. 처음 1개월은 ‘트레이닝 기간’이라고 해서 임금을 착취하기가 다반사고 참다못해 나가는 종업원의 임금계산을 제대로 해주는 업주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종업원이라고 해서 열심히 일해주고 제 실속 차리지 않을 사람은 없다.
린우드에 어느 그로서리 마켓에서 케시어로 일하고 있는 K씨는 미니멈 웨이지인 8달러. 하루 10시간을 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잔무정리까지 하면 11시간이 넘는다. 그러나 업주는 오버타임을 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처음 얼마동안 묵묵히 맡은 일만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삥땅’치는 요령을 먼저 들어온 동료들로부터 전수(?) 받고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하루에 20달러 이상 정도를 주머니에 슬쩍한다. K씨 이외 5명의 다른 직원들도 다를바 없으니 적어도 하루에 100달러 이상이 집안 도둑들이 해 먹는다. 1년에 한번 꼴로 재고조사(Inventory Inspection)가 힘든 실정이니 주인 눈에만 걸리지 않으면 물건 빼내는 것이야 식은 죽 먹기고, 현금을 빼 돌리는 방법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사업주 -종업원들의 얄팍한 이중성
어떤 경우는 업주가 주는 월급의 2~3배는 부수입을 올린다는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업주가 처음부터 제대로 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주고 업소의 매상이나 규모에 걸맞게 지급했더라면 종업원들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주인이 영업시간 내내 두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을 수도 없는 지경이고, 심지어는 두세 군데 업소를 운영하면서 바쁘게 돌아다녀야하는 상황에서 결국은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주인 측 입장에서는 “요즈음 믿을만한 종업원이 없다”는 것이고 종업원들은 “주인이 제 배만 불릴 줄만 알지 종업원 임금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 달과 달걀의 수수께끼 같은 문제이지만 어쨌든 “남의 밑에서 월급 받아서는 살아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너도 나도 제 비즈니스 차릴 궁리만 한다. 사람에 따라 그 능력의 차이가 있는 법이지만 능력도 없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차리고 보니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현상의 책임은 모두 업주의 관리감독 소홀과 운영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장사가 잘돼도 종업원들이 매상에서 돈을 빼가면 매출 감소는 불보 듯하다.
이런 현상은 비단 그로서리 마켓이나 3D직종에만 국한되고 있지 않다. 무조건 적으로 월급을 적게 주려는 업주의 비정상적인 경영방법이 결국에는 종업원들에 의해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한동안 이런 방법으로 성공한 이민자들이 지난 수년 동안 망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돈을 벌다보니 종업원들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것 보다 부동산 붐을 타서 각종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렸다가 거덜 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열풍처럼 불었던 주식과 은행ㆍ부동산 투자 는 인간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하거나 몰랐던 것이다.
은행에 투자하면 떼돈을 벌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한인은행은 물론 다른 은행들의 주식을 샀던 이른바 개미투자들은 쓴맛을 봐야했고 ‘슈퍼개미’들의 작전에 개미들만 ‘아작’이 나고 말았다. 지난2008년 이후 불어 닥친 ‘서브프라임’ 사태 후 최악의 고전을 면치 못하던 대형한인은행들에게 한국의 거대 공룡은행들이 투자한다는 부질없는 정보에 현혹되어 망조가 든 한인들이 부지기수에 이른다. 부동산 경우는 더욱 더 심하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 업계 관련 종사자들은 비참할 정도로 참담하기 이를 때 없다. 특별한 기술이나 학력 또는 영어가 능통하지 않아도 사교술과 연줄만 있으면 떼돈을 벌며 살 수 있어 각광받던 부동산 세일즈맨들은 이젠 자취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고질적인 은행 관행이 성장 발목
어느 한 업종이 잘된다고 소문이 나면 모두 그쪽으로 몰려들어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덤핑경쟁을 하는 것도 불경기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한동안 부동산 관련 업종에 그랬다. 부동산이나 론 파이넨싱에 관해 전문 지식도 없으면서 부동산 세일즈 영업을 하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했다. 은행을 속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융자 과정에서 연방정부를 속이는 일까지 비일비재 발생해 한인사회를 소용돌이치게 만드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자금의 은행들이 도미노로 망한 이유가 바로 융자과정에서의 비리다. 은행 담당자들과 부동산 관계들의 ‘검은 커넥션’으로 급기야 은행이 파산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래은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파산한 아이비 은행은 한동안 한인은행 중 SBA론을 가장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광고까지 낼 정도로 많은 거수를 올렸으나 대부분 자격 없는 비즈니스에 대출로 해줌으로서 급기야 도산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다른 은행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건수위주와 한탕위주의 위험천만한 사고방식이 회를 자초한 셈이다.
은행 경영에 관해 전문 지식 없이 푼돈 몇 푼 벌었다고 거들먹거리며 은행을 차리고서는 은행을 좌지우지하다가 결국에 가서는 자신도 죽고 소액투자가들도 죽는 공멸의 길을 자초한 것이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문제점 중 가장 큰 요인은 제대로 된 은행 경영진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덩치 키우기만 급급했지 제대로 된 경영진을 과감히 기용하려는 용기와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커뮤니티의 문화나 사고를 모르는 은행장과 경영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은행의 조직체계는 물론이거니와 커뮤니티가 제대로 발전할 리가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 동안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전당포식 운영의 결과가 이렇듯 현실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사들의 눈치와 이해 반목이 계속되어 제대로 된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폐쇄적인 사업방식부터 고쳐야
8가의 어느 의류점은 영업시간 중에도 굳게 문을 걸어 잠그고 영업을 하고 있다. 한인 고객에게만 문을 열어주고 어쩌다 눈먼(?) 외국인이 문이라도 두드리면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손짓으로 답변을 한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종업원이니 외국인이 들어와도 물건을 주고 팔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외국인 고객을 유치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제 발로 찾아오는 고객마저 내모는 업주의 한심한 사업 방식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인지, 망하려고 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제대로 의사소통은 고사하고 물건조차 팔지 못하는 저임금의 종업원을 쓰면서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주인의 의식구조에 혀를 찰 뿐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 업소뿐 아니다.
타운내 많은 업소들이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 와서 살고 자식들을 공부시키고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외국인들을 적대시하고 상대조차 하지 않는 업소들이 적지 않아 자칫 인종차별로 고소까지 당할 염려도 적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수효가 무궁무진한 주류사회와 담을 쌓고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소수의 한인동포들만 상대하다 보니 바가지 상혼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같은 사실은 이제 한인고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 한인들 조차도 한인업소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업소가 꼭 필요한 한국식품을 제외하고는 한인업소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니 본국에서 나들이 오는 방문객이나 관광객 조차 한인업소를 안내하면 ‘바가지 쒸우는 업소가 아니냐’며 반색을 할 정도로 오명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 LA 한인타운의 현주소다.
오늘의 LA한인타운이 불경기를 이겨내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끼리만의 상거래 방식에서 탈피 미 주류사회를 파고 들거나 겨냥하는 방법뿐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 많은 업소들이 주류시장을 겨냥 광고를 내고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싸구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식당의 경우 지나치게 저가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아무리 매상이 올라도 이문이 별로 없어 매상이 오를수록 적자를 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버몬트와 9가에 위치한 박 대감의 BBQ식당의 경우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품질 좋은 고기와 재료를 쓰고 꾸준히 주류시장에 광고를 게재해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고 대부분의 업소들이 싸게 팔다 보니 이익이 없고, 그러다 보니 품질 나쁜 재료를 쓰게 되고 종업원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고 렌트비도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문을 닫는 업소들이 즐비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은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이며 우리 한인커뮤니티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고객불친절 커뮤니티 차원 계몽 절실
LA한인타운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한가지가 고객에 대한 불친절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없이 무조건적으로 투입되는 종업원들의 근무태도가 고객들을 내몬다. 얼마 전 한 식당에서 벌어진 고객과 여종업원의 폭행사고 원인은 한국에서 온지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은 웨이트리스가 손님들과 언쟁을 벌이다 급기야 손님으로부터 따귀를 맞는 사건으로 번지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제법 잘 나가는 남편 덕에 고생을 모르다가 미국에 와 식당에서 일하는 것도 서러운데 손님들로부터 반말까지 들으며 상대하다 보니 말대꾸를 한 것이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종업원의 보편적 마음가짐을 여실히 보여준 해프닝이다. 물론 웨이트리스를 무시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나 실무에 투입되기 이전에 충분한 기본 교육을 받았더라면 이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고생을 모르던 사람들이 남편의 학업을 위해 혹은 자식 교육을 위해 잘살아 보자고 미국에 와 고생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종업원이라면 지켜야 할 기본 소양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식당과 비슷한 가격의 미국 식당을 들어가 보면 나이 지긋한 웨이터가 정중하게 허리 굽혀 자리를 안내하고 음식을 주문 받고 서브하는 웨이터들은 비록 고객이 동양인이라고 해도 끝까지 ‘옛 써’를 연발하며 우리가 듣기에도 서툰 영어 질문에도 시종일관 미소로 환하게 대답한다.
천성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단 근무를 끝내고 유니폼을 벗고 난 미국인 웨이터는 동양인에게 우월감을 갖고 있고 편견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다른 미국인으로 변신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시간만큼은 철저하게 직분에 충실한 프로정신을 발휘한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은행원들의 고자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행여 은행을 찾는 노인들이 엉뚱한 질문을 하면 ‘그것도 모르냐’는 듯 톡톡 쏘는 말투로 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고객의 말투가 반말 비슷하게 흘러갈라치면 ‘네가 무언데 반말이냐’며 고객들과 심한 언쟁을 부리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웨이트리스나 나중에 언급한 은행 텔러들이나 모두 기본 교육이 덜되다 보니 고객이 하는 말이 모욕적이라고 생각하고 언쟁을 벌이는 것이다. 비단 이런 현상은 두 곳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LA한인커뮤니티 전체의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도기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LA한인사회가 지나치게 외적 성장이 커졌기 때문에 더 이상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구심적 역할의 기관 설립이 관건
한인경제 침체의 또 다른 국면은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봉제 의류, 그리고 무역업이다. 한때는 한인 여성의 절반 이상이 봉제공장에서 일했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한인보다는 거의 남미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봉제공장 일이 워낙 힘들고 까다로워 타운의 성장과 함께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고 나이든 여성은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이 LA한인커뮤니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타운의 젖줄이나 마찬가지인 의류업계가 휘청거리면 한인경제는 마비된다. 최근 공장마다 일거리가 줄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의류업계는 활기가 넘친다. 세계 부호 반열에까지 입성한 ‘훠에버 21’의 경우 불과 10여년 사이에 세계 100대 기업에 드는 쾌거를 이룩할 정도로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업계가 바로 의류 자바시장이다. 여기에 무역업계 또한 LA한인 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60년대 가발수입으로 시작된 교포무역은 수십 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 오다가 IT 산업에 후퇴하는 느낌이나 아직도 의류업계와 마찬가지로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원을 한국위주에서 동남아, 남미, 중국으로 다변화 하면서 상상을 초월한 물동량을 들여오고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불경기 여파로 고전하는 듯하지만 여전히 무서운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 그러나 아쉬운 것은 대내외적인 요소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자본을 한 곳으로 집약시켜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기업을 건설해야 하는데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무역협회를 비롯해 봉제협회 의류협회 등 한인단체들이 많지만 제 목소리를 내는 단체는 없고 그때그때마다 제 살림 꾸리기에 급급하기만 하다. 좀더 체계적이고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