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뮤지엄 한국관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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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와 한국기업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는 LA카운티 뮤지엄(LACMA, 관장 마이크 가번) 측이 초창기와는 다르게 LACMA내의 한국미술 상설전시관인 한국관(Korean Art Galleries)에 대해 홀대를 하고 있어 한인동포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한국정부 관련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광식)나 현지 공관 측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 LACMA의 스티브 리틀 중국 한국담당 부장이 새로운 표지판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정심)이 LACMA측과 공동 으로 한국의 공예예술의 꽃 중의 하나인 나전칠기 전시회 및 시연과 워크샵을 지난 9월 30일-10월 1일에 걸처 LACMA에서 개최키로 했으나 LACMA측의 비협조로 파행을 겪었다.
원래 LACMA측이 행사에 대한 홍보를 미국사회에 하기로 했으나,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못했고, 전시장도 LACMA에서 마련하지 않아, LA한국문화원에서 급조로 전시를 해야만 했다. 특히 나전칠기 시연회와 워크샵이 LACMA에서 개최될 때 LACMA측에서 소도구 등을 포함한 필요한 시설 지원을 거의하지 않아 한국측이 애로를 겪었다. 공동주최자로서 LACMA측은 이 행사를 외면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당시 행사에 한국에서 나전칠기의 최고 장인인 이형만 중요무형문화재 나전장 제10호가 참여했는데, LACMA측에서는 고위 인사들의 참여가 없었다. 이는 이번 나전칠기 행사가 LACMA에서 하기전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안 아트 뮤지엄과 패사디나 퍼시픽 아시안 뮤지엄에서 성공적으로 치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뿐만 아니다. LACMA측은 한국정부 및 기업 등으로부터 약 5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에 재개관 하면서 당시 한국관 전시관 상부에 ‘Korean Art Galleries’라는 표지판을 가로로 장식했고, 전시관 입구 양편 벽에 세로로 ‘한국 미술’이라고 한국어로 표지판을 각각 두 개로 부착(별첨 사진 참조)했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이를 슬며시 없에버렸다.
최근 한국관 전시실 내에 중국 미술 콜렉션이 통합 전시되면서 기존의 한국 미술 전시물이 줄어 들고 전시관 입구의 한글 표지판도 없어지고 대신 ‘중국ㆍ한국관’(ChinesArt, Korean Art)으로 변경되는 등 이미지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중국 미술 콜렉션의 확장과 함께 상대적으로 한국미술 큐레이터도 타 뮤지엄으로 이적한 이후 새로운 한국 미술 큐레이터도 선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LACMA 채용공고에는 한국미술 전문가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있을 뿐 선발에 노력을 경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관은 그동안 한인사회의 기금 50만달러 지원 등을 통해 지난 2009년 LACMA 내 해머빌딩에 대대적으로 확대 재개관한 뒤 전체 9개 전시공간이 모두 한국 전통 미술 전용관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한국관 내 중국 미술품 40여점이 전시되기 시작하면서 올 들어서는 아예 중국과 한국 미술품들의 통합 전시관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독자적인 한국상설관이 사라진 것이다.

한국관 오른쪽 끝 공간에 1,200스퀘어피트 크기로 조성된 중국 전시실은 기존에 조선 시대 불교 미술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당나라 시대 채색 말 조각을 중심으로 주나라 가마솥과 당대 석가모니상 등이 전시돼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한국관 재개관 당시 해머빌딩 전면 상단에 설치됐던 ‘Korean Art Galleries’라는 간판이 제거됐고 양편 기둥에 한글로 표시됐던 ‘한국 미술’이라는 표지판도 사라졌고 대신 해머빌딩 입구 유리문에 작은 글씨로 ‘Chinese Art’ ‘Korean Art’라는 표시로 대체돼 한국 미술 전시가 주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중국ㆍ한국관’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관 위상축소 우려


신연성 LA 총영사도 지난해 ‘한국 미술’ 간판이 철거된 이유에 대해 LACMA 측에 공식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미주한국일보에게 “LACMA 측은 한국관을 비롯한 미술관 내 모든 전시관들의 표지판을 통일하는 재단장 차원에서 간판 교체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고반 관장은“ 한국전시관은 미 전역 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한국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한인들을 포함한 관 람객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며 “한국관 입구에 설치됐던 예전 홍보간판은 특 별 전시회 등이 열리는 경우 일시적으 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중국관이 통합 운영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 고반 관장은 “한국•중국관이 별도 운영 되며 통합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전시품목 규모에 따라 전시관 규모가 변동될 수는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말과 한국관의 실상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재 개관 당시 “한국관이 LACMA미술관의 중심 위치로 옮겼다는 의미가 크다” 면서 “이번 재개관을 준비하면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08년 5월 대한항공의 후원금을 받으면서 “한국의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한국관 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큰 지원을 해주신데 감사드린다”며 “카운티 박물관은 한국관 확장을 통해 한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널리 알리는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 현재 의 한국관 실정은 달라졌다.













 ▲ 과거의 한국관 모습. 이제는 간판이 모두 사라졌다.
한편 스티브 리틀 중국•한국 미술부장은 지난해 한국관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 미주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한국관 위상에 비해 관람객이 없어 마음이 쓰인다”면서 “신연성 LA 한국 총영사에게 이 말을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8월LACMA 내 중국•한국 미술부 사무실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한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관 축소 우려와 관련해, “한 개의 전시실에 2개 국가 컬렉션이 동시에 전시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사실이어서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이는 LACMA 전체 전시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한인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무엇을 걱정하지 말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하고 있다.

오히려 리틀 부장은 “앞으로 한국관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관 재디자인 및 한국관 활성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13만달러를 지원받아 새로운 전시 케이스를 만들고 있다”며 “창고에 보관 중인 한국 작품들을 추가 전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의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품 상설 전시계획도 밝혔다.
그는 “현 한국관 중앙에 조선 후기 궁궐을 모티브로 한 ‘유령의 집’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400만달러가 투자되며 2014년에 관객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LACMA가 소장하고 있는 200여점의 한국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자도 조만간 발간된다고 했다. 리틀 관장은 또 “국립문화재연구소 지원을 받아 9월에 한국관 작품들에 대한 설명책자가 한국어 와 영어로 발간된다”며 “관객들이 한국 예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리틀 부장은 한국관이 소재한 LACMA의 해머 빌딩을 재건축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장기 계획으로 해머빌딩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새 건물이 들어서면 한국관은 지금보다 더욱 커질 뿐 아니라 더 많은 한국 미술품들이 관람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미술 전문가도 없어


하지만 현재의 한국관 축소 추세는 한국 정부와 LA총영사관 등 관련 부처등의 무관심으로 한국관 활성화 및 위상 제고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일부에서는 중국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현재 스티븐 리틀  ‘중국 한국 미술부’ 책임자도 중국 미술 전문가이다. 과거 한국미술 큐레이터 이며 한국관 재개관을 주도해왔던 김현정 전 큐레이터가 개관된후 SF아시안 아트 뮤지엄으로 이적한 배경도 의문이다.
특히 LA 총영사관 측은 지난해 10월 한국관 간판 교체에 문제에 대한 미주한국일보 등 언론 보도 후 ▲한국관 활성화를 위한 교류전 개최 ▲LACMA 한국의 날 신설 ▲단체 관람객 유치 등 계획을 밝혔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게 없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009년 한국관 재개관 당시에 유인촌 문화부장관과 최광식 국립박물관장(현 문화부 장관) 등이 축하 사절단으로 참석하고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특별 전시 지원 등 ‘반짝 관심’을 보였던 한국 정부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최대 한국 미술 콜렉션이라는 LACMA 한국관의 위상을 되살리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과 함께 한인사회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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